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등잔 밑이 어두운 물류ㆍ화물운송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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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등잔 밑이 어두운 물류ㆍ화물운송 시장
  • 이재인 기자 koderi@naver.com
  • 승인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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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귀천이 없다’ 말 그대로 무슨 일을 하건 귀하거나 천한게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화물운송시장을 들여다보면 예외라는 점을 실감케 한다.

일선에서 땀 흘리는 이들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이 애처롭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배송한다 해도 건당 10~15% 정보 수수료와 함께 유류비ㆍ통신비ㆍ숙식 등의 비용을 빼고 나면 인건비도 안 나오는 시장구조 상, 새벽녘 도로 한 귀퉁이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건 다반사며, 한 건이라도 더 실어 나르기 위해 화주사의 비위와 매 시간 차안에서 ‘5분 대기조’ 마냥 웅크려 있는 것이 화물운송시장의 자화상이다.

여타할 여력도 자본도 없는 이들은 택배시장으로 발을 돌리고 있다.

화물운송시장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택배를 일컬어 벼랑 끝까지 간, 소위 ‘막장’으로 칭하고 있다.

청년 실업난과 명퇴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난민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택배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근무시간과 노동 강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뛰쳐나오는 이들이 태반이다.

소비자들은 일종의 ‘서비스’라는 명목을 앞세워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배송기사를 압박하고 있고, 이들과 계약한 택배사업체들은 화주 고객사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고객만족’이란 테마로 서비스 직무교육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에 대한 보상이 적절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 선에서 서비스가 가동되면서 생활고와 이에 따른 이탈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들어 물류산업을 집대성한 시스템으로 진화시키려는 움직임과 4자 물류체제로의 전환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일선 화물운전자들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올 들어 정부는 내수 경제 상황을 회복시키는데 있어 무역활성화를 핵심 키워드로 설정했다.

수출ㆍ입 물량의 증감세에 따라 내수시장의 회복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에너지 절감 및 물류 효율성을 접목시킨 녹색물류 전환사업이 확산되면서 물류ㆍ화물운송업 종사자의 역할 비중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춰보면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국가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정부는 ‘살맛나는 세상’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부문에 있어 대외적으로는 국제동향에 예의주시하고 외부환경에 민감한 변동요인과 이에 따른 위험부담을 조절하면서 회복세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발밑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가 내쏟고 있는 관심 중 1%만이라도 물류ㆍ화물운송시장 현장 근로자에게 귀 기울인다면, 빠른 시간 내 해법을 찾게 될 것이라는 외침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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