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남은 DTG 시장]“경쟁은 치열, 문제는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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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남은 DTG 시장]“경쟁은 치열, 문제는 속출”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3.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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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G 업체 수 25개, 성능은 천차만별
“언론․조합 등서 제품 홍보 신중해야”
“DTG 검증 단계 몇 배 강화해야 한다”

‘반짝 1조 시장’으로 불리는 산업이 앞으로 10개월이면 문을 닫는다. 바로 DTG 산업이다. 돈 버는 사업으로 평가돼 업체 난립도 심각한 수준이다. 대기업, 카드사, 보험사까지 패키지 형식으로 끼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제 살 깎아 먹는 덤핑경쟁도 곳곳에 포착된 지 오래다.  반면, 버스, 택시, 화물 등 육상운송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40~60만원 하던 DTG를 공짜로 장착할 수 있고, 추가 혜택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눈 앞의 달콤함이 1년 후를 보장할 수 있을까. 기존 DTG사들은 하나 같이 “제품 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육운 업계에 하소연하고 있다. 이유는 벌써부터 ‘장착 편법’, ‘데이터 표준 미달’ 등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DTG 도입과 육운업계의 현 주소를 취재해 봤다.

“데이터가 올라 오지 않고 있다”
최근 A사는 한 버스업체에 천 대 이상의 DTG를 납품했다. 그런데 이중 1/3 정도의 버스에서 DTG 자료가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동일 제품임에도 불고하고, 데이터가 올라오지 않자 업체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B사는 차주를 눈 뜬 장님으로 속이고 있다. 속도와 RPM 신호을 알리는 연결선을 차량과 연결하지도 않고, DTG 화면을 시계로 바꿔놓고, 마치 설치가 완료된 것처럼 속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일부 회사에서 장착의 난이도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같은 사실을 숨긴 체 사업주에게 장착 유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C사 외 다수의 회사는 DTG에 연결할 각종 연결선을 설치 난이도가 어렵다는 이유로 네비게이션(OBD방식 차량)에 연결하고 있다. GPS를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의 경우 장착은 쉽지만 터널 등에서는 데이터가 발생하지 않고, 데이터 규격 오차도 크다.이는 교통안전공단의 데이터 규격에 맞지 않아 보조금 신청 시 거절 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다음으로 경남의 한 택시회사는 최근 장착한 네비게이션을 불과 한 달 만에 전량 교체했다. K사로부터 통신가입 혜택으로 네비게이션을 무료로 장착 받았는데, 불량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K사는 자신들이 구입한 네비게이션 업체가 부도가 나 AS를 해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어 전량 교체키로 한 것이다.

또 다른 몇 몇 신규 업체들은 정부가 원하는 데이터를 만들지 않고 있다.  2011년 중반 이전 DTG의 경우 공단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데이터식의 적합성만 확인해 시험했다. DTG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실제 장치로부터 발생해 저장되는 과정과 데이터의 내용까지 확인 되지 않아, 저장된 데이터가 표준규격과 달라진다. 이는 보조금 신청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 공단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기존 시험통과 장치들에 대해 규격 적합성을 재확인하도록 조치했다.

“급격한 변화에 검증과 도덕성 뒤쳐져”
DTG업계에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는 과정 속에서 검증 절차가 뒤따르지 못하고, 돈만 벌려는 비도덕적 양심이 판치는 형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업체가 난립하면서 제품 또한 수 십 개로 늘어났다. 차종도 메이커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각 DTG 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는 다양해졌다. 반면 정부의 DTG제품 검증 단계는 그렇지 못하다. DTG제품과 차종별로 일일이 검증하는 방식이 아니고, 대표 모델로만 검사하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를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모든 차량과 모든 DTG제품의 대한 변수를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예상되는 못하는 변수를 모두 막을 순 없다. 일정부분은 사업자들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공단성능테스트 통과 업체는 약 25개 이상. 통상적으로 제품이 출시되면 1년 이상 정도는 시범사업을 통해 각종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신규 시장 업체들은 이러한 검사 없이 통과되자마자 출시하므로 그 잠재리스크는 고스란히 ‘공짜 DTG’와 함께 구입 업체가 짊어지고 있다.

DTG사 “조합의 중립 역할 가장 중요”
DTG업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가장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조합의 ‘중립성’과 언론의 ‘홍보’을 꼽고 있다. DTG업체 관계자는 “조합에서 DTG를 상세히 알 수 있는 전문가 인력이 전무하다 보니 제품의 사양보다는 가격과 추가 혜택만으로 DTG공급사를 선정하는 경향이 많다”며 “심할 때는 로비금만으로 업체를 선정하려는 곳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합 임원이 특정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특정 제품을 대표 모델로 선정하다 처벌받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DTG업체 관계자는 언론의 홍보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특정 제품의 사양과 가격, AS 등 전반적인 사업 규모 확인 없이 무조건 제품을 홍보한다면 육운업계로서는 혼란스러운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25개 업체 중 60%는 먹튀 가능성 커
정부는 난폭운전 등의 습관을 고쳐 교통사고율을 낮추기 위해 기존 아날로그(버스, 화물)․전자식(택시) 운행기록계를 디지털로 의무 교체하고 있다. 기존 운행기록계는 데이터의 신빙성과 판독이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로 교체시키고, 보조금도 지원하는 것이다. 2012년까지는 버스와 법인택시가 대상이었고, 올해는 화물과 개인택시가 대상인데, 대상차량 대수가 몇 배나 크다.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도 시장에 참여 중이다. SKT, KT, LG, S1 등은 통신 가입을 조건으로 DTG를 무상 제공하고 있고, 월 통신비만 받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에선 카드 포인트를 활용한 DTG 프로모션, 보험회사에서는 보험가입 시 DTG 무료 제공 등 다양한 형태의 패키지 판매가 성횡하고 있다.

현재 교안공 성능테스트를 통과한 업체는 약 25개. 하지만 본 사업이 종료되는 2013년 12월 이후가 되면 60% 정도는 폐업이나 도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기존 DTG업체들은 보고 있다. 너무 저단가 경쟁을 하다 보니 AS를 해줄 수 없는 마진 구조여서 물건만 팔아 수입을 남기고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DTG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먹튀 현상은 아날로그 도입, 전자식 도입 때도 있었다. 이번 만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육운업계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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