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현대 기아차 영업본부 이전은 양사통합위한 사전정지인가?
상태바
기획 - 현대 기아차 영업본부 이전은 양사통합위한 사전정지인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1.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아자동차가 지난 8일 양재동 본사에서 압구정동으로 분가함으로써 현대, 기아차의 영업본부 이전계획이 완료됐다.
이에따라 현대자동차는 서울강북의 중심지인 서울시청 인근에서, 기아차는 강남의 최고 요충지인 압구정동에서 국내 자동차판매를 총 지휘하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강북과 강남의 핵심지역에 지휘본부를 설치함으로써 밀려오는 외국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확실한 방어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현대, 기아차 국내영업본부가 현대차그룹의 총본산 격인 양재동 사옥을 버리고 굳이 셋방살이(현대차)에 나선데 대해서는 아직 설득력 있는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현대, 기아차 대부분의 직원들까지도 이사를 하긴 했지만 왜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아해 하고 있다.

기아.

◇본사 이전 5개월만에 분가
현대자동차는 정몽구회장과 몽헌회장과의 후계자 분쟁사건이었던 소위 '왕자의 난'이 있은 이후 농협으로부터 현재 사용중인 양재동 본사를 2천300억원에 매입했으며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계동사옥에서 양재동으로 모두 이전했고 기아차도 12월 여의도 사옥을 현대캐피탈에 넘기고 양재동에 합류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장기계획으로 양재동 본사 앞쪽에 위치한 수천평규모의 하나로마트 인근 부지까지 매입, 한국자동차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장기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 하이스코등 계열사들이 모두 입주, 현대차그룹 타운을 건설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들어있다.
그러나 불과 5개월만인 지난 6월 현대차와 기아차 국내영업본부를 분가시키기로 결정하고 현대차는 지난 7월, 기아차는 이달초 각각 새사옥으로 이전했다.
이때 내세웠던 이유는 양사의 독자적 경쟁력 확보문제.
현대, 기아차 직원들에 따르면 영업본부 이전이 한빌딩에 경쟁관계에 있는 양사 국내영업본부가 모여있다 보니 짜맞추기식의 보고가 빈번해 통합에 대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정회장의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의 내수시장 판매량을 보면 전년도에 비해 10%이상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양사 마케팅실이 분석한 이유로는 시너지효과 감소 때문이 아니라 극심한 소비심리 위축이 주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초 이전작업을 완료한 기아차의 향후 판매추이를 봐야 알수 있겠지만 어쨋든 현대차는 이전을 완료한 7월이후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사상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이유에 상관없이 영업본부 이전작업은 일단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진짜 이전 이유는
현대, 기아차 영업본부 이전의 진짜 이유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양사 통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98년 기아차를 인수한 직후 현대차는 당분간 양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다가 단계적으로 통합, 결국 한개의 브랜드로 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즉, 1단계로 재경본부와 기획본부, AS본부등을 통합,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하고 국내영업본부만 별도로 운영하는 이른바 1사 2개 브랜드로 운영한 후 2단계로 브랜드까지 모두 통합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장 나중에 통합되는 국내 영업본부를 밖으로 분가시켰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나리오대로라면 양재동 본사에 있는 재경, 기획, 마케팅본부등의 통합작업이 뒤따르게 된다.
◇후계구도와 연관설
또 하나의 유력한 설은 현대, 기아차의 후계구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다.
정회장이 외아들인 정의선 상무에게 합법적으로 현대차그룹을 물려주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즉,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부문을 독립시켜 하나로 합친다음 정의선상무를 대주주로 하는 독립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것이다.
이 판매부문 독립법인은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 모기업인 현대, 기아차와 다시 통합시킨다는 것.
정상무가 현재 현대차 영업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식이 정회장이 현대차서비스를 설립한 후 현대차를 장악한 시나리오와 같은 것이어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의선상무의 영업본부 근무는 통상적으로 후계자들이 경영수업을 받을 때 거치는 절차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연말 임원인사가 관건
어쨌든 현재 현대, 기아차조직이 본사인 양재동 사옥을 두고 계동과 압구정동, 서울시청인근 등지로 흩어져 있는 비정상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같은 의문점은 오는 연말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와 다음 단계 조치에서 대략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여진다.
본사나 영업본부 통합작업이 내년중으로 이뤄진다면 이번 인사에서 경영진의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李相元기자 lsw01@gyotongN.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