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2년 교통사고 통계분석’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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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12년 교통사고 통계분석’ 내용은?
  • 곽재옥 기자 jokwak@naver.com
  • 승인 20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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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수 12년만에 증가…노인·음주운전 사고 원인


경찰청통계보다 발생건수·부상자수 5배 많아
노인·음주운전 교통사고 증가가 주 원인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우리나라 교통사고 현황을 최종 집계한 ‘2012년 교통사고 통계분석’을 발표했다. 이 통계는 지난 7월 발표된 경찰청 통계자료에 손해보험사와 공제조합의 통계자료까지 통합한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경찰에 접수되지 않은 사고까지 포함하고 있어 전체 교통사고 실태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통계를 통해 우리나라 교통안전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전반적인 증가 추세=보험사, 공제조합 등 각 기관별 교통사고 정보를 통합한 결과를 보면 경찰 단독 통계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인다<표 참조>.



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총 113만 314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총 5392명이 사망하고, 총 177만 7604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공제조합이 경찰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사망자수를 제외하면 경찰 통계에 비해 발생건수와 부상자수 모두 5배가량 높은 수치다.

특히 이중 사망자수의 경우 지난 2000년 이후 1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2000년 1만 236명을 기록한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01년 8097명, 2002년 7222명을 거쳐 2004년 6563명, 2008년 5870명 등으로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결과치는 전년대비 163명(3.1%) 증가한 것이다.

부상 정도에 따른 경찰 신고율은 중상자의 경우 전체 부상자의 60.9인데 비해 경상자는 21.6%, 부상신고자수는 2.7%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상 정도가 가벼울수록 경찰 신고 없이 보험사나 공제조합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음을 말해준다.

한편 전체 교통사고를 사고유형별로 살펴보면 차대차 사고의 비율 78.6%로 가장 높았고, 이중 상당수는 경미한 사고로 미신고로 이어졌다. 또한 차종별로는 승용 71.9%, 화물 12.7%, 이륜 5.0% 등으로 나타났으며, 차량용도별로는 32.9%가 비사업용 차량과 관련된 사고였으며, 사업용 차량 관련 사고는 10.7%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전반적인 교통사고 증가추세에는 노인 교통사고의 증가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운전자 65세 이상 노인운전자들이 발생시킨 사고는 1만 5176건으로 전년 대비 11.7%(1593)건이 증가해 718명이 사망하고 2만 2028명이 부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사고유형별로는 차대차사고가 74.4%로 가장 많았고, 법규위반별로는 안전운전불이행(52.2%)이나 신호위반(13.3%)·안전거리미확보(9.4%) 등이 원인이었다.

이러한 노인 관련 사고 증가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운전자 사고는 1992년 1008건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까지 13배 이상이 증가했다<그래프 참조>.



이와 관련 이홍로 계명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는 “신호체계 등 노인 교통안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이 현재로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노인들 스스로도 방어보행 등에 대한 개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자들은 교통안전에 있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우리나라 교통사고에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는 또 하나의 사고원인은 음주운전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만 9093건이 발생해 815명이 사망하고 5만 2345명이 부상했다. 전체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90년 2.9%에서 지난해 13.0%로, 노인사고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통계가 전해주는 교통안전 현주소=2011년 우리나라 교통사고 현황이 OECD 최하위권을 기록하면서 교통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생산대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비용이 GDP의 1%에 달해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합 집계된 2012년 교통사고 현황은 그동안의 지속적 감소추세를 뒤집는 것이어서 불안감을 더한다. 지난해 통계청이 실시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51.2%가 교통사고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경찰청의 올해 상반기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지난해 대비 발생건수, 사망자수, 부상자수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망자수가 274명 감소해 2000년 이후의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질적 사망사고의 원인인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50명(34.2%) 감소했다.

하지만 월별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주로 연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이에 경찰청은 하반기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음주운전 단속을 비롯해 4대 무질서 단속 등 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통계에서 나타난 교통사고 역추세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교통안전 정책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지속적인 사망자수 감소추이는 도로나 교통환경 등 시설적 개선을 통해 상당부분 효과가 나타난 것이었으나 이제 방법론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이 교수는 “전체 교통사고 감소추세와 반대로 노인사고와 음주사고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운전자의 의식의 문제”라며 “후진적 교통안전의식을 바꾸기 위해 앞으로는 이들을 변화시킬 홍보 및 계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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