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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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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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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식 한국통합물류협회 상무이사


물류산업은 국가 경제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산업 및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세계물류시장이 글로벌화와 FTA의 확산 등으로 연평균 6.3%(2004∼2008년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3년에는 3.3조 달러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무역의존도가 90%에 가까운 우리나라에게 물류산업은 매우 중요한 산업임에 틀림없다. 
또한 물류산업은 고용을 유지·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국가경제의 고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물류산업의 현주소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과 세계수준의 IT인프라의 발달, 세계2위의 인천국제공항, 세계5위의 컨테이너 항만 등 막강한 물류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전근대적인 운송업계 구조, 전문물류기업의 미성숙, 물류정보망의 활용미흡, 비효율적인 물류체계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국가경쟁력과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우리 물류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당면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문제점=우리나라의 물류산업은 세계적 수준의 물류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물류기업의 총매출은 75조원이며 고용규모도 약 55만명이다.
그러나 우리 물류기업의 업체평균 매출은 4.5억원 수준으로 20억원이 넘는 일본에 비해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또한 물류기업의 97%가 10명미만의 종사자로 운영하는 등 영세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화물운송업체는 물류기업 전체의 93%를 차지하고 종업원수는 전체 기업의 85.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를 볼 때 우리나라의 물류산업의 문제점 중 가장 큰 것은 국내 화물운송업체의 영세성과 이에 따른 전근대적인 운송시장 구조로 집약될 수 있다.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1999년 7월 전면적인 등록제로 전환된 후, 개인사업자 위주의 화물운송 알선업의 급격한 증가를 야기시킨 것이다.
1997년 IMF사태이후 규제완화가 모든 경제문제를 해소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우리나라 운송산업의 규제완화는 업종구분을 6개업종에서 3개업종으로 단순화하면서 노선규제를 완전히 철폐하였고 최저면허 및 등록 기준대수, 최저자본금 등의 기준을 대폭 완화하였다. 이에 따라 현재는 사업 허가대수를 1대, 자본금 1억원이면 누구나 쉽게 화물운송사업에 뛰어 들 수 있게 되었다. 즉, 사업에 대한 경제적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진 것이다.
이처럼 자유업종화 되다시피 한 운송산업은 시장 참여자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어 영세화되기 시작하였고, 영세성은 자연스럽게 물류정보화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높은 공차운행율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틈새를 이용한 다단계 알선업자의 난립은 물류산업 구조를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였다. 한편, 영세 화물운송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운송업체의 부재는 화주기업들로 하여금 자사의 정보공유를 꺼리는 폐쇄적 기업문화와 복합되어 자가물류를 선호할 수 밖에 없게 되는 현상을 가져왔다.
더 나아가 화주기업은 스스로 물류자회사를 설립하여 운송을 담당하게 하였고, 국내물류산업은 소위 2자물류회사의 중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화주기업으로 하여금 불필요한 물류시설투자, 물류인력 확충 등 고정 투자비 확대를 가져오는 물류비절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였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게 만들었다.
앞에서도 언급된 1999년의 규제완화는 불과 3∼4년사이 6만대이상의 화물차량을 급격하게 증가시켜 공급과잉 현상을 빚게 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화물운송업에 대한 정책은 면허제(1998년까지) - 등록제(1999년)- 허가제(2004년)로 갈지자 행보를 보였으며, 규제완화로 인한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들의 급증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을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사업자 위주의 운송사업은 정보통신을 이용한 차량운행시스템에 대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함으로 이 틈바구니에서 엄청난 수의 다단계 알선업자가 난립하게 되고 영세성은 또 다른 영세성을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가고 있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사태의 원인=지난 6월25일 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 법제화, 운송료 30%인상 및 면세유 지급, 노동기본권 보장, 산재보험 전면 적용 등을 요구하며 5일간의 집단 운송거부의 파업을 벌였다. 화물연대는 지난 2003년, 2009년에도 운송료 인상, 유가보조, 물류다단계 구조 폐지 등을 주장하며 두 번의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특히 2009년의 총 파업 때에는 비조합원들까지 동참하여 참여율이 70∼80%에 달하는 등 전국의 화물수송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여 약 1조5천억원의 수출차질을 빚은바 있다.
2012년 현재 38만명의 화물차 운전자 가운데 화물연대 조합원은 12,000명으로 전체의 3%밖에 되지 않으나 화물연대는 주로 컨테이너 화물차량을 운전하는 개별 화물지입차주로 구성되어 주요 컨테이너 화물수송량의 2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국내 주요 대형 컨테이너 운송사는 임원급으로 CTC(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화물연대의 파업사태 때 양자간의 협상당사자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월 파업시에는 양자간에 운송료 9.9%인상을 합의하여 파업을 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전체 화물운송량의 20%정도를 운송하는 화물연대와 전체 컨테이너 화물의 30%정도를 움직이는 CTC간에 합의는 전체물량 대표성에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상 CTC 구성사의 물량의 대부분은 화물연대와 직접적으로 무관하게 운송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체 컨테이너 화물의 70%는 그 수를 파악할 수 조차 없는 다단계 알선업자들에 의해 화물연대와 비조합원들이 운송하고 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CTC 구성사들이 화물연대와 약속된 운송료를 지불하기 위해 화주들의 협조를 강력히 요구하면 화주들은 이를 빌미로 다단계 알선업자들에게로 물량을 옮긴다는 것이다.
다단계 알선업자들은 터미널 등에서 전화 하나만으로 상호 화물정보를 주고 받으며 화물정보에 취약한 영세 화물차주들의 차량을 이용, 저가에 운송을 하고 있다. 당장 하루하루 운송료에 기대어 살아가는 화물차주들은 이러한 다단계 알선업자들에게 자연럽게 종속될 수밖에 없게 된다.
한편 대규모 터미널과 물류시설을 갖추어 사업을 하고 있는 CTC의 운송사들은 장치사업에 투자된 막대한 비용과 고급 인력 운영의 부담이 있어 단 만원만 남아도 움직일 수 있는 개인 다단계 알선업자와의 경쟁에서 항상 밀리는 힘겨운 경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장구조의 왜곡 현상은 결국 자유방임에 가까운 규제완화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의 전면적인 구조조정 및 질서가 필요=화물운송 분야 중 컨테이너 운송사업은 특수시설 및 장비 등이 요구되는 장치사업이다.
그러나 현행 법률상으로는 모든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자가 컨테이너 운송을 할 수 있으며 아무런 제약 없이 시장진입이 허용된다. 이처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운송사업자(다단계 알선업자)는 물량을 수주하여 대형운송사의 장비를 활용하거나 재 위탁을 통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누구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영세 사업자를 양산하게 되어 다단계 운송거래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시장구조로 인해 영세 화물차주는 수입이 더욱 감소하게 되고 나아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사태와 같은 형태로 불만이 노출되고 있다. 또한 AEO 등 최근 강화되고 있는 수출입 물류보안에 대해 취약할 수밖에 없어 궁극적으로는 세계시장과 경쟁하여야 하는 컨테이너 운송사업은 경쟁력을 잃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물류산업에 있어 가장 핵심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는 화물운송 분야는 영세업자들의 난립으로 적자생존의 무한경쟁이 계속되고 있고 독버섯처럼 뿌리를 내린 무자본 다단계 알선업자들과 연결된 시스템 속에서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 운송료를 받지 못하고 자유방임되다시피한 화물시장에서의 누수되는 활동비용은 누구도 지불하지 않게 되어 운송시장 전체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소위 이러한 시장실패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여야 한다는 것이 많은 물류종사자들의 생각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물류시장 규모에 맞도록 사업참여자에 대해 최소한의 자격기준을 마련하고 이러한 기준에 적합한 사업자에 대해서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은 '보이지 않는 손'과 '작은 정부'를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물류시장에서 영세 화물차주들을 적자생존의 무한경쟁 시장에 내모는 현실은 결국 물류산업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곡된 구조 개편해야=얼마전 로버트프랭크의 '경쟁의 종말 The Darwin Economy'이라는 책에서 재미있는 예화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헬멧 착용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면 헬멧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투표로 결정한다면 헬멧착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에 모두 찬성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문은 헬멧이 중요하다면 그냥 착용하면 되지 '왜 그런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가?'이다.
이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헬멧을 쓰지 않고 경기를 하면 시야가 약간 넓어지고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어서 경기에서 다소간의 우위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위를 누릴 수 있다는 유혹이 부상이라는 막연한 우려를 잠재우면서 리스크를 받아 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모두 헬멧을 쓰지 않는다면 누구도 헬멧을 쓰지 않음으로 생기는 우위의 경쟁력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헬멧착용을 의무하는 강제규정을 만들어 주기를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제규정의 신설을 자유경쟁, 보이지 않는 손, 규제완화를 외치는 자유주의자들은 반대할 것이다.
우리 물류시장도 규제완화라는 명제하에 너무나 자유방임적인 무한경쟁 시장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물류산업의 현실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답으로도 풀 수 없는 난제 투성이다.
우리 물류산업은 F1경기처럼 차선 없는 경주장을 달리는 것보다 신호등과 차선이 확연히 그려진 질서 있는 도로에서 달려야만 한다.
이 순간에도 정부의 개입으로 물류시장의 왜곡된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물류업자가 피터지는 무한경쟁의 적자생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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