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계 ‘무재해 신화’, 중앙고속
상태바
운수업계 ‘무재해 신화’, 중앙고속
  • 곽재옥 기자 jokwak@naver.com
  • 승인 2013.0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전?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 고속사업, 지난 5월 ‘5배수 달성’ 성공
| 정비사업, 오는 8월 ‘14배수 달성’ 코앞
| 보험료 50% 절감효과에 노·사 ‘싱글벙글’


     

운송업계 최초로 무재해운동을 시작했던 중앙고속이 그 성과 면에서도 앞선 실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고속사업본부’의 무재해 5배수 달성에 이어 오는 8월 하순 경에는 ‘정비사업본부’가 14배수를 달성할 예정이다.

무재해운동은 안전보건공단이 1979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산업안전 관련 사업의 하나로, 사업주와 근로자가 다 같이 참여해 자율적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운동이다. 사업장별 인원과 특성에 따라 정해진 ‘1배수’의 무재해 목표시간을 거듭 달성할수록 ‘안전 사업장’임이 인정되는 것이다.

현재 운송사업 부문에서는 여객자동차운수업 23개 업체, 화물자동차운수업 17개 업체가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중앙고속이 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운수회사에서 무재해가 있을 수 있어?” = 중앙고속이 무재해운동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94년의 일이다. 매년 한두 건의 사고로 비교적 사고가 적은 정비사업본부가 먼저 이 운동에 뛰어들었고, 이어 상대적으로 사고가 많은 고속사업본부가 2011년부터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운수업계에 있어 ‘무사고 도전’이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춘수 안전부장은 “안전부서에서 처음 이 말이 나왔을 때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부정적이었다”며 “당시 직원들은 하나같이 ‘운수회사에서 무재해가 있을 수 있느냐’는 식의 반응이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특히 사고가 많은 고속사업본부 직원들의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나 택시에 비해 장거리를 주행하는 고속버스의 경우 사고위험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초반의 우려대로 그동안 중앙고속이 세운 ‘무재해 신화’는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정비사업본부는 만 7년을 꽉 채워 무재해 8배수를 달성한 2001년 8월, 직원 한 명이 정비작업 중 오른손 엄지손톱 부위를 잃는 사고가 나 그동안의 노력을 원점으로 돌려야 했다. 고속사업본부 역시 2011년 11월, 심야 안전부주의로 인한 운전기사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무재해 2배수 기록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사고의 경험은 전 직원의 마음속에 안전의식을 더욱 드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정 부장은 “직원들이 이제는 ‘버스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직원 한 명의 부주의가 전 직원의 노력을 리셋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까닭에 기사들 사이에서는 ‘역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식의 농담이 오갈 정도”라고 말한다. 그만큼 스스로의 안전은 물론 동료의 안전까지 챙기는 ‘안전 문화’가 사내에 형성됐다는 얘기다.

▲보험료 인하로 얻는 ‘절감비용’ 직원 환원 = 안전을 위한 전 직원의 노력은 교통사고 통계를 통해 한눈에 확인된다. 무재해운동 전후 1년간 산재 발생 건수가 2건에서 0건으로, 교통사고 건수가 31건에서 16건으로 줄어든 것. 무사고에 도전한 이후에는 단 한 건의 인사사고 없이 대물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성과에는 직원들 개개인의 안전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회사 차원의 ‘안전 교육’도 한몫하고 있다. 중앙고속은 정기적인 직무교육 시 실제 사고 동영상을 활용해 운전, 정비 분야 모두 사고의 위험성을 세부적으로 짚어가며 설명한다. 더불어 장거리운전의 특성을 감안해 매일 운전기사들의 바이오리듬을 체크해 운행시간을 조정하고, 운전자들은 운행 전 스스로 자신의 DTG 운행기록 분석자료를 체크함으로써 다시 한 번 안전운전을 다짐한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일군 무재해 기록은 ‘비용절감’이라는 가시적 결과물로 다가왔다. 정비사업본부는 무재해 3년을 달성한 지난 2004년부터 산재보험료가 50% 인하(10억원→약 6억원)됨에 따라 연간 4억원의 운영비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이익은 다시 직원들의 몫. 무재해 1배수 달성 시마다 입사연차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다 함께 힘을 합쳐 안전사업장을 일군 대가다.

고속사업본부 역시 무재해 3년을 달성하게 되는 2014년부터는 직원 포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웅섭 고속사업본부장은 “‘운수회사에서 사고는 필연’이라는 고정관념을 불식시키는 것은 매사 안전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스스로 조심하는 직원들 덕분”이라며 “위험 사업장이라고 해서 ‘안 된다’고 하기 전에 일단 도전해보면 직원들의 의식이 먼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