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시장 ‘고령화 바람’
상태바
화물운송시장 ‘고령화 바람’
  • 이재인 기자 koderi@naver.com
  • 승인 2013.0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ㆍ장년 퇴직자 대거 몰려

“창업 어렵고 취직 문턱 높아...소자본에 위험부담 적어 제격”

화물운송시장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산업ㆍ경제의 중축을 담당해왔던 50대 중ㆍ장년이 퇴직을 앞두고 생계형 화물운송사업자로 이직을 계획하는 이들이 대거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2.5t 미만 화물운송사업자 중 50대~60대 종사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대를 포함한 이외 연령층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운송시장으로 퇴직자 및 예정자들이 몰리는 이유를 보면, 이들 대부분이 자녀 결혼 및 전세 보증금 등으로 퇴직금을 지출하면서 여유자금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목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사업이 가능한 반면, 자금손실 및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을 우선순위로 뽑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년 전 화물시장 전선으로 뛰어든 경기도 분당에 최 모씨(61ㆍ남)는 대기업 본부장으로 활동했던 간부급 인사였다.

최씨에 따르면 퇴직 전 2~3년간 IT벤처ㆍ요식업 프랜차이즈를 은퇴설계로 준비하고 있었으나, 자녀학비ㆍ결혼자금과 아파트 대출금ㆍ은행이자 등에 따른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면서 창업을 포기하고 소자본 투자인 택배ㆍ이사화물운송 사업으로 전향했다.

그는 “IT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벤처창업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자녀의 결혼과 전셋집 비용으로 지출하다보니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중ㆍ소형 IT업체로 이력서를 제출해 봤으나 매번 거절당하면서 지금은 용달차로 생계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현상은 경기불황에 따른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고 연령대의 인력을 감축시키는 반면, 감축인원이 이직할 수 있는 취업문턱이 높아지면서 가속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퇴직을 앞둔 서울 강동구에 김모씨(58ㆍ남)도 노후준비 대책으로 화물운송업을 고려 중이다.

30년간 K은행 지점장으로 활동 중인 김 씨에 따르면, 1t 미만 사업용 화물차만 있으면 정년 없이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분배ㆍ활용할 수 있어 추가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어 화물운송 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업무량대비 익일 수입이 보전 가능하기 때문에 계획 중”이라며 “육체적으로 노동 강도가 높은 택배와 이사물량은 가급적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물협회 한 관계자는 “20~30대 취업준비생 경우 택배 배송기사로 몰리고 있는 반면, 50~60대 구직자들은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사업용 개별ㆍ용달화물로 몰리고 있다”며 “젊은 인력은 택배로 고령자는 운송시장으로 양분화되면서 화물운송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