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녹스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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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세녹스 논쟁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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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대체연료로 각광받아온 세녹스가 판매 금지될 것인지 아니면 다시 부활할 것인지 주목된다.

현재 세녹스를 생산하는 (주)프리플라이트는 세금 140억원을 납부하지 못해 전남 영안 생산시설이 봉인돼 있는 상황이다.

또 세녹스 판매를 반대해온 한국주유소협회가 검찰에 세녹스 판매업자들을 석유사업법 위반행위 등으로 고발한 상황이다. 여기에 세녹스측은 연료첨가제가 아닌 유사석유제품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산업자원부와 한국주유소협회를 업무 방해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와 같은 형국이다.

▲세녹스는 무엇인가?
세녹스는 중소기업 (주)프리플라이트(판매는 지오에너지)가 개발한 다목적 연료첨가제다. 액화천연가스에서 추출된 메탄올과 석유추출물인 솔벤트 및 톨루엔을 섞어 만든 제품이다.

이 제품을 다시 휘발유와 6대4로 섞어서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세녹스다.

그러나 최근 산자부가 세녹스를 연료첨가제가 아닌 유사석유제품으로 유권해석을 내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프리플라이트 관계자들은 석유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세녹스 열풍,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7월 등장한 세녹스는 운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판매가 급성장, 올 3월에는 한 달간 1천300만ℓ나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녹스가 인기를 모은 이유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워낙 비싸 운전자들이 스스로 세녹스를 찾은 결과다.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경제 불안 등이 겹치면서 세녹스는 전국에서 날개 돋친 듯 판매된 것.

세녹스는 ℓ당 990원선에 판매됐다. 휘발유보다 300원에서 많게는 400원까지 싼 셈이다. 만약 100ℓ를 주유한다면 휘발유의 경우(1400원 기준) 14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세녹스를 사용하면 휘발유 60ℓ와 세녹스 40ℓ를 섞어 넣기 때문에 12만3천600원이 지출된다. 1만6천400원이 저렴한 셈이다. 휘발유 승용차 운행이 많은 운전자들에겐 엄청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세녹스 판매가 늘자 세녹스 판매 영업점 역시 전국에 240여개로 늘었다. 휘발유보다 영업이익이 큰데다 세녹스를 찾으려는 운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세녹스 판매점은 제품이 없어 못 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한국주유소협회 및 정유업계 반발
한국주유소협회를 비롯한 석유관련업체들은 세녹스의 열풍이 시작되자 세녹스 판매를 방치하는 정부기관을 비난하는 등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전국 주유소 영업을 일시적
으로 그만두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한 것.

여기다 지난 달 중순 전 일간지에 유사 휘발유 판매 단속을 촉구한다라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사실상 휘발유 대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는 세녹스를 겨냥한 내용이었다. 세녹스 판매가 늘어나면서 당연히 휘발유 판매가 급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유소 등 업계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칠어지자 환경부는 최근 자동차 연료첨가제 허용 비율을 ‘소량’에서 ‘1%’로 제한한다는 개정안을 고시, 주유소협회측의 손을
사실상 들어줬다.

세녹스가 연료첨가제로 정식 인정되더라도 판매량은 40분의 1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운전자들 역시 휘발유 대비 비용 절감이 현재와 같이 크지 않을 경우 세녹스 자체를 구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셈이다.

▲세녹스측 입장 ‘억울’
세녹스측은 정부부처가 모두 나서 중소기업이 힘들게 연구· 개발한 제품을 죽이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녹스 판매인 전국연합’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유사들의 입장만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세녹스 판매를 담당하는 지오에너지 관계자는 “대체에너지 개발을 금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를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석유 한방울 나지않는 나라에서 정부가 앞장서 대체 연료 개발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발목을 잡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라고 분노를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세녹스, 환경 및 자동차에 악영향 없다?
최근 환경시민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가 자동차정비공학회에 의뢰, 세녹스를 주입한 자동차와 휘발유를 주입한 자동차를 비교 실험한 결과 세녹스가 오히려 휘발유보다 친환경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세녹스는 휘발유에 비해 이산화탄소는 6%, 탄화수소 62.2%, 질소산화물 23.7%가 적게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 효율성도 휘발유보다 최고 14% 높은 것
으로 분석됐고 자동차 엔진 등에 미치는 영향 역시 휘발유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표한 것.

이에 대해 환경부 등은 대기오염 저감효과가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경제성 및 엔진 부식성 문제에서는 이번 실험만을 갖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향후 문제 해결 방향은?
세녹스측과 주유소협회가 각각 서로를 고발한 상황이어서 법정에서 결말이 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세녹스가 유사석유제품으로 인정돼 판매가 금지될 경우 시민단체 및 일부 운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연료첨가제로 해석돼 판매가 재개될 경우 주유소협회가 집단 행동에 나설 위험도 있어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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