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서울개인택시 DTG장착사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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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서울개인택시 DTG장착사업 ‘논란’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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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계약 해지하면서 자금 흐름 끊겨”

LS전선, “6월말까지 미지급한 모든 돈 돌려주겠다”
공급사 ‘수십억원’, 미터기 설치점 ‘6천만원’ 미지급
개인택시기사, “물건 제때 투입 안돼 장착 못한다”

“사장님 K사 미터기 없어요? 언제 들어와요?”

“아직 잘 몰라요. 연락처 남기고 가세요. 물건 들어오면 연락드릴께요. 아니면 다른 미터기 장착하세요”

“아니예요. 연락처 남기고 갈께요. 물건 들어오면 연락주세요”

지난 6월 3일 서울의 한 미터기 장착 대리점에서 개인택시기사와 대리점 직원이 나눈 대화다.

올해 4월부터 이렇게 개인택시기사가 미터기 설치점을 방문해도 본인이 원하는 제품을 제 때 장착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알고 보니 서울개인택시 DTG 장착 총판사업을 맡은 LS전선과 하청업체의 계약 해지 문제 때문에 개인택시기사에게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이었다.

현재 이번 사업과 관련된 모든 사업자간에는 불신이 싹트고 있어 자칫 올해 안까지 개인택시기사들이 DTG를 장착하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LS전선 서울개인택시 DTG 장착 사업 논란’의 원인과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집중 취재해 봤다.

2012년 초 서울개인택시조합(당시 이연수 이사장)은 개인택시기사들이 DTG를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공동구매 방식의 사업을 실시했다.  조합은 정부의 보조금을 나중에 받고 미터기를 대량구매해 먼저 공급하겠다는 일명 ‘선투자 조건’의 LS전선을 총판사업자로 선정해 2만5000대를 공급키로 결정했다.

이후 LS전선은 DMK라는 하청업체에게 행정, 물류, 운송, 보관 등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대행시켰다.  미터기 공급사는 금호미터기(KH-TOP300), 중앙산전(뉴프로+), 한국MTS(Combo10PLUS)였고, 약 35곳의 미터기 설치점이 대리점으로 들어갔다.

선투자는 LS전선이 공급 3사에게 DTG를 현금으로 대량 구입하는 방식이었다. 35곳의 미터기 설치점은 2년간 DTG AS를 담보하기 위해 보증금 3000만원을 DMK에 맡기면서 대리점으로 가입했다.

▲DMK 업무 해지로 논란 발단= 잘나가던 DTG 장착사업은 2012년 4월 초 LS전선이 업무대행 업체인 DMK를 해지하면서 제동에 걸린다. 해지와 동시에 사업자간 DTG 구매비, 설치비, 보증금 등 자금 흐름은 즉시 끊겼고, 이때부터 사업자간에는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공급사들에 따르면 2012년까지 공급한 1만5000대의 DTG 공급비는 지불 받았지만 2013년에 들어와서 공급한 DTG 구매비는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공급3사가 받지 못한 금액은 15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미터기 설치 대리점들도 3000만원의 보증금을 현재 받지 못하고 있으며, 중앙산전 제품(뉴프로+)의 설치비 6000만원(대당 5만원) 정도가 밀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LS전선은 “6월 말까지 미지급한 모든 돈을 지불하겠다. DMK와도 합의 끝났다”고 본지에 밝혔지만 사업관계자들은 LS전선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한 미터기 대리점 사장은 “지난 5월 31일까지 보증금을 돌려주기로 이미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지키지 않았고, 이런 약속을 어긴 적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2, 3월에 설치한 설치비는 아직도 못 받고 있다. 그렇다고 DTG를 발주하면 물건이 제 때 오는 것도 아니다. 매일 고객들(DTG장착하러 온 개인택시기사)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LS전선과 사업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설치비는 내가 서비스 차원에서 고생했다고 생각하면 끝이지만 제발 보증금 3000만원이라도 돌려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DMK측도 “지난 4월 초 업무가 해지된 이후 어떤 협의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공급사와 미터기 대리점들의 불만이 매우 크게 쌓이고 있지만 DTG 장착 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LS전선과 크게 적대적 관계를 만들지 않으려 하지 않고, 잘 해결해 주길 설득하고 있다는 점이다.

▲DMK 업무 해지 사유 미궁속으로=이번 논란의 발단은 LS전선이 업무대행 하청업체인 DMK를 해지하면서다. 때문에 LS전선이 DMK를 해지한 이유에 모든 이목이 쏠리고 있다.

LS전선은 이에 대해 “내부사정”이란 이유로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사업을 같이 했던 관계자들은 해지 사유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과거에 LS전선이 DMK와 함께 벌인 사업의 손해를 DTG사업을 통해 보상받으려 한다는 추측이다. 이번 DTG 장착 사업에 참여한 A씨는 “LS전선과 DMK는 과거 다른 사업을 같이 했었는데 그 사업에서 손해가 발생되자 이번 DTG 사업에서 보상받으려고 했고, 여의치 않자 업무를 해지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LS전선이 DMK를 해지하는 과정에서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LS전선과 DMK는 정식으로 해지된 것이 아니다. 단지 구두로 업무를 해지 통보한 것이어서 아직 법적 효력이 남아있다. 지금은 해당 업무를 인력용역업체인 P업체에 하청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LS전선과 DMK의 정식 계약 해지가 중요한 점은 대리점의 보증금과 공급사의 물품 공급 세금계산서가 올해 4월까지 DMK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해 보증금, 설치비, 물품 공급비 등이 걸려있는 DMK와 명확한 거래 정리를 하지 않으면서 서로에게 문제를 떠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급사와 대리점이 받아야 할 돈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LS전선과 DMK의 과거 사업 때문에 아무 관계가 없는 서울개인택시기사들과 공급사, 대리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DMK는 “LS전선과 기존에 다른 사업을 같이 했고, 그 과정에서 상계(계산)할 부분 때문에 DTG사업에 영향력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LS전선 관계자는 “내부사정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 했다”고 밝혔다.


▲“LS전선 콜 사업 진출 검토 중”=두 번 째 이유는 LS전선의 ‘콜사업’ 진출이다.

LS전선은 가정 및 산업용 케이블을 만드는 회사다. 그런데 지난해 갑자기 DTG장착사업에 뛰어들면서 택시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DTG 장착 사업을 통해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콜 사업과 교통 빅데이터 사업을 실행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최근 이 사업을 추진했던 프로젝트팀이 사업 성과 미진으로 해체됐고,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업 마무리를 위해 투입된 팀에서 또다시 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DMK와 명확한 정리가 되지 않고 있어 공급사와 대리점에게 지급돼야 할 돈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LS전선 관계자는 “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사업 검토와 관련해 대급 미지급 건은 상관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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