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정비조합은 ‘소송전문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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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정비조합은 ‘소송전문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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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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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무혐의 판결→항소’는 정병걸 이사장의 ‘게임의 법칙(?)’
서울정비사업조합(이사장 정병걸)이 잦은 ‘법정 싸움’으로 이사장 본연의 책무를 저버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정 이사장이 정진술 전 서울조합이사장을 상대로 수 차례 고발해 온 ‘업무상 배임 혐의건’도 서울중앙지검이 최종 ‘무혐의’로 판결, 조합원들의 이같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정 이사장은 이번에도 “서울중앙지검측이 이 사건과 관련, 자료가 방대해 단기일내로 수사를 할 수 없어 무혐의로 종결지었다”며, 다시 항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 이사장은 지난 2002년 취임 후부터 홍현식 전 정비연합회장을 비롯, 정진술 전 이사장 등을 상대로 무분별한 고소, 고발을 남발, 지금까지 15건의 법적 싸움을 벌여오고 있다.
정 이사장은 9월 한달만 해도 7~8차례 법원 및 검찰에 출두했거나, 예정이 돼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조합원들은 “조합이 소송에 몰두해 본연의 업무 수행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의 한 조합원은 “지금 상당수 정비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조합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 이사장은 법정싸움에 몰두할 때가 아니라 업계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 법정싸움에 매달렸나= 서울정비조합이 이처럼 많은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지난 2001년 정 이사장의 조합 이사장 선거부터다. 정 이사장은 당시 이사장 당선을 위해 정진술 전 이사장(선진공업(주) 대표이사)을 상대로 공금횡령 혐의로 고소한 것이 시발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선거에서 정 전 이사장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 당선된 정 이사장은 김권한 명진공업사 대표와 함께 선거 직전 정 전 이사장 재임시 조합예산 4억3천만원을 횡령했다며 검찰에 고소하면서 이 사건이 전개됐다. 이어 정 이사장은 23억2천만원의 횡령사실도 드러났다며 추가로 고소했다. 이호승 조합 총무차장도 정 전 이사장과 함께 피소됐다.
그러나 동부지청은 2002년 5월 ‘혐의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정 이사장은 바로 고등검찰청에 항고, 대검찰청에 재항고했으나 2003년 1월 ‘혐의 없음’으로 결정됐으며 재항고 역시 기각당했다.
대검 판결로 사건이 마무리 되는 듯 했으나 정 이사장은 ‘횡령혐의’가 아닌 ‘배임혐의’로 죄명을 바꿔 지난 2003년 6월 정 전이사장과 이호승 전 차장을 또 다시 고소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역시 ‘혐의 없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서울의 한 조합원은 “정 이사장이 수차례 고소, 고발을 진행해 왔으나 혐의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진심어린 사죄와 용서를 뒤로하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항소, 항고로 대응, 끊임없이 검찰과 법원 주위를 맴돌게 됐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전 이사장에 대한 근거 없는 고소로 인해 정 전 이사장의 반격을 받게 된 점도 검찰 및 법원 출입을 가중시켰다. 결국 지난 4월 대법원이 명예훼손으로 벌금 8백만원을 선고, 현직 이사장으로서 결과적으로 업계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 함께 정 이사장은 홍현식 전 연합회장을 제명시키면서 연합회장 직무정지가처분신청, 사문서 위조혐의로 고소를 남발하면서 조합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최근에는 하청업자, 부품업자 등으로부터 횡령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사장 선거 초미 관심= 이번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조합원들은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조합에 무관심해왔던 조합원들까지도 선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말 서울조합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정병걸 이사장은 조합원들에게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정진술 전 이사장에 대한 혐의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조합원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이사장은 이사장 선거를 위해서라도 패소한 송사에 대해선 ‘어떻게든 끌고 가야 한다’는 속셈으로 소송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정 전 이사장의 배임혐의 건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서울 조합원들의 경우, 조합이 연합회에 탈퇴한 후 업계 현안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잦은 소송으로 조합원간의 화합에 큰 걸림돌이 돼 왔기 때문에 정 이사장의 선거 출마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추세다.
상당수 조합원들은 “정 이사장이 잦은 법정 싸움을 진행해오면서 인력.시간.비용 등에서 조합에 치명적인 누를 끼쳤다”며 “더 이상 이사장 자리에 연연해하지 말고 조합과 업계 발전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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