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라지는 부품업체, 잃어버린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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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라지는 부품업체, 잃어버린 일자리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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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중국 상하이간 여객 및 화물을 배로 실어나르는 사업을 하는 J해운의 화물선엔 최근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자동차 부품이 넘쳐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부품이 비록 중국 현지 공장에서 중국인들의 노동력으로 제조됐지만 그 기술과 자본은 우리나라것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이 자동차 전장품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J해운 부사장의 말을 빌면 최근 1∼2년 사이에 이런 물량이 몇 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우리나라에 공장을 둔 중소기업들이었는데 지난해부터 중국으로 아예 공장을 옮겨 버린 것”이라며, “국내 제조업의 해외 이전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파업이 심각한 지경이다. 최근 5주 넘게 부분파업을 계속하고 있는데다 휴가까지 겹쳐 차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도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부품업체들의 줄도산이다.

현대측에 따르면 울산지역 1차 협력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한채 현대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들은 나은 셈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80%가량을 차지하는 2차, 3차 협력업체관계자들은 죽지 못해 산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부품협력업체 관계자는 “연봉이 4천만원이 넘는 현대차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을 때 연봉 2천만원의 협력업체 직원들은 실직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라며 하소연했다.

중국으로 공장을 옮겨버린 부품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이미 일자리를 잃고 생활정보지를 뒤지고 있을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중소 부품업체가 이처럼 중국으로 하나 둘 빠져나가는 것은 국내 시장에만 회사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싼 노동력과 저렴한 공장 임대료 등도 매력적이지만 현지 자동차 시장을 개척, 생존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다시말해 납품 거래 업체의 다각화를 다른 나라에다 아예 공장을 세워 꾀하는 것이다.

하루빨리 일자리를 찾고 늘리는데 정부, 경영인, 노동자들이 합심해서 매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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