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전거 사고,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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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자전거 사고, 무시할 수 없다
  • 곽재옥 기자 jokwak@naver.com
  • 승인 20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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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자출족’, 자전거를 이용해 여행을 즐기는 ‘자여족’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를 증명하듯 도심이나 변두리에서는 속속 라이더들을 위한 전용도로가 생겨나고, 공영 자전거 주차장이나 대여소도 늘고 있는 추세다.

자전거 이용인구의 증가는 자전거 판매대수를 들여다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자전거는 200만대로, 자동차 154만대보다 많은 숫자다. 올 상반기에도 100만대 넘는 자전거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용자가 늘면서 자연히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03년 6024건에서 10년만인 2012년 1만 297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더욱이 경찰이나 보험회사 접수를 통해 통계에 잡히는 사고는 피해가 큰 사고들이 대부분이라 이외 경미한 사고들을 포함한다면 실제 사고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자전거 사고는 고의가 아닌 무심코 행하는 행동으로부터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는 그 빠르기를 믿고 교차로의 깜빡이는 녹색신호에서도 거침없이 횡단을 감행하기 쉽다. 하지만 정작 출발을 준비하는 자동차는 이들을 인식하기 어려워 이러한 ‘직각 충돌’이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뿐 아니라 하천변이나 보도 상의 자전거도로를 더 애용하는 보행자들이 많아 자전거와 사람이 뒤엉키면서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손쉽다는 이유로 운행 시 과속,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이를 처벌하는 법 개정까지 추진 중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 이용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일은 고무적이지만 그에 따른 안전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동차보다 느리고 라이선스 없이 누구나 손쉽게 운행할 수 있는 자전거지만 자동차 못지않게 사고의 위험이 높고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얼마 전 한국교통연구원 정경옥 연구원이 한 세미나에서 제시한 상징적 구호는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의 보급과 함께 보급돼야 할 의식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입니다’, ‘자전거는 느리지만 차입니다’, ‘자전거 통행로는 차도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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