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와 관광
상태바
현대사회와 관광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3.0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침내 그렇게 걱정했던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이루어졌다. 이로써 민족적 염원이었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당위가 되돌리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

따라서 앞으로 상당기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환경도 매우 엄중한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가뜩이나 세계적 경기침체의 여파에 원화강세와 엔저가 겹쳐진 마당에 이번 일까지 생기면서 2013년 한국 관광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인바운드의 위기에 아웃바운드와 국내 관광의 동력이 떨어지고 관광투자까지 위축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잠시 비켜서 3자적 관점으로 지금의 상태를 보면서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언뜻 90년대 후반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글로벌 위험사회'라는 책의 내용이 떠오른다. 산업화와

근대화를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현대사회에 물질적 풍요를 주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지금의 위험이 전지구적이기도 하고 일상성을 동반하고 있다는 데에 또한 자본주의의 본성에 따라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위험에 대한 불안 심리를 다시 시장화 하는데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소위 '성찰적 근대화'로 사회를 재구성하는 동시에 국가의 최우선 책무를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위험과 불안한 환경이 더 이상 예외적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전환되는 시기라는 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몇년전 98년 IMF 경제위기로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됨에따라 만성화된 공포인 불안감으로 일중독과 자녀교육중독에 빠지면서 한국인들의 인생과 가정이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한 심리학자 김태형의 '불안증폭사회'나 독일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 등에 큰 공감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책 얘기보다 더 절실하게 와 닿는 것이 최근 우리사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 지표들이다. 자살률의 경우 10만명당 33.5명으로 이는 OECD국가 중 1위로 OECD 평균의 2.6배에 해당하고 있다. 이혼율은 OECD 3위로 1,2위인 미국이나 스웨덴과 근소한 차이에 불과하다. 20도 이상 술 소비 역시 세계 1위로 나타난다.
 
또한 연노동시간은 2008년 기준 OECD 평균이 1764시간인 반면 우리나라는 2256시간이며 수면시간은 2009년 7.8시간으로 조사 대상 18개 국가 중 18위로 나타났으며 2012년 한국 직장인의 업무 몰입은 17%로 국제평균 35%의 딱 절반밖에 안 된다.

그러면서 사회안전망의 미흡과 노후준비부족으로 "이혼보다 실직이 더 고통스럽다"는 의견이 65%로 미국의 41%나 일본의 36%보다 현저히 높다. 공식적인 비정규직 비율도 34.2%로 OECD 평균 25%를 훨씬 상회하고 있고 5대 범죄율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는 데 비해 검거율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2011년 미국갤럽조사에 의하면 국민행복감은 조사대상 148개국 중 우리나라가 97위로 나타났고 어린이 행복감 역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다른 조사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당장 우리 주변을 돌아보아도 남자 아이들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여자아이들은 성조숙증, 중년남자들의 공황장애, 중년여성들이 조기폐경에 시달리고 우리사회 구성원 중 많은 사람들에게 나이와 상관없이 우울증이 확산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우리사회에 이런 암담한 지표와 전망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으로 뉴스위크가 집계한 세계베스트국가에서도 10위대에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나 가전, 스마트폰, 조선, 자동차 등에서도 세계적 상품과 기업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 중요한 평가는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국으로서 민주화까지 동시에 달성한 대단하고 위대한 국가라는 점도 분명하다. 이에 따라 어떤 조사에서는 2031년 한국이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기까지 하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의 공존이 현실이라고 할 때 관광의 사회적 쓰임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싶다.
뒤돌아보면 관광에 대해 관심과 지원이 컸던 과거정부에서조차 관광은 경제적 소임밖에 고려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서 관광은 전통적인 산업정책으로 뿐만 아니라 복지정책으로 또한 국민안전의 적용 대상 정책으로, 뿐만 아니라 지속균형발전을 이룰 수단 등으로 층위를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바람이 있다면 앞서 살펴본 여러 가지 사회의 혹은 사회구성원들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할 수단으로, 양극화되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공동체를 복원할 수단으로, 남북관계의 평화적 발전수단으로, 또한 국민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할 수단으로 관광을 넓게 활용했으면 하는 것이다.

관광이란 말이 거부감이 들고 부담스럽다면 여행이라고 해도 좋다. 새로운 정부 출범 5년 관광의 제대로 된 쓰임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