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모터쇼의 흥행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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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모터쇼의 흥행주역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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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프로스포츠를 보면 외국인 첨병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프로농구의 경우 2m이상의 외국인 장신센터들이 내뿜는 장쾌한 덩크슛은 국내 농구팬들에게 가장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수입차판매가 늘면서 머지않아 국내 자동차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현대차와 대우차라는 2개의 축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대우차부도로 인해 절름발이가 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한국자동차시장의 주연배우는 누구인가.
한마디로 '현대차다'라고 하는데 아마 이견이 없을 것이다. 현대차는 차생산량및 판매량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그러나 BMW, 벤츠,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가파른 성장및 도요타의 국내상륙등 최근에 전개되는 일련에 수입차업계 상황은 현대의 안정적인(?) 독주를 가로막기에 충분한 잠재적 파워를 내포하고 있다.
일례로 오는 9월에 열리는 부산모터쇼는 당초 올 3월 개최예정이었던 서울모터쇼의 무산으로 부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대·기아와 르노-삼성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참가유보로 사실상 부산지역의 소규모 부품쇼로 전락하는 위험에 봉착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BMW, 벤츠, 도요타, 포드, 볼보등 국내 수입차업체들이 대거 참가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활력을 되찾고 있다.
수입차업계 입장에서는 부산을 포함한 영남지역이 국내 자동차 수요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전략적으로 서울과 수도권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최측인 부산시는 수입차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모터쇼의 3분의1 수준에 해당되는 참가비및 공평한 부스배정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들의 화려한 전시만으로도 모터쇼는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따라 서울모터쇼의 주최측인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는 지난 모터쇼 준비 당시 수입차업계와의 주도권 쟁탈에서 밀린데 이어 또한번의 '씁쓸한 잔'을 마시게 됐다.
이제 국내 자동차시장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부산모터쇼가 내년 11월로 예정된 서울모터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길 기대한다. '수입차업계가 참가해야 모터쇼가 된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국내에선 말이 되는 것같다.


고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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