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전자 허리띠 졸라매도 답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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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전자 허리띠 졸라매도 답 없나
  • 이재인 기자 koderi@naver.com
  • 승인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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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엔 먼지만...남는 건 스트레스

1800원대에 육박한 유류비와 부속품 등 차량 관리 비용이 화물운송 종사자의 운행행태 마저 바꾸고 있다.

기업화물 운송이 잦은 도심지를 비롯해 전통시장 주변상권과 아파트ㆍ주택가 밀집지역으로 제품을 운반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시동을 끄는 등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기름 값이 큰 폭으로 뛴 반면 화물운송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체적으로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활동 중인 택배기사 김 씨(남ㆍ36)는 “협력업체 특성상 기름값과 차량관리에 들어가는 모든 금액을 스스로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유류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운송요금 자체가 현실부합하지 못하면서 겨우 풀칠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건을 전달하거나 차량을 정차할 때는 기름 값 몇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그나마 시동은 끌 수밖에 없다”며 “지난달부터 시에서 주정차와 공회전 화물차에 대한 단속이 진행되고 있으나, 시장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화물운송 종사자들의 팍팍한 삶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화물운송업계에 따르면, 시장에 진입하는 수가 늘어나면서 참여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화주ㆍ소비자들도 경기악화를 내세워 운임비를 압박하는 동시에 기준치 이상의 물량을 적재ㆍ처리해 줄 것을 요구하는 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화물법에 명시된 내용을 정부가 이행하지 않고 있어 자가용 화물차량의 영업행위는 늘고 있고, 이들 차주들이 시장단가를 끌어내리고 있어 운송시장의 영세성이 심화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화물운송시장을 정화하겠다는 강력한 결단과 확고한 의지가 정부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겸 화물차주인 박 씨(51ㆍ남)는 “정부가 영업용 넘버를 허가내준 반면, 이들이 활동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며 “법에 명시된 자가용 유상운송 행위에 대한 처벌이 실행되지 못하면서 부지기수로 늘고 있으며, 물량 또한 법을 위반한 이들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업용은 법으로 명시한 의무조항을 미이행했을 시 처벌받지만, 자가용은 해당되지 않고 있고 보험료 경우에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사실상 자가용으로 일해야 돈 벌수 있다”며 “영업용 경우 지출금액을 보전하기 위해 운송료를 내리지 못한 반면, 이에 대한 부담이 제로인 자가용은 요금을 내려 받아도 차익은 영업용 보다 나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운전자들의 열악한 상황은 건강 악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장시간 운전과 불규칙한 근무시간에 이어 최근에는 공회전 제한과 주정차 금지에 따른 강력한 단속이 정부로부터 나오면서 압박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택배 영업소 한 관계자는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의료복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나, 업무과다와 수면부족 등으로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운임비가 떨어지면서 배송기사 등 근로자들의 경제적 여건과 함께 건강도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계약 한 건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무리한 운전을 강행하는 배송기사부터 쌀ㆍ가구 등 상품을 짊어지고 하루에도 수천개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택배기사에게 배송을 촉구하는 소비자들도 있어 새벽 5시부터 끼니도 거르면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태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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