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내 교통사고율 높은 한국, 자살률도 높고 삶의 만족도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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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내 교통사고율 높은 한국, 자살률도 높고 삶의 만족도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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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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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을 넘고 예전에 비해 무척 잘 살게 되었는데도, 왜 이렇게 자살률이 높고 삶의 만족도는 낮은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 OECD 통계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어 많은 국민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OECD 가입국 중에서 꼴찌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 기준으로 2010년 현재 우리나라는 11.3명으로 최하위 29위를 기록하고 있고(총 30개국 중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멕시코는 제외), 다음으로는 최근 경제악화로 국가부도의 위기에 몰려 있는 그리스가 11.1명으로 28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OECD 가입국의 2010년 현재 자살율을 비교해 보면, 역시 우리나라는 인구10만명당 33.5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헝가리가 23.3명으로 두 번째로 높은 나라에 속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왜 이렇게 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일까?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본인의 재수가 없어서 죽었다며 운명의 탓으로 돌리며, 생명의 소중함을 가볍게 여기는 우리나라의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만일 교통사고로 단 한 사람이 죽어도 이를 안타깝게 여기고, 한 사람이라도 교통사고로 죽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국민이 생명존중의 마음자세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틀림없이 크게 낮아질 것이다.

또한, OECD 통계에 의하면 2010년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만족도 지수(Life Satisfaction Index)'는 6.9점으로, 최하위는 아니지만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한다.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도로 위에서 다른 차량과 치열한 경쟁과 다툼을 벌여야 하고, 양보와 배려를 받지 못한 채 스트레스를 받으며 운전하고 있으니, 그런 환경 속에서 사는 것이 매우 고달프고 삶의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또한,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험처리를 할 때면 멀쩡하던 상대방이 갑자기 병원에 드러누워 보상금을 요구하기도 하고, 상대방 과실로 처리되는 줄 알았는데 보험회사는 쌍방과실이라고 통보하며 보험료를 인상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며, 다른 운전자들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기보다는 모두 나쁜 사람들뿐이라는 인식이 생겨나니 삶의 만족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OECD 통계를 보면 교통사고율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하는 스웨덴, 네델란드, 영국 등이 아울러 자살율도 낮고, 국민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통계를 볼 때 앞으로 정부가 국민의 자살율을 낮추고, 행복도를 높이기 위하여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을 낮추기 위하여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도로 위에서 억울하게 죽는 국민이 한 사람도 없도록 교통사고 사망자를 제로화하겠다는 '비전 제로(Vision Zero)'의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한 나라의 교통사고율과 자살율과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교통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국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쓰는 것과 동일한 일이다.
이러한 생명 존중의 사상은 우리의 자녀와 후손의 행복을 위하여 꼭 남겨주어야 할 유산이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률을 낮추는 것이, 또한 자살률을 낮추고 국민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객원논설위원·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도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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