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여유법 개정,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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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여유법 개정,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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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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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초 중국의 여유법 개정 이후 우리 관광계는 지금껏 좀처럼 안정을 못 찾고 있는 듯하다. 하기는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부동의 최대 방한관광시장이였던 일본이 지난 정부시절의 독도관련 대응방식의 여파로 올해 전년 대비 24% 이상 시장이 축소되는 충격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일본의 공백을 메꾸면서 전체관광 시장은 오히려 견조한 성장을 하던 차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따라 관광계에서는 업종과 지역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과 관련 매출감소가 30∼60%에 이른다고 알려지고 있고 이에 대한 향후의 대응방안도 아직까지 뚜렷이 찾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이와 같은 변화는 진작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중국측 자료에 의하면 2012년 중국의 인바운드는 전년대비 2.2% 감소하여 1억3000만여명 수준이고, 국내관광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연인원 29억5700만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또한 아웃바운드는 8318만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8.4% 성장했고 금년 말에는 거의 1억명에 조금 못미치는 정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중국의 아웃바운드 시장에 대해 자료에 따라서 2015년 1억명을 넘어 2020년까지 2억명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의 전망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아시아 포럼에서 5년 내에 4억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일이 알려지면서 예측보다 훨씬 중국시장의 성장이 빨라질 수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어쨌든 우리 바로 옆에서 속도와 크기가 어마어마한 시장이 생겨나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와 같이 급속한 시장의 팽창과 함께 자본주의적 소비자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중국내에서 관광관련 분쟁 역시 크게 늘고 있어 여유법개정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관광업계는 그간 중국측의 몰지각한 여행업계의 요구에 맞추어 우리 시장을 속빈 제로 투어피에서 심지어 관광객을 돈을 주고 사오는 마이너스 투어피시장으로 망쳐왔다. 이에 따라 관광객은 늘지만 정작 수입은 그에 따라 늘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알 듯 시장은 늘 변한다. 그래서 사업하기가 어렵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와 관련 얼마 전 지역 방송국에서 중국인 관광시장과 행태의 특징에 대해 물어 온 일이 있다. 이때 중국인들은 전반적으로 해외여행을 저렴하지만 여러 가지로 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고, 쇼핑 등 구매 활동은 과시욕이 강해 명품을 소비하기를 좋아하고, 먹는 것은 다양하고 푸짐한 것을 선호한다는 설명을 했다. 동시에 이러한 특징은 과거의 자료를 토대로 한 것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행태는 앞으로 더욱 급속히 변할 것이라 반드시 중국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 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점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광행태 변화상을 통해 쉽게 확인되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오랫동안 일본인 관광객들은 전 세계에서 멍청해 보이는 깃발부대와 명품소비, 섹스애니멀이란 모욕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나라도 1989년 전면적인 '해외여행자유화' 이후 명품 싹쓸이 관광, 웅담 등 불법보신여행에 매춘관광이 국내·외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국제적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유럽에서는 왕왕 한국인 단체관광객 사절이라는 망신스런 명패가 호텔이나 레스토랑, 명품숍 등에 내걸렸다는 기사보도가 빈발했던 것이 엊그제 일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쪽 연구자료를 보아서도 중국인들의 1인당 해외소비액이 줄고 있고, 웰빙이나 힐링 등의 미래형 관광상품 구매가 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여유법 개정 이후 전체적인 해외여행 성장세까지 주춤하는 가운데 기존의 단체여행방식도 상당 비율 개별여행방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나 그랬듯 핵심은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여유법 개정이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많은 여행업자들은 물론 일부 언론과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여유법의 정확한 개정 내용을 몰라서 쇼핑과 옵션관광이 무조건 안 되는 줄 아는 경우까지 있는 상황이다.

정확하게 지금의 상황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시기가 되어야 하고 위협을 기회로 전환하여야 할 당위가 필요한 때이다.
중국은 우리 관광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면서 동시에 한국관광이 크게 의존하게 되어 있어 향후 구조적으로는 시장의 안정성이 크게 위험해지고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고가의 품격있는 고부가 관광 콘텐츠의 개발, 질 높은 통역과 안내시스템의 구축, 중국인 관광불편이나 피해에 대한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구제 및 보상 프로세스의 개발, 시장다변화 등의 과제가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
그 전에 여유법에 대한 정확한 내용전달과 관광업계의 피해상황 점검과 단기적인 시장지원책에 대해 적절한 당국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관광대국으로 도약할 길에 무엇보다 지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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