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시장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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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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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업체 시장 진출 본격화

"중고차 시장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인가."
자동차매매업이 유망 업종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메이저급(기업형)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자본을 앞세운 SK,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군이 마치 노다지를 캐는 "금광"이라도 되듯 온 라인 상에서 중고차 시장을 선점 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고 대다수 신생 업체들은 기존 업체와의 차별화를 표방하며 오프라인 상에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차 시장은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내적으로도 점차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은 당초 기대했던 것 만큼 시장 이미지가 향상되거나 발전된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불과 몇 년 새 기업형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으나 시장 주도권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규모를 앞세운 기업형 업체들이 중소 기업들에, 수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의 영역으로 점차 흘러가고 있는 것만은 결코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황*****

중고차 시장은 사업자거래가 지난 98년 46만여 대에 불과했으나 4년여 만에 두배이상 증가, 지난해 최초로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쾌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총 판매량도 181만7천898대로 145만1천450대에 그친 신차판매량을 33만여 대나 추월하는 등 지난 97년말 IMF체제 돌입 이후 외형적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중고차업체수도 지난 98년 2천여 개에 불과했으나 4천여 개로 크게 늘어나는 등 4∼5년새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외형적인 성장은 내적으로도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촉발했다.
특히 지난 95년말, 자동차매매업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된 데다 IMF 이후 중고차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눈에 띠게 높아졌다.
현대, 대우, 기아 등 신차업체들이 중고차 수출에 투자하는 한편 경매장 조성을 통한 간접 진출을 모색, 현재 대우 및 현대·기아 경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00년을 전후로 인터넷의 발달과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으로 중고차 시장은 개발되지 않은 "금광"으로 가치가 높아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대기업들의 진출이 본격화 됐다.
이들 대기업들은 자동차관련업종의 영업망 및 유통망, 그리고 인·물적 자원을 활용해 인터넷을 통한 매물 중개 업체로써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 주유소를 활용한 엔카닷컴, LG 주유소를 이용한 얄개네트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들은 인터넷에 중고차 매물 안내 사이트를 개설, 중고차 매물정보 제공과 함께 중고차 정비진단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또 인터넷에 신차 판매 전문업체인 딜웨이, 리베로, 드림라이프 등도 자사 사이트를 이용, 직·간접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 업체들은 대기업의 인지도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이버공간에서 중고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중고차 매물정보 제공의 한계 및 중고차 사업 확대의 어려움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오프라인을 개설하는 등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시장 진출 및 사업 확대를 반대하는 기존 업체와 사회적인 여론을 의식해서 인지 상당 기간 망설이다 지난해 중반부터서야 조심스레 오프라인 사업을 본격화 하고있다.
엔카와, 얄개 모두 지난해 말 서울 양평동과 율현동 2곳에 중고차업체를 개업, 운영하고 있다.
한편 대자본을 가진 기업형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과 성장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형 업체들은 대기업과 기존 시장의 틈새를 공략, 차별화된 전략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에 동시 진출함으로써 자리를 굳혀 나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전국 체인망 구성을 통해 중고차 시장의 전문 브랜드화를 목표로, 깨끗하고 독특한 단독매장 확보, 무상수리 및 품질보증제 도입, 자체 차량 평가사 및 정비공장 운영 등으로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는 점이 큰 특징이다.
대표적인 업체들로 오토큐브, 유카네트 등이 꼽힌다.
오토규브는 지난 2000년 일산 오토몰을 제1매장으로 해 분당에 제2매장, 서울 창동에 제3매장을 오픈, 비교적 빠르게 성장해 가고 있다.
특히 오토큐브는 르노 삼성 자동차와 제휴, 신차 판매시 처분해야 하는 대체 중고차를 전량 처리하고 있다.
유카네트도 약 20억원의 대자본을 바탕으로 의정부에 제1매장을 오픈, 영업중에 있다.
이 밖에 국내 최초의 미국형 매장으로 알려진 아이모터스가 용인에 개설됐으며, 지난달에는 신아주산업이 자사 소유인 상봉터미널내에 대규모 중고차시장을 본격 개장했다.
이들 기업형 업체들은 월 평균 150∼200대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아직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중고차 시장에 대자본이 유입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인식변화다.
많게는 수십억원을 투자한 중고차전문회사가 설립되면서, "중고차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매매업이 학문의 영역으로 인식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는 아직 그리 좋지 않아도 종사원들에 대한 시각만큼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또한 중고차 상품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기 위한 연구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고차에 대한 상품가치가 인정받게 되면서 중고차 가격을 개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산정하기 위한 제도가 신설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자동차사정사, 자동차관리사, 자동차감정평가사 등 중고차 가치를 판별할 수 있는 민간자격제도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같이 민간자격제도가 난립하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안돼기 때문에 정부공인자격제도의 정착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고차 시장의 외형이 갈수록 커지면서 성능점검, 품질보증제도 등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보호장치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제도화 하기에 앞서 신생 업체들이 기존 업체와의 차별화 및 고객 서비스를 표방하며 자율적으로 실시해 온 것들이다.
이에 뒤질세라 기존 업체들도 이같은 제도를 잇따라 도입, 서비스 경쟁의 시위를 당겼다.
특히 기존 업체들의 경우, 신생 업체들에 맞서 첨단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실례로 대형 업체들의 시장 진출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수도권 지역 중고차 시장의 경우 유망 벤처기업인 오토샵(마이크로 인포)과 제휴해 소비자 및 중고차 종사원들에게 이용이 간편한 매물공유프로그램(키오스크, PDA)을 제공하는 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신생 업체들의 출현으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고차 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자칫 출혈경쟁을 유도해 대다수 중소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대규모 경매장의 조성으로 중고차 시장의 도매 기능이 강조되고, 국내에서도 자동차 경매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전망*****

앞으로 중고차 시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자본력이 막강하고 경쟁력이 있는 업체가 속속 출현할 전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둘 중 어느 한쪽을 포기한 상태에서 중고차업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낮아 차별화된 마케팅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고차 사업이 시스템의 차별화보다는 영업의 노하우가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프라인에 의존하는 과거의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기존 업체들이 경쟁력을 쉽게 잃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고차 시장은 한동안 기존 업체와 신생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李胄勳기자 jhlee@gyotongN.com

****인터뷰=====신동재 연합회장

"21세기가 요구하는 업계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신동재 전국자동차매매조합연합회 회장은 "올 한해동안 자동차 이전등록 업무의 중고차업계 이관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각종 사업 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동차 이전등록업무는 전국의 자동차 등록사업소에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관리법 제 77조 권한의 위임 및 위탁근거에 의거해 이전등록업무를 매매연합회가 위임받아 시 ·도 조합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해 나가는 한편, 이전 등록 전산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중에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자동차 이전등록업무를 업계로 이관할 경우, 전국 4천여개 업체에서 시간, 경비, 인력 등의 절감을 통해 엄청난 경영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전 등록 전산 시스템 구축에 따른 홈페이지 개설 등 인터넷 사업을 활성화할 경우 연간 30∼40억원의 수수료 수입이 예상돼 시·도 조합과 조합원들이 각각 예산확보 및 회비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탐방=====서울 남부시장

"변해야 산다."
경기도 성남 지역에는 총 40여개의 중고차업체가 운집해 있다.
이 지역 업체들은 다른 지역 업체들 처럼 단지화 되거나, 규모가 그리 크지도 않은데도 탁월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려상사, 태성상사 등 대다수 업체들이 매물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업체별 홍보를 공동으로 하고 있어 비용 절감과 판매 신장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총 20여개 업체가 운집해 있는 인근 안산의 동일단지가 이같은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눈길을 끌었었다.
단지에 입주해 있는 전체 업체들이 상호 네트웍으로 연결돼 있어 실시간 중고차 정보 공유와 무료 광고 등 기존 "유료 회원용 매매관리 프로그램"의 핵심 기능을 100% 활용해 종전보다 30%이상 판매 신장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성남, 안산 지역 업체들이 경기 남부 지역의 대표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영업의 상당부분을 핸드폰에 의존하고 있는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카딜러 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무선이라는 PDA의 장점을 이용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현장에서 영업활동을 주로 하는 딜러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중고차 업무의 전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다.
이 시장의 한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도 이제 주변 환경에 맞춰 변화하지 않는 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면서 "특히 대자본과 인터넷으로 중무장한 메이저급 업체들과 동등한 경쟁을 하려면 마케팅 전략의 차별화 및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매매업계 지형도 이렇게 달라졌다

전국 중고차업체수는 지난해 3천661개로 10년전의 539개보다 6배 가량 크게 증가한 반면, 중고차 총 판매대수는 181만7천898대로 2배 성장하는데 그쳤다.
또한 업체별 판매대수는 지난 91년 550대에서 지난해 290대로 오히려 47.2%나 감소해 업체별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외형적으로는 중고차 시장이 신차판매 대수를 앞지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각 업체별로는 기하급수적인 업체수의 증가로 판매경쟁 과열과 판매부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또 사업자판매대수는 지난 91년 29만6천405대에 불과하던 것이 10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2.5배나 증가해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당사자 거래 비율은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매매업의 등록기준 완화와 중고차 수출의 활성화로 무등록업자가 제도권으로 대폭 흡수된데다 대규모 경매장 및 인터넷 거래 활성화 등에 힘입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차판매대수는 지난 91년 110만4천184대에서 지난해 145만1천450대로 31.4%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IMF 직후인 98년부터 현재까지 줄곧 중고차 판매대수에 뒤쳐지고 있다.
한편 중고차 수출도 지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500여대 선으로 극히 저조한 수준이었으나 IMF 이후 원화가치 하락에 힘입어 러시아 등지로 중고차 수출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의 경우 8만8천655대가 거래됐으며 지난해에는 최초로 11만177대로 10만대를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수출항이 인접한 인천과 부산지역의 중고차 수출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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