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교통법규위반과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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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교통법규위반과 단속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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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9~10월 두달간 전국 주요 교차로에서 캠코더를 이용한 교차로 꼬리물기와 끼어들기 등 법규위반 행위를 단속한 결과 기간중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작년에 비해 10.9%가 줄어들었다는 소식이다. 물론 기간중 법규위반으로 적발된 건수 또한 2배 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법규위반행위를 강력히 단속하면 할수록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마음 먹고 단속하면 법규 위반행위를 얼마든지 더많이 적발해 낼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다. 누가 보면 안하고 안보면 한다는 ‘범죄의 일반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의 일상적인 교통법규 위반행위가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지 실감할만한 현상이라고 하겠다.

이런 현상 때문에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더 강도 높은 단속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만 하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

그렇다면 법규위반 행위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은 운전자 개개인이 법규를 알지 못해서 저지르는 것이 아닌 이상, 뻔히 알고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또 자기중심적 사고에 따라 행위한 결과 나타난 결과와 다름 아니다.

다른 법규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법규위반 행위가 잦으면 잦을수록, 또 그 영향이 심각하면 할수록 단속이 강화되고 처벌수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소수의 마약 사범 때문에 양귀비의 재배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마침내 보통사람들은 양귀비 재배를 하지 못하게 법으로 규정한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러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생각으로 단속을 계속 강화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좋은 현상일 수 없다. 만약,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시험장에 감독관의 입회없이 시험이 치르질 수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현상이겠지만, 감독관이 두세명 시험장에 들어와 시험보는 학생들에 대한 감시의 눈을 번뜩인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교육현장이라 할 수 없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단속 자체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행위자 각자가 법규를 위반하지 않을 마음가짐을 갖는 일, 다른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반드시 법규를 지킨다는 준법정신이 확고히 뿌리 내리도록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단속이 무서워 법규를 지킬 수 밖에 없다면 말이 안되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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