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동차 부품 살아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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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동차 부품 살아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온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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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최근 ‘국민소득 2만달러 실현을 위한 자동차 산업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연간 자동차 생산량이 460만대에 이르러야 2만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자동차 생산이 2010년까지 연평균 4.8%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 100대 부품회사 중 국내 부품사 10개가 진입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부품산업의 대형화와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품 시장 현황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 시장 규모는 약 200억달러로 세계 시장 규모 약 1조 달러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생산액은 23조7천억원 가량으로 제조업 전체의 4.6%, 부가가
치의 3.5%, 고용의 4.6%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대비 21.7%가 증가된 27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3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에 있어서는 대미 수출이 전체 수출의 30%가량을 차지, 미국 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입 역시 일본이 전체의 42%를 기록하고 있어 수출입 시장 구조의 편중현상
과 함께 핵심 부품 소재 기술의 취약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국내 자동차 6개사(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대우 버스, 대우 상용)만을 놓고 보면 이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는 1차 자동차 부품업체수는 848개사다.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 및 부품 모듈화 발주 등의 영향으로 협력업체수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이들 부품업체 중 대기업이라 불릴 수 있는 업체는 61개사(7.2%)에 불과한 반면 중소기업은 787개사로 92.8%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1개 모기업과 단독 거래하고 있는 부품업체
수는 428개사로 전체 부품업체의 50.3%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4개사 이상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는 109개사에 불과했다. 즉 부품업체들의 거래선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약점이 통계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매출 규모 형태는 완성차업체 OEM공급용이 23조7천622억원, 보수용 1조5천545억원, 수출용 2조890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국내 부품시장에 투자한 해외 업체는 모두 207개업체. 이 중 세계 매출규모 30위 이상 업체인 미국의 델파이와 비스티온, 독일의 보쉬, 지멘스, 일본의 야자키, 덴소, 프랑스의 발레오 등이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7개 외국인 투자기업 중에는 1차 협력업체(총 848개사)에 137개사가 등록돼 있어 16.2%를 차지하고 있다. 납품액 규모는 전체 규모의 33%인 7조8천446억원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문제점
국내 부품업계의 문제점으로 관계자들은 우선 규모의 영세성을 들고 있다.

고문수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상무 이사는 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완성차와 거래하고 있는 부품업체의 2002년도 납품액 규모를
보면 연간 1천억원 이상 납품 업체가 51개사로 6.0%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연간 10억원 미만 영세 납품업체는 215개사로 25.4%나 차지해 1개 업체당 평균 납품액은 280억원 정
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품업계가 영세하다보니 기술 개발 투자를 위한 과감한 설비 투자가 불가능하고 부품의 모듈발주에 대한 대응도 적극적이지 못한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둘째로 핵심 기술이 취약하다는 점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계는 단순 가공 및 조립기술에서는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금형 기술과 용접
기술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다소 떨어지고 있으며 열처리, 도금 등의 기반 기술과 시험, 검사 기술에서는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산업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기술 개발 투자비율은 일본 3.3%, 우리나라 2.5%이며 종업원 대비 기술개발 인력비율 면에서도 일본 7.7%, 우리나라 1.6%로 일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셋째로 노사분규가 자동차 부품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업계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모두 14건으로 616억원의 생산 차질과 100만달러의 수출 차질액이 발생했다.

주요 발생 원인으로는 임·단협 결렬 및 상급단체 지시에 의한 동조파업 참여 등이다.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노사분규에 따른 파업 효과는 매우 크다. 주요 부품업체 1개사라도 노사분규에 의해 납품이 중단될 경우 완성차사의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여타 부품업체들의 생산 차질을 유발 시켜 전체 자동차 산업이 마비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자동차 부품·소재 산업 발전 위한 방안
장진식 자동차 부품연구원 본부장은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세계 유수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 부품업체들과 제휴를 강화해 글로벌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하고 종속적인 부품 조달 체계를 탈피해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부품업체간에 적극적인 M&A를 통해 규모화 및 대형화를 이뤄 관련 기술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세제 지원과 기술투자규모확대, 전문기술인력 양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 자동차 부품소재 산업에 치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현영석 한남대학교 교수는 “저공해, 무공해 자동차 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자동차 업계의 과제로 향후 10년 내에 개발 능력에 따라 회사의 생존 여부가 결정 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부품 및 소재업체가 자동차 회사 못지 않게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미국 미시건 대학 델파이 연수팀은 최근 자동차 전자기술과 컴퓨터 응용 기술이 97년 현재 20.0% 정도차에 적용되지만 2009년 쯤엔 31.5%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자동차에서 인터넷을 통한 안전 및 운행, 오락 기능도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다 모듈화 작업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잇따라 내놓았다.

모듈화란 자동차 회사들이 여러 부품을 통합 설계해 미리 조립된 부품 시스템으로 자동차를 최종 조립하는 것을 뜻한다.

원가절감과 대량 고객화 요구에 맞는 다양한 자동차를 신속하게 생산, 공급하기 위해선 모듈화가 최선이라고 세계 자동차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모듈 공급액이 2000년 416억달러에서 2005년 730억달러, 2020년엔 1천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 교수는 “모듈화가 이뤄지면 완성차 공장에서 수행하는 부품 조립의 대부분 작업이 부품 업체 즉, 1차 협력업체에서 수행돼 완성차 공장 하나에 여러 개 소형 자동차 조립공장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라며, “따라서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기술 및 공급능력에 따라 흡수·통합을 계속해 능력있는 업체만이 1차 부품업체로 생존하게 된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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