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특집] “꽉 막힌 고속도로를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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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특집] “꽉 막힌 고속도로를 탈출하라!”
  • 곽재옥 기자 jokwak@naver.com
  • 승인 20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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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어가는 재미가 있다-막간 여행코스

여름휴가를 맞아 모처럼만에 들뜬 기분을 반감시키는 것은 역시 도로 위 교통체증이다. 교통량이 전국 각지로 분산될 여지가 있는 명절과 달리 이 시기에는 정해진 주요 바캉스지를 중심으로 차량이 몰리는 까닭에 체증의 강도가 더욱 높다. 그렇다면 목적지에 다다라기 전 막히는 길을 피해 막간의 여행으로 기분전환을 해보는 건 어떨까? 여름철 우리나라 4대 바캉스지를 중심으로, 발품이 적게 드는 경유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 태안반도로 간다면, 서산에서 고대 백제를 탐험하라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태안반도의 여러 섬들로 향한다면 충남 서산IC로 빠져나와 백제를 탐험할 수 있다.

국보 제84호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뛰어난 백제후기의 작품으로, 얼굴 한가득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은 백제인의 온화하고 낭만적인 기질을 보여준다.

인근의 보원사지는 언제 폐사됐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약 10만㎡의 너른 터에 보물급 문화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옛 영화를 상징하듯 그것들은 크기와 풍채가 멋스럽다.

이어 의자왕 14년, 상왕산 기슭에 창건된 개심사에 들러 산사 특유의 풍경과 정취까지 느낀다면 막간의 백제 여행으로는 손색없는 코스가 될 것이다. 주차장을 뒤로하고 입구에서부터 개심사까지 오르는 길은 멋진 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으며, 계곡을 따라 놓은 돌계단을 오르는 운치가 그만이다.

<들고나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서산 보원사지→개심사→해미IC



# 다도해로 간다면, 월출산자락에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라



다도해로 향하다가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나 영암순천고속도로 강진무위사IC를 빠져나가면 ‘한국의 금강산’이라 일컬어지는 월출산과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고즈넉한 남도의 절집 무위사가 위치해 있고, 그곳에서 느티나무 팽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소박한 아름다움과 불화를 감상할 수 있다. 무위사는 조선 초에 세워진 목조 건물로, 특히 극락보전은 고려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목조건축 양식의 완성체라고 할 수 있다.

무위사를 빠져나와 산 쪽으로 향한 길을 조금만 달리면 비 오는 날 푸름이 더한 녹차밭과 조우한다. 일찍이 정약용은 “월출산에서 나는 차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좋은 차”라고 했을 만큼 이곳은 차 재배<사진>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곳 다원에서 녹차 한잔으로 목을 축인 뒤, 다시 길을 따라 내려오다 만나게 되는 곳은 전남 강진의 고대문화를 품은 월남사지. 지난해 한창 발굴조사가 진행된 이 옛 사찰 터에는 고려 진각국사의 탑비가 자리하고 있다.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신라 삼층탑의 전형을 따른 월남사지 삼층석탑을 볼 수 있다.

<들고나는 길>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구간 강진무위사IC→13번 국도→강진 월출산 무위사→설록다원 강진→강진 월남사지→13번 국도



# 강릉으로 간다면, 백두대간을 넘나들던 대관령 옛길을 찾아라



동해로 이어지는 영동고속도로 횡계IC를 진출해 456번 지방도를 타면 대관령을 지붕삼고 있는 백두대간 고원마을과 만난다. ‘의로운 땅’이라는 뜻의 강원도 평창군 바람마을 의야지. 3만평에 달하는 넓은 터에는 해발 1000m 이상에서만 서식한다는 분홍바늘꽃 등 야생화가 지천을 수놓는다. 체험마을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새콤달콤 여름 딸기 수확, 4륜차 타기, 양몰이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의야지 마을회관을 따라 위쪽으로 올라가면 동양 최대 600여만평을 자랑하는 초지목장인 대관령 삼양목장<사진>이 모습을 드러낸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소떼와 양떼가 자연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능선을 따라 자리 잡은 수십 기의 풍력발전기가 운치를 더한다.

대관령 옛길을 따라 다시 내려오다 보면 길의 끝에 대관령박물관이 보인다. 6개에 걸친 실내전시장을 비롯해 야외전시장, 물레방아, 석탑 등 각종 석조미술품이 볼거리를 더한다.

<들고나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456번 지방도→바람마을 의야지→대관령 삼양목장→대관령박물관 →456번 지방도



# 부산으로 간다면, 밀양의 명소를 경유하라



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부산 앞바다로 향한다면 ‘밀양아리랑’의 고장, 밀양으로의 막간여행이 제격이다. 먼저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박물관인 밀양박물관에서는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밀양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한눈에 만나볼 수 있다.

다음으로 시내에서 멀지 않은 밀양강을 향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누각 중 하나로 칭송받는 영남루에 다다른다. 절벽처럼 자리한 누각 마루에 앉아 밀양강의 시원한 경관을 감상하기 좋다.

시간여유가 있다면 24번 국도를 따라 밀양연극촌을 둘러보고 연극 한 편을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밀양시의 여름 대표축제인 제13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7월24일~8월4일)가 바로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반면 고즈넉한 분위기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다면 58번 국도 위량못<사진>을 산책해볼 일이다. ‘위량(位良)’은 ‘양민을 위한다’는 뜻으로, 제법 넓은 크기의 이 못은 대략 신라나 고려 때 축조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양에서 출사지역으로 유명하며, 한 바퀴 도는 데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들고나는 길>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24번 국도→밀양시립박물관→영남루→밀양연극촌→밀양 위량못(양야제)→밀양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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