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합 선정 VOC 방지시설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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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조합 선정 VOC 방지시설 '외면'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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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정비조합(이사장 정병걸)이 VOC배출방지시설 장비로 선정한 H사 제품이 조합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정병걸 이사장이 이사회로부터 VOC방지시설장비 업체 선정건을 위임받은 후 업체 설명회 및 실사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H사의 제품을 선택하고 전 조합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으나, 주문 및 구매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조례가 규정한 3월31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서울조합이 선정한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판매실적이 너무 저조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이사장은 "당시 이 회사의 제품을 선정했던 것은 조달청 납품실적·자산·장비수명·가격 등을 고려, 타 업체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판매부진은 제품의 신뢰 여부가 아닌 다른 이유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의 정비사업자들이 임대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이 선정한 제품이라도 4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선뜻 투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정비사업자는 "조합은 과태료를 맞고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조합은 특정업체를 선정해 일반구매를 유도하기 조다는 관련규정의 완화 또는 최소한 제품구매비와 유지비용 절감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거액의 돈을 들여야하는 만큼 좀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검증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사업자는 "한 업체의 제품 선정은 비용과 유지, AS 등 여러 위험이 따를 소지가 있다"며 "서울시 등으로부터 인정받은 여러 업체들의 제품을 추천해야 하는 것이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H사측은 "대부분 영세한 정비업체들이 현재의 가격으로는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매우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H사는 서울조합 요구에 따라 제품 가격을 14% 정도 하향 조정하는 대신 50∼100개 단위로 일괄 계약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약 5천만원 정도는 돼야 하지만 정비사업자들의 영세성을 감안해 서울조합의 요구대로 가격을 인하해 대량 공급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이렇다할 만한 주문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회사 구조상 다른 도장부스 생산업체처럼 정비업소를 찾아다니면서 영업 활동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실제로 대량 생산을 하지 않으면 가격 인하도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H사는 서울시의 효율측정을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H사는 "3년 전 월드컵에 대비해 서울시가 여러 번 실측을 한 결과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기업의 제품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며 "지금으로선 또 다시 검증 받는 것에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거부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측은 "개정된 시조례에 맞춰 설계된 장비가 새로 업소에 설치될 경우 실측에 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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