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시장은 자본만으론 안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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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은 자본만으론 안통한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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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업체들 경영난으로 잇따라 ‘고배’
시장의 비정형성, 체계화된 시스템과 부조화

‘대기업들은 중고차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까.’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형 중고차 업체들이 최근 수년간 중고차 시장에서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등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지난 1998년 이후 SK엔카를 제외하곤 상당수 기업형 업체들이 막강한 자본력과 발달된 시스템을 앞세우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 롯데, 현대산업개발, 코오롱 등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오프라인 대형 중고차 사업장으로 꼽혀온 오토큐브는 2004년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
단일 오프라인 중고차 매장으로는 1위 업체였던 자마이카 역시 재고를 대폭 처분한 뒤 상봉동 매장 총 4천평 가운데 2500평 가량을 임대, 운전전문학원으로 용도를 돌리는 등 고육지책으로 경기 침체를 뚫기 위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자동차제작판매업체들이 설립한 자동차경매장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서울경매장이 개최한 한일 중고차유통 세미나에서 신현도 서울경매장 상무는 이같은 원인을 여러 각도로 분석했다. 다음은 신 상무의 주요 발표 내용.
◆시장의 비정형성= 중고차시장은 위장 당사자 거래 등 수요자의 요구형태나 거래절차가 지나치게 비정형적이고 복잡한 경우가 많아 획일화된 기업형 영업시스템이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
◆시스템 우위에 대한 맹신= 기업형 업체의 영업 시스템은 겉으로는 소비자 지향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최소한의 경제규모에 미달할 경우 이 시스템은 매입매출의 효율성이나 손익유지에 불리하다. 따라서 오히려 고정비가 늘어나 일반 소규모 매매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인적 자원에 대한 경시= 중고차시장에서 소비자의 요구는 반드시 합리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탄력적으로 수용, 처리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생리를 정확히 아는 중고차 유통전문가의 현장영업이 필수적이다. 유능한 인적 자원의 발굴, 육성이 없는 시스템 지향 영업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원가 및 비용관리 소홀= 중고차유통은 고수익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비용규모와 손익추세를 고려, 점진적으로 사업규모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업형 업체들은 대체로 자금력과 시스템의 우위를 믿고 무리하고 성급하게 사업을 확대, 손익구조가 빠르게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공동사업장의 도매 역할= 공동사업장(중고차단지)이 활성화돼 상대적으로 경매장의 필요성은 줄어든다. 공동사업장은 대형 소매시장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결과적으로 매매업체간 상품의 교환 혹은 도매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이같은 역할만을 별도로 수행하는 경매장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현실적으로 제대로 도매공급의 역할을 하는 경매장의 수가 많지 않은 것도 경매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매매업체의 입장에서 몇 개 되지 않는 경매장을 상품의 확보 및 매출의 대상으로 간주해 영업하긴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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