[교통카드 특집 '上']교통카드 3사 서비스 호환 지역 ‘전국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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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특집 '上']교통카드 3사 서비스 호환 지역 ‘전국 90%’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2.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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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한 장으로 제주도 다녀와보니..."
작은 섬까지도 시스템 구축 '풀뿌리 네트워크'
국토부 전국호환교통카드와 경쟁 관계 될 수도

[단어 구분]
* 국토해양부: 전국호환교통카드
* 교통카드사: 3사지역호환협약(전국 90%)

최근 직장인. 청소년, 주부 등 사이에서 선불식 교통카드의 인기가 높다.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모든 대중교통에서 사용 가능하고, 편의점, 제과점, 음식점 등에서도 가격 할인과 이벤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리 돈을 충전하고 사용해야 하므로 후불신용카드에 비해 과소비 성향이 줄어들고, 잔돈도 필요없는 장점이 돋보인다.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를 비롯해 캐시비의 ‘이비, 마이비’ 등이 바로 이러한 선불식 교통카드를 대표한다.

전국호환이 되기 전 까지는 서울은 티머니, 부산은 마이비, 경기도는 이비 카드만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타 지역을 갈 때마다 해당 지역의 선불식 교통카드를 구매해야만 했다.  전국 대중교통을 호환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염원이 싹트기 시작한 이유다. 이에 교통카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한국스마트카드와 캐시비(이비, 마이비)는 지난 2007년 전국호환 교통카드 협약을 맺고, 서비스에 들어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중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 달 대한민국 최남단 제주도의 추자도, 우도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국토해양부용 전국호환교통카드까지 포함한다면 전국에서 선불식 교통카드가 사용되지 않는 지역은 이젠 없다. 교통카드 한 장만으로 전국을 누비는 시대가 찾아 온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비약적인 선불식 교통카드의 성장으로 국민들의 삶이 얼마나 편리해졌고, 교통카드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얼마만큼 높아졌는지, 선불식 교통카드 한 장으로 1박 2일간 제주도를 다녀와 봤다.

9월 19일 08:00 김포공항 도착 후 아침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근처 편의점서 삼각 김밥 2개와 음료수를 샀다. 총 금액은 3000원. 티머니카드로 결제하니 600원 할인과 우유를 증점 상품으로 받았다. 비행기는 1시간 여만에 제주도에 도착했고, 숙소까지는 버스를 이용했다.

제주도 버스 요금은 전국 최저다. 일반인 현금(카드) 800원(750). 청소년 450원(400), 어린이가 300원(250)이다. 카드 할인 금액은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시에서 보조한다. 제주도 교통카드의 특징은 하차 태그 후 환승 체계가 타 지역과 상이하다는 점이다.

제주도 버스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시내버스는 하차 태그 후 1시간 이내에 시내, 외버스로 최대 2회 환승 할인이 가능하다. 시외버스는 승차 시 교통카드 태그 후 1시간 이내 또는 하차 시 교통카드 태크 후 30분 이내 환승 할인이 최대 2회까지 가능하다. 제주도는 2번의 환승이면 모든 지역을 오갈 수 있기 때문에 환승 할인이 2번으로 제한됐다.

제주도에 교통카드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08년 11월 이비카드가 시내버스에 진출하면서다. 이후 2011년 6월 한국스마트카드는 기존 이비카드사 단말기를 모두 인수해 제주도의 시내,외 버스 교통카드를 전면 통합했다. 제주도 시민들도 할인, 환승, 소득공제, 마일리지 등의 장점 때문에 교통카드를 자주 사용(표1)하고 있어 올해 6월까지 53%의 교통카드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판매 장수는 28만 장에 달하고, 교통카드 충전소 및 이용가능 유통점은 총 700곳에 육박하고 있다. 시민들도 교통카드 시스템 도입으로 삶의 질이 풍요로워 지고 있다. 과거 5년 전만 하더라도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버스비가 5천~6천원 나왔지만, 5년 이 지난 지금은 시내, 외 통합 환승체계로 오히려 3천원 안팎이면 제주도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을 고려한다면 체감적인 교통비 절약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19일 16:00 점심 식사 후 제주도의 버스 교통카드 시스템을 눈으로 확인했다. 다음은 택시 교통카드 시스템을 확인키로 했다. 숙소에서 근처 지역을 둘러보기 위해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제주도의 경우 일반 택시를 잡는 것보다는 콜택시를 활용하는 것이 타 지역인에게는 더 수월하다는 지인의 조언이 있어서 콜택시를 불렀다.

하지만 쉽게 잡히지 않았다. 이유는 교통카드 서비스가 가능한 택시를 타야 하는데, 많이 없었던 것이다.

다음날에서야 알았지만 도내 담당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도 택시의 카드단말기 장착률은 30% 내외에 그치고 있다.  이유는 택시를 타고 제주도 끝에서 끝을 오간다 해도 5만원 이상의 요금이 나오지 않고, 2200원이라는 전국 최저 요금으로 인해 손님들도 굳이 카드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과 같이 소액결제시 시에서 수수료 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이 없어 아직까지 교통카드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제주도 내 택시사업자들도 카드결제 비중이 올라갈수록 매출 공개에 가까워지는데 따른 부담감으로 교통카드 시스템 안착을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도 활성화 지연에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버스의 선불식 교통카드 활성화가 크게 진척되고 있는 만큼 좀 더 결과를 보고, 택시 교통카드 시스템도 차근차근 안착 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카드택시를 타고, 바닷가 근처로 이동했다. 요금은 5600원. 역시 교통카드로 결제했다.

20일 11:00 오늘은 제주도에 속한 섬, 추자도와 우도에 선불식 교통카드가 도입되는 날이다. 인구에 비해 지리가 넓어 셔틀순환버스가 활용돼야 하는데, 바로 이 버스에 선불식 교통카드(티머니)가 도입된 것이다.

양 섬을 통해 발생되는 매출이나 이익은 매우 미미하지만 선불식 교통카드가 대한민국 최남단까지 끝자락까지 진출했다는 상징성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추자면과 우도면에는 현재 각각 2대의 마을버스가 제주시 공영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탑승인원은 추자면(5만7000명), 우도면(2만명)으로 각각 하루 평균 157명·55명에 이른다. 하지만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현금으로만 요금을 냈고, 환승제도를 이용하지 못했다.  이제는 교통카드 결재가 가능하며, 버스 탑승 후 1시간 이내에 무료 환승도 할 수 있게 됐다.

1박 2일간의 여행에서 선불식 교통카드는 이젠 전국호환교통카드라는 새로운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의 교통카드 정책과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조화롭게 이뤄진다면 대중교통 이용률은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 분명해 보였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2013년이면 정부용 전국호환교통카드 체제가 완성되는데, 기존 카드 3사의 전국호환교통카드와 경쟁하게 된다. 양 측의 전국호환교통카드는 명칭과 서비스가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카드다. 국토부용 전국호환교통카드는 기존 버스, 지하철, 택시 이용에다가 고속도로 하이패스, 철도 등을 추가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가맹점에서는 활용할 수 없다.

반면, 카드 3사 전국호환교통카드는 버스, 지하철, 택시 이용에다가 유통가맹점 이용이 가능하지만 고속도로 하이패스, 철도 등의 서비스는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미 교통카드사들과 계약을 맺고, 주민들에게 교통카드를 발급했는데 앞으로는 국토부용 전국호환교통카드에 대해서만 정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발급 카드를 전국호환교통카드로 발전시키자는 주장과 국토부용 전국호환교통카드를 정식으로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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