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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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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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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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경 외래관광객 1000만 명 시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종적인 금년도 인바운드는 지난해 보다 150만 명이 늘어난 113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진다.

숫자가 갖는 정책의 상징성과 관념적 습관에 따르면 이젠 자연스럽게 외래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말하게 된다. 더구나 이러한 희망은 먼 미래의 것이 아니라 현재의 증가 속도가 계속 유지된다는 전제라면 불과 5∼6년 후면 도달할 목표가 된다. 이쯤 되면 최근의 성장속도가 유지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관련자료를 살펴보면, 요 몇 년 동안 외래 관광객은 400∼500만 명이 증가한 반면 정책 투입요소의 변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비자제도에 대한 공격적인 완화정책 노력, 3년여에 걸친 한국 방문의 해 사업,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나 여수 세계 EXPO등 국제 이벤트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정책투입 요소인 예산과 조직, 법률 및 기본 정책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이러한 급속한 성장의 원인이 되었을까. 현재로선 지속적인 환율효과와 '싸이의 말춤'으로 정점을 찍고 있는 한류의 영향이 핵심 변수가 된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환율과 한류가 지속적인가가 불확실하다. 결국 2,000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런 관점에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논의되는 것 같다. 하지만 추상적인 레토릭에 그치지 않으려면 질적 성장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를 따져야 한다. 대량관광 또는 단체 관광객 보다는 대안관광과 FIT를, 대규모 시설 개발보다는 소프트한 컨텐츠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을, 일방적인 하향식

의사결정보다는 내발적이고 상향식 의사결정을, 대도시보다는 농·산·어촌과 소도시가 더 중요해 진다는 얘기일 것이다.
또한 기존의 관광상품 보다는 보다 고급의 또는 보다 고부가 가치의 상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예들이 의료관광, MICE, 산업관광 또는 문화관광 등 보다 새로운 복·융합으로 이어져야 할 것을 역설하는 것이다.

특히 경험과 직관에 의한 정책과 기업경영도 증거와 자료에 기반한 R&D를 통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정책과 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바운드 정책에 있어서도 단순한 관광객 수의 확대보다는 체류기간의 연장 또는 소비규모의 확대를 나누어 보는 정책의 디테일을 말하는 것이며, 관광 진흥에 있어 정부나 공공기관의 주도 보다 시민단체와 개인이 함께하는 거버넌스의 본질적 도입이 중요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장 확대에 대한 고민도 절실한 문제이다. 현재는 중국 관광객의 성장을 2000만 시대를 여는 가장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관광객의 증가 추세나 소비역량을 보면 중국이 가장 핵심적인 표적시장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제까지 거의 50여년을 넘게 방한 시장을 이끌어 온 일본시장의 역량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제 일본은 국제관광보다 국내관광의 비율이 1:9로 월등히 높다. 관점을 살짝 비틀어 보면 일본인 방한 관광시장은 일본인 국내관광과의 경쟁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에도 많은 오해와 이해부족이 있다고 본다. 중국시장에 대해 많은 분석과 의견이 있지만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이해되어 적절한 정책적 처방이 나온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중국시장이 언제까지나 저가로 오고 한국에 와서는 큰손으로 싹쓸이 명품 쇼핑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오히려 우리 정책의 질적 성장이 필요한 만큼 중국인의 해외여행도 질적으로 성장해 갈 것이고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와 소비자 보호를 요구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한 것이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의 원인은 중국 측 여행사의 상품과 모객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이를 수용하는 중국관광객의 소비자 의식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병의 입장밖에 되지 않는 국내 여행사들만을 시장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이들만을 규제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근본적 처방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나머지 시장들 역시 현재 수준보다는 성장세가 훨씬 더 촉진되어야 한다.

외래관광객 2000만 시대를 꿈꾸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일이기도 하고 우리사회가 절실히 필요한 일자리와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일이고 이게 바로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관광정책이 돼야 할 것이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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