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시장 춘추전국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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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춘추전국 시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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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고차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서울 "장안평" 주도의 중고차시장이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각 지역별로 대규모 단지가 잇따라 조성됨에 따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시장의 역사는 그동안 개장 2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장안평"의 독주로 점철돼왔다.
장안평시장은 서울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중고차수요를 사실상 잠식해 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서울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대규모 중고차단지가 조성되는등 중고차업체가 잇따라 설립됨에 따라 이같은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대기업을 등에 업은 인터넷업체의 출현은 중고차시장의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자동차생산업체들이 앞다퉈서 대규모 중고차경매장을 조성, 이같은 양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중고차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새로 조성되는 시장을 조명한다.

▲현황
중고차시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총 4천여개 업체가 운집하고 있다.
각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 300여개 업체가 있으며 부산 160여개, 대구 40여개, 인천 160여개, 광주 60여개, 대전 100여개, 울산 70여개등 7개 대도시에만 600여개 업체가 설립돼 있다.
또 경기도의 경우 500여개 업체가 운집해 있다.
서울, 인천을 포함하면 무려 1천여개의 중고차업체가 경기도 지역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 지역은 전국 최대 중고차상권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고차단지도 서울 11개, 인천 10개등을 포함할 경우 총 70여개가 경기도 지역에 운집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메이저급 중고차경매장이 이 지역에 잇따라 조성됨에 따라 이같은 양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지난해 5월 조성한 서울자동차경매장과 현대·기아 자동차가 연초 조성한 현대·기아경매장이 모두 이 지역에 들어서 있다.
경매장은 전국적으로 총 10여개가 조성돼 있으나 실제 경매가 가능한 곳은 다섯손가락에 꼽힌다.
자동차생산업체들이 조성한 경매장외에 대구자동차경매장이 서울경매장과 손잡고 비교적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또 경매장의 원조 한국자동차경매장과 청주자동차경매장, 남경자동차경매장이 조성,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중고차시장이 각 지역별로 잇따라 조성되면서 눈에 띠게 달라진 가장 큰 변화는 시장 주도권이 장안평을 비롯한 서울지역에서 전국 각 지역으로 골고루 분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업체수가 전국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외에도 경기도 인근에 대규모 중고차경매장이 잇따라 조성됐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서울지역 중고차시장은 도·소매기능을 동시에 가졌다는 특성때문에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지방 중고차사업자들에게도 차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수도권 인근 대다수 중고차사업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량가격이 저렴한 서울지역에서 중고차를 구입, 일정 마진을 남겨 지방에서 되팔아왔다.
그러나 각 지방에 중고차시장이 잇따라 조성되고 대형 경매장이 들어섬에 따라 서울지역 중고차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는 그동안 서울지역 중고차시장에서 차량을 매집해온 지방의 중고차사업자들이 매집의 대부분을 도매기능을 가진 경매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사업자의 경우 경제효과가 높은 경매장에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서울지역 중고차시장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 장안평 중고차시장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 시장 관계자는 "과거 100%를 자랑하던 시장 점유율이 현재 30%선으로 뚝 떨어졌다"며 "특히 서울지역내에서도 새로 조성된 서부, 강남등의 시장에 수요를 대폭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중고차시장의 유통구조가 크게 바뀐점도 최근 달라진 추세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앞서 지적한 대규모 경매장의 영향을 받은데다 자동차인터넷업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인터넷업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중고차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어 기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중고차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을 조성, 소비자들의 호응을 점차 얻어가고 있는 추세다.
현재 자동차사이트는 30∼50여개이상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중고차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인터넷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이버공간의 중고차거래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 인터넷업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운영한데다 기존 시장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문제점및 전망
중고차시장은 현재 대기업을 등에 업은 인터넷업체와 자동차생산업체들이 조성한 경매장, 또는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매장등이 잇따라 출현함에 따라 외적으로는 기대이상의 성장을 가져왔으나 내적수준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고차업체수는 크게 늘었으나 서비스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 소비자들은 중고차시장을 신뢰하지 못하고 차량 가격 및 성능을 믿을 수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고차시장이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격제도의 정착과 상품의 질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
이와관련, 최근들어 선보이고 있는 자동차관리사, 자동차평가사, 자동차사정사제도의 경우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산정의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서로 유사한 제도가 난립하고 있는 점은 자칫 소비자혼란을 부추길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제도의 일원화가 시급하다.
이와함께 최근 시행하고 있는 중고차품질보증및 성능점검제도의 경우 차량상태에 대한 소비자 신뢰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그러나 이들 제도가 중고차사업자에게 지나친 부담을 줘 차량가격상승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李胄勳기자 jhle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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