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프리패스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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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프리패스 체험기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3.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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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주, 더 멀리, 더 빠르게…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엿보다”

제휴로 3만8350원 할인받고 1만2600원 버스비 아껴
시외․고속사 참여+통전망 도입+터미널 스토리텔링
+제휴상품개발 등 결합 시 ‘국민관광’으로 성장 가능

지난 10월 고속버스 프리패스카드가 출시됐다. 출시 2개월만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연말을 앞두고 관광족들의 이용문의가 늘고 있다.  실제로 프리패스카드 홈페이지(www.eblpass.co.kr)에는 연말을 이용해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사용문의와 이용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버스업계에서도 버스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아직 동참하지 않는 고속사들도 도입 경과를 지켜본 후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시민과 고속사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리패스카드를 직접 구입해 다녀와 봤다.

프리패스카드는 놀이동산 자유이용권처럼 고속버스를 무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상품은 2종이 있다. 6만9000원 상품은 평일 5일 패스카드이고, 7만9000원은 주중․주말포함 패스카드다.

기자가 구입한 것은 7만9000원 주중․주말패스카드다.


프리패스카드 홈페이지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여행 도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게시판에 여행 일정에 대한 도움글을 올리면 관계자분이 굵직한 여행 뼈대를 짜준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서비스였다. 기자도 이곳에서 직접 컨설팅을 받았다.

“직장인 금토일 도깨비 여행 컨설팅 부탁드려요”라고 글을 올렸고, 한 시간이 채 안 돼 답장 메일이 날아왔다.

요약하면 서울-여수(관람지: 향일암 일출, 돌산대교, 오동도. 맛집: 간장게장, 갓김치)-해남(관람지:땅끝마을)-서울 코스를 추천해줬다.

이와 함께 깨알 재미를 더하도록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 글들을 보라고 연결시켜줬다.

알뜰 여행을 다녀오라고 전남도청과의 숙소․맛집 등의 제휴리스트(14개 시군 관광지, 음식점, 숙박업소, 특산품 매장 144개 수록)와 버스 시간표도 보내줬다.

도움 받은 컨설팅 위에 ‘벌교 꼬막’과 ‘목포 뻘낙지’까지 먹고 오는 걸로 추가 계획해 서울-여수-벌교-해남-목포-서울로 결정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남도청과 프리패스카드 제휴 숙박․관광․식당 이용으로 총 3만8350원을 할인받았고, 프리패스카드로 1만2600원의 버스비를 아껴 총 5만950원을 절약해 여행을 다녀왔다.

둘 이상이나 가족들이 다녀올 경우 더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프리패스카드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다.

관광 목적의 경우 KTX는 큰 도시까지만 연결돼 있어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는 한계가 있다. 하차 지역부터 다시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반면, 프리패스카드는 큰 도시는 물론 제휴 고속버스가 다니는 지방 깊숙한 터미널까지 오갈 수 있기 때문에 관광목적의 여행이라면 유리한 측면이 많다.

KTX를 이용했다면 여수 근방을 다녀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프리패스로 벌교, 해남, 목포를 다녀올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방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군소 터미널의 경우 대부분이 1960~70년대 터미널을 연상시킬 정도로 오래돼 추억의 향내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꼬막으로 유명한 벌교의 터미널은 우리나라 터미널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낙후된 터미널로 손꼽힌다.

일단 겉모습부터가 흉가 같았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면 왠지 귀신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안을 들어가보니 연탄난로 주위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떨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낙후된 시설과 수다 속 웃음소리는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이곳이 전혀 낙후된 곳이 아니라 오랜 간만에 지인들을 만나는 장소와 같았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시골의 풍요이자 정(情)이었고, 프리패스카드 이용자만이 느껴 볼 수 있는 특권이었다.

프리패스카드는 현재 제휴된 고속사가 금호, 속리산, 한일 3곳이다. 이 3곳의 버스만 탈 수 있다는 의미다.

다행히 다녀온 전남 지역은 금호고속이 거의 대부분을 운행하고 있어서 큰 불편 없이 관광을 즐기고 왔다.

더 많은 시외․고속버스회사들이 참여한다면 프리패스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은 분명해 보였다.

서비스를 누리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더 자주, 더 멀리, 더 빠르게 관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외버스 통합전상망 도입이 현실화되면 인터넷과 어플로 버스표 예매까지 가능해지고, 낙후된 터미널 시설들이 지역 개성대로 스토리텔링까지 더한다면 국민 대표 관광 상품으로 성장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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