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횡포, 해도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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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횡포, 해도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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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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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조양진 전국정비연합회 상근부회장

자동차정비수가를 놓고 지금 우리 정비업계와 보험업계가 숨 가쁘게 마지막 고개를 오르고 있다. 싸움이라면 싸움이고 흥정이라면 흥정이겠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치도 않을뿐더러 한가롭지도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말하자면 우리 정비업계의 4천 정비사업자들은 고립무원,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가운데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 최대 절명의 순간에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보험업계는 정부당국자나 시민단체 등 사방에 우군이 넘실대는 가운데 느긋한 표정이다.
지난 8년 동안 한 번도 보험수가를 인상해주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10여개 재벌보험사들과 영세한 4천 정비사업자들의 관계는 한마디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 구멍가게 같은 영세 정비사업자들에게 정비차량 밀어 주고 시간당 공임 1만5,000원으로 계약하자고 하면 당장 부도나고 직원들 월급이 체납지경인데 그거 마다할 사업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것이 8년간 아니, 10년간 지속된들 ‘울며 겨자 먹는다’고 대책 없이 따라가야 하는 것이 정비 사업자의 모습이다.
정비사업자들은 그동안 보험사를 상대로 호소도 해보고, 데모도, 협상도, 온갖 수단을 동원, 최소 얼마라도 정비수가 인상을 위해 노력해 봤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보험사들의 횡포요, 배신이다.
우리 정비업계와 보험사 그리고 소비자들의 삼각관계는 참으로 요상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정비업자는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고친만큼 적절한 요금을 청구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느닷없이 그 가운데 보험업자가 끼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 야단이다. 소비자가 낸 돈, 그야말로 남의 돈으로 중간에 엄청난 이익까지 챙기는 주제에 엉뚱하게도 정비업자의 정당한 이익마저 가로채 가는 너무나 뻔뻔스러운 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다 정부당국자는 정부당국자대로 시민단체들은 시민단체들대로 ‘보험료인상요인이 되는 정비수가 인상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인식에 정비사업자들은 정말 갈 곳이 없다.
아무리 관계요로에 호소를 해도 관료들의 철벽같은 보험사와의 카르텔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일인 것처럼 보인다.
‘왜 우리가 당신들 싸움에 휘 말리는가’ 하는 어느 고급관료의 말을 들으면 실로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관료의 의미가 무엇인가. 분쟁이 발생하면 그 분쟁의 원인과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분쟁을 수습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이 아무리 업자들 간의 문제라 할지라도, 더구나 강자와 약자의 싸움이라면 어디까지나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할 일이다.
적정 정비요금 공표가 곧 있을 예정이다.
연구용역결과의 보고된 내용은 하한 2만2,000원에서 상한 2만8,000으로 나와 있지만 이른바 보험료인상요인의 완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마련된 내용은 하한 1만7,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1만5,000원에서 1만6,000을 받고 있는 현재 수준에서 볼 때 그것은 물가인상률에도 못 미치는, 지난 8년 동안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해 보면 너무나 터무니없는 수준일뿐더러 인상은커녕 오히려 인하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대로 공표된다면 그야말로 이따금 신문지상에서 만나는, 그것도 의도되고 모함된 정비사업자에 대한 기사 내용처럼 정말 그렇게 사기를 쳐서 사기꾼이 되든가 아니면, 차라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정비사업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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