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앞두고, 고속사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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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앞두고, 고속사 ‘초비상’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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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법 시위’ 예고
“서울고속터미널발 11개 노선, 200표 예매”

고속버스회사들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측이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초비상에 걸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고속·시외버스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 보장’에 관한 준법 시위(희망의 고속버스타기 투쟁)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연대는 “오는 20일 오전 10시부터 15시까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11개 노선의 200여명 분량의 표를 예매했다”며 “장애인들도 고속버스를 타고 집에 갈 것이다”고 밝혔다. 서초경찰서도 “연대는 시위 신고와 허가를 마친 상태다”고 밝혔다.

연대는 이번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로 규정하고, ‘420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단’이라는 임시 이름으로 3월26일부터 5월1일까지 9번의 대규모 행사를 서울 곳곳에서 진행한다.

이중 ‘장애인의 날’ 당일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서 시위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고속버스 차량 구조로는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태울 수 없어 이날 장애인들과 일반 승객간의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

특히, ‘장애인의 날’을 맞이 시위를 위해 200여명의 버스표를 예매한 점을 보아 장애인들이 대거 시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일요일과 행락철 기간이 겹쳐 많은 인파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경찰과 고속버스업계는 장애인과 일반인들의 혼잡이 마찰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고속버스에 승차하지 못할 경우 버스 출발 시간은 지연된다.

실제로 연대측은 지난 1월27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시외버스 장애인 접근권 보장’에 관한 시위를 똑같이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한 명의 시위자가 버스에 올라타지 못하자 서울-세종간 버스의 출발이 2~3시간이나 지연돼 결국, 다른 플랫폼에서 예비버스를 투입하는 임시방편을 동원했지만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규모가 다르다. 11개 노선에 200여명 분량의 표가 예매됐다.

11개 노선이 모두 2~3시간 씩 지연될 경우 예비버스 운용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 좁은 터미널 내부가 장애인, 경찰, 언론, 시민, 업계 관계자들로 가득차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고속사 및 터미널업계는 이번 대규모 ‘장애인의 날’ 시위를 앞두고, 긴급 회의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고속사 및 터미널업체 고위 관계자는 “상당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위가 어떻게 번지게 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토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이날 시위로 인해 11개 승차장이 멈출 경우 고속버스 터미널 전체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일반 국민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고속버스업계는 민간사업자만의 힘으로는 전통휠체어 이용 가능 버스를 운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전동 휠체어용 좌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면적상 최하 6개의 일반인 좌석을 2개의 휠체어용 좌석으로 개조해야 하는데, 서울-부산 우등고속 1개 좌석 운임은 3만4200원으로 장애인들의 경우 무려 20만5200원(1인당 10만2600원)의 비싼 운임이 발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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