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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에 두 번 죽는 택배기사
이재인  |  kode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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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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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시장에 대목으로 불리는 추석이 한 발 성큼 다가왔지만 달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익일배송 원칙에 따라 1~2일 안에 주문자가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야 하는 택배기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사이에서는 택배회사 측의 불공정 거래와 열악한 처우를 놓고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평소에도 일평균 15시간에 육박하는 등 고강도 업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특수기인 추석명절에는 택배기사 한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물량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강도는 더 세졌다.

반면 이에 대한 보상 문제는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프로세스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고 최일선에서 고객과 접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택배구조상 최하위 층에 속해 있는 절대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물량을 얻기 위해서는 택배회사와 계약된 협력업체 또는 본사 직영점과 영업․취급소로부터 위탁받아야만 한다.

소비자 대부분이 메이저 택배회사를 통해 주문․처리하고 있어 하도급 업체가 직접 공급받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갑’의 횡포라는 굴레는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 CJ대한통운 운송거부 사태가 이슈되면서 저마다 택배회사들은 처우개선․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솔루션을 내놨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달 들어서는 ‘노예계약’으로 견주어 봐도 손색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들 계약서에는 건당 배송 수수료는 상호 합의한 기준에 의해 지급한다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물량 공급책인 택배회사 측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배달은 ‘갑(회사)’의 요구에 따라 ‘을(택배차주)’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며, 화물의 중량이나 부피․크기 구분 없이 공급된 모든 물량을 인수․처리해야 하고, 상품 분실․파손에 대한 책임은 최종 담당자인 배송기사의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다.

계약에 따라 본사가 정한 박스당 운임단가는 7년 여간 1000원을 밑돌고 있으며, 모든 상품군에 적용되고 있다.

가령 135g에 달하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배송해도 750원 단가가 적용되며, 20kg짜리 쌀 한 포를 운반해도 동일 요금이 배송기사 몫으로 돌아간다.

택배회사들은 ‘배송한 만큼 급여가 산정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물량을 충분히 전달할 계획이니, 명절 특수기인 만큼 발 빠르게 처리하고 급여도 많이 타 가라며 택배기사들을 독려 중이다.

헌법이 정한 기본권마저 제한되고 있다는 택배시장에 언제쯤 봄날이 다가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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