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 선진화 및 글로벌 기업육성 이상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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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 선진화 및 글로벌 기업육성 이상없나
  • 이재인 기자 koderi@naver.com
  • 승인 201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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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 내실부터 다지고 해외시장 섭렵 나서야”

하도급구조 개선 통한 시장안정화 최우선 과제

업계, “연습하고 링 위에 올라야 가능성 있다”

국내물류산업을 세계적 반열에 올리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수출입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일환으로 통관처리 절차를 간소화하는데 국가간 업무제휴 등이 추진 중에 있지만, 국내운송시장의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먼저 내수 물량의 처리방법과 조직개편 등을 통해 안정화시켜야 하며, 하도급 업체를 통해 물량이 처리되는 시장구조를 손질해 실제 화물을 수․배송 관리하는 하청업체와 현장 근로 종사자를 중심으로 시스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물류산업 선진화 및 글로벌 기업 육성 등의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내실이 튼튼해야 실현 가능하다며 국내물류시장에 대한 총체적 검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국내물류시장이 안정화돼야 해외시장 섭렵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등이 포함된 선진화 정책은 국내시장 상황과 질서 정립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결과만 도출될 것이다.”

화물운송업계는 하도급 체계로 가동 중인 구조를 손질해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을 선진화 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소화하다보니 화물운송 전문 업체에게 아웃소싱 방식으로 처리돼오던 물량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화물운송 물류시장의 하도급 구조는 한층 더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직접운송의무비율제 등의 선진화 법이 시행되면서 기존에 수수료를 제한 상태로 발주됐던 물량마저도 줄어든 상황.

업계는 실제로 물량을 다루는 협력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아웃소싱 형태로 처리되는 3자물류(이하 3PL)가 활성화되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3PL 전문 화물운송․물류사가 대기업 물량에 직접 입찰․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형성․운영해 하도급 구조로 가동 중인 물류시장을 개편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자체 물류 계열사를 활용하다보니 국내 3PL 입지가 위축된 상태”라며 “지난해 3PL 물량 처리 실적을 보면 국내와 해외의 규모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정부가 독려하고 있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를 포함한 대기업들이 해외에서의 3PL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국내는 직접화물운송의무제 등의 선진화 제도를 내걸어 관련 물량이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시장에서의 3PL 물류 매출액은 전년대비 11.2% 증가한 6851억 달러에 달한 반면, 국내 3PL 매출액은 전년대비 0.9% 줄어든 115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 글로벌 물류기업, 아직은 일러
“국내물류시장은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중심으로 피라미드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하위계층에 종사하는 다수의 하청업체 인력이 최상위층 소수의 대기업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 계열사 물량을 바로 잡는다면, 국내 3PL 물류시장은 전체 물류시장의 약 70% 선까지 회복․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물류 대표기업이면서 지구촌 특송 시장의 약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DHL이 최근 물류사업부문 국내시장에서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간담회를 통해 언급한 내용이다.

지난 1일 열린 간담회에서는 3PL 물류시장이 전체 물류의 80%를 넘어서는 유럽과 달리 내수시장은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점에 맞춰 시스템을 조정․가동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DHL은 밝혔다.

이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물류업계에는 비상이 내려졌다.

이유인즉, 국내시장 경우 화주기업이 생산물량을 아웃소싱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3PL 부문 경쟁력이 외국계 물류기업보다 떨어지고, 진출국의 지리적․문화적 특성에 대한 정보부족 등의 문제와 겹치면서 성공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육해공을 아우르는 운송 인프라부터 전 세계적으로 물량 처리가 가능한 네트워크를 증축․가동하는데 있어 필요한 인물적 재원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나오지 못한 것도 성장 동력을 희박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류산업 선진화를 위한 정부지원 사업은 예년과 동일한 수준에서 계속 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2차 사업체를 선정한데 이어 우수 물류창고 인증 업체 11곳을 선정해 선진화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에 투입되는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된 업체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항목을 보면, 해외투자 자금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융자지원(대출금리 0.5p 인하)과 물류전문인력 양성지원 등에 따른 해외인턴십 비용을 지원하는 게 전부다.

다시 말해 3PL 중심으로 가동 중인 해외시장에 필요한 아웃소싱 물량을 확보하는데 있어 진출 대상국 화주기업의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정부가 해당국 관계부처와의 교섭을 통해 선발된 업체가 직접 물량을 수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지원은 없고 단발적인 형태로 지원이 종결된다는 것이 문제다.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선정된 업체 관계자는 “지구촌 물류를 견인 중인 다국적 외국 물류기업체 경우에는 자본력부터 인지도 등이 확고한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에 DHL․FedEx 등의 기업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전 세계 주요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증설,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물류기업들은 틈새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시장에서는 3PL은 물론 컨설팅이 포함된 4PL 능력이 뒷받침돼야 인정받을 수 있는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자회사를 통해 물량을 처리하는 2PL로 가동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연습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단 국내물류산업을 반열에 올리기 위해서는 시장 환경을 해외시장 분위기에 맞춰 3PL 물량이 정부책임 하에 계속 발생시켜야 전문 물류기업체들이 3PL․4PL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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