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1980년대식 시외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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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1980년대식 시외버스터미널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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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의 시외버스터미널이 낙후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나, 전혀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 터미널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본적인 서비스인 청소나 냉난방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이 적지 않아, 지금 같은 한겨울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여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규모가 작은 지역일수록 두드러진다. 운행차량 편수가 적고 이용객이 적다고는 하나 터미널 매표소 라운지는 썰렁한 한파가 돌고 있고 그나마 한기를 피하려 실내에 피워둔 몇 군데 연탄난로 가 고작인 곳도 있다.

그런 곳일수록 청소 등도 소홀해 쓰레기통이 치워지지 않은채 방치되기 일쑤고, 구내매점이라고 구멍가게 수준을 넘지 못하는 곳도 많다.

말이 터미널이지 기종점 역할을 하는 것보다 경유지 역할이 더 큰, 소규모 시외버스터미널은 이렇게 여전히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매표수수료나 시설 내 기본적인 임대수입 말고는 경영활성화를 가져올만한 사업을 시도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이 까다롭고 규제가 많아 그렇다고 영세 터미널사업들은 항변한다. 수익성이 없는데 어떤 투자가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반면 활력을 되찾을만한 그들 스스로의 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사이 이용객들의 불편과 애로는 커져 간다.

혹자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여객터미널 등과 같은 시설이야말로 우리의 랜드마크라 할만하다고 말한다. 다수의 외국인 여행객들이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그들 스스로 찾아다니는 단계에 와 있는데 지역의 버스터미널이 동남아시아권과 크게 다를 바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대단히 실망스러운 현상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좁고 춥고 어둡고 지저분한 대기실에서 삐걱대는 의자에 앉아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 이용객들이 그런 시설에 고마움을 가질 수 있을까.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교통분야에 이렇게 낙후된 곳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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