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연합회 통합전산망 효과 및 가능성 전망
매매연합회, 전국 DB 통합…국내 최대 사이트 개발
미이어파워하우스와 계약 체결…내년 1월 본격 운영
거래규모 ‘1000만대 시대’…소비자신뢰 구축 총력

‘대기업이 운영하는 ’엔카‘를 능가하는 사이트로 만든다.’
연간 100만대 규모의 국내 중고자동차 매물정보를 통합한 새로운 온라인자동차 종합정보사이트가 개발된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전국 17개 시도조합(산하 4천5백여 회원사)이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해오던 매물정보사이트와 매물정보 DB를 통합, 국내 최대규모의 중고자동차 종합정보사이트를 개발키로 하고 최근 마케팅전문기업인 ㈜미디어파워하우스와 별도 법인 설립을 포함한 사업운영계약을 체결했다.
전국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최근 전국 17개 시도조합의 전산 담당자를 불러 모아 전산망 구축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 작업에 들어갔으며, 올해 안으로 모든 시스템 구축 작업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본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매매연합회 관계자는 “통합전산망이 구축되면 자동차 원부 조회, 사고이력 등 중고자동차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아낼 뿐 아니라 중고차 구매고객을 위한 모바일 및 멤버십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된다”면서 “현재 시장 점유율 5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엔카’를 능가하는 전산시스템 및 매물정보 사이트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기대 효과
연합회측은 이 사이트가 개발되면 매매사업자 단체가 직접 참여하는 신뢰성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연간 거래규모 100만대, 상시 매물정보 2~30만대 규모의 압도적인 정보량으로 국내 중고자동차 매물정보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차량 기본정보는 물론 진단정보 등 차량구매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비교해볼 수 있으며 보험, 할부, 보증기간 연장 등의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자동차 관련 대기업과의 제휴마케팅으로 발급받게 되는 멤버십카드를 이용 정비, 보험, 주유 등 차량 유지에 관련한 각종 할인 혜택도 받게 된다.
일선에서 자동차 매매를 중개하는 상사 및 딜러입장에서는 연합회 및 조합의 행정전산망과 연계돼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매물정보를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연합회와 미디어파워하우스는 이 사업을 위해 이달 중 별도법인을 설립, 올해 연말까지 연합회의 통합행정전산망을 새로 구축하고, 내년3월 중 온라인 매물정보사이트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연합회측은 이번 사업추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고자동차 시장에서 전국적으로 산재한 매매사업자들의 매물정보를 통합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며 “앞으로 매매사업자와 고객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사업자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고객은 풍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 사업의 파트너로 참여한 미디어파워하우스측은 “방대한 사업조직을 가진 연합회의 매물정보를 강력한 DB로 재개발함으로써 앞으로 자동차 관련 다양한 부가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반응
우선은 17개 전국 매매조합의 매물이 한곳에 집결할 수 있다는 것에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중고차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엔카의 정인국 이사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매매연합회의 통합전산망 사업이 성공적으로 구축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연합회는 각 시도조합을 핸들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힘있게 사이트를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기존 SK엔카 등을 활용해 온 현장 딜러들은 매매연합회나 미디어파워하우스측의 ‘장밋빛 전망’에 경계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딜러들은 거의 인터넷 중독 환자들이다. 심지어 수시로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지 않으면 심각한 불안증상까지 보일 정도로 딜러들도 인터넷은 생활의 도구가 돼 버렸다는 얘기다.
이같은 영향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연합회 통합전상망의 장애 요인으로 발생될 수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당수 딜러들은 이같은 인터넷 환경변화를 귀찮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더욱이 연합회나 각 조합은 딜러들에 대한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이들의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만 명의 딜러들을 하나의 사이트에 집결시키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거기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시장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SK엔카의 경우, 딜러들에겐 더 이상 ‘환상의 사이트’가 아니다. 초창기에는 10명 중 5명 이상이 이 사이트의 회원으로 가입할 만큼 위력을 뿜어냈으나 최근에는 2~3명 정도로 감소 추세에 있다.
잘 나가던 SK엔카 사이트가 시들해 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연합회의 통합 사이트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지 의심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매매연합회측은 “미디어파워하우스측은 연합회 전산위원회가 심사숙고해 선정한 업체인 만큼 고도의 자본력과 기술력이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대국민을 홍보를 위한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산망 성공, 신뢰도에 있다
통합전산망이 성공적으로 구축, 운영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일이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엔카가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대기업이니까 그래도 믿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매매연합회의 통합전산망에 대해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과 소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중고차 사업자들이 만든 홈페이지는 뻔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이같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세련된 디자인이나 고난이도의 시스템, 그리고 매물량만으로 승부를 건다면 ‘백전백패’다. 엔카의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해야 할 주체가 바로 회사 자신이 되지만 연합회 통합전산망의 경우는 명확히 책임 소재를 구분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신현도 서울경매장 상무는 ‘통합전산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성 회복에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추상적이고, 화려한 구호보다는 ‘내실 있는 컨텐츠’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상무는 또 “현재 엔카나 보배드림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측면에서 볼 때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컨텐츠만 확실하다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며 “인천매매조합이 전산 운영 부분에서 전국 조합 중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도 “통합전산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연합회 구성원간의 분열과 대립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전국의 5만여명의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통합 사이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통합전산망의 성공여부는 연합회장과 각 시도조합 이사장을 비롯, 전국 각 시도조합의 딜러들까지 ‘내 것이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얼마만큼 신뢰를 얻느냐에 달려있다.
한편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거대한 정보량을 담고 있는 전산망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도 중요하다.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기술적으로 잘 해결했다면, 그 다음은 대국민 홍보다. 일반 소비자들이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 곱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매매업체가 만든 사이트를 믿고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온라인 중고차 시장의 선두권에 있는 엔카를 비롯, 보배드림, 얄개닷컴, 오토샵 등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비용도 필요하다.
이후에는 소비자들이 얼마만큼 신뢰하면서 지속적으로 접속해 오느냐의 문제다. 없는 매물을 있는 것처럼 속여 올리는 ‘미끼매물’이나, 자동차를 팔기 위해 가격을 일시적으로 낮춰 올리는 ‘허위매물’이 판을 치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규율이 요구된다.
또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던 17개의 방을 하나의 방으로 통합하는 만큼 질서와 청결에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