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수입차 등록 20%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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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수입차 등록 20% 시대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3.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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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9월까지 수입차 신규등록이 20%를 넘었다고 하니,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생각이 많아진다.

우선 ‘메이드 인 코리아’ 상표를 단 자동차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면 날수록 수입차의 국내시장 증가도 당연하다고 봐야한다는 것은 거의 상식적인 이야기다. 왜냐면 우리 차를 수입해 가는 나라 국민들처럼 우리도 외국 차를 구매해줘야 형평에 맞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특히 올들어 수입차 등록 증가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라 할 수 있고, 이 점에 집중해 지적한다면 결국 국민의 소비행태에 관한 문제로 집약된다고 볼 수 있다.

올 초 수입차 문제는 한차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수년 전 수입차업계가 대규모 무이자 대출을 낀 할인판매 공세를 통해 수입차 소비를 촉발시켰는데, 무이자 대출기간이 만료해 당시 그러한 프로그램에 따라 수입차를 부담없이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새로이 이자가 발생함으로써 그 부담을 견디지 못한 다수 소비자가 수입차를 중고차 시장에 대거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여유자금이 거의 없는 계층에서의 고급 수입차 소유는 사실 큰 부담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무이자 대출을 통해 일단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한 상품에 쉽게 마음을 연 탓에 짧게는 24개월부터 길게는 3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는 찻값의 대부분에 높은 이자를 합친 할부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동차 보유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다.

이같은 경험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나, 올 상반기 또다시 수입차 무이자 할부공세에 많은 소비자들이 마음을 열었던 나머지 전에 없이 11만대가 넘는 수입차가 시장에 팔려나갔던 것이다. 수 년 후 무이자 기간이 종료되면 어떤 상황이 올 것인지 애 써 떠올리기 싫은 대목이다.

이를 수입차 판매상들에게 탓할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가 자신의 지불능력을 판단해 구매하거나 회피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지혜롭고 합리적인 자동차소비 풍토가 아쉽다. 이 시대 자동차는 더이상 신분의 상징이거나 부의 표시가 아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그저 취향이나 개성을 위한 도구도 아니라는 사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한번쯤 유념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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