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열린 ꡐ하이랜드 레이스웨이ꡑ서킷에 모인 관객은 모두 3만4천여명. 이들 대부분은 가족단위로 구성된 지역 주민들로 보였다.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가지고 온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들을 지켜보며 한가지 의문이 스친 것이 있다. 슈퍼다이큐는 약 4시간 동안 100바퀴를 도는 내구레이스 경기라 자동차 경기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어린이와 여성들은 지루하지 않을까? 라는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경기 행사가 시작되자 그 의문은 금새 사라졌다.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된 피트워크 타임. 관중이 경기차가 대기하고 있는 피트로 들어오는 시간이다. 이 행사가 시작되자 피트는 금새 인산인해가 됐다.
레이싱걸들은 어느 누구의 촬영 요청에도 기꺼이 포즈를 취했다. 관객과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는가 하면 부모의 요청으로 아이를 안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한다. 드라이버들도 적극적으로 관중에게 사인을 해주고 아이들에게 뽀뽀도 해주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엔 레이싱 걸들이 관중석 가까이 가서 기념품을 던져줬다. 한마디로 자동차 경기가 이 도시에선 축제인 셈이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이런 행사는 계속됐다. 레이싱걸들은 관중석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며 인사한 후 곳곳을 돌며 자신이 홍보하는 스폰서를 알리기 위해 열을 올렸다. 단 10분도 쉴 틈이 없다. 국내 자동차 경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국내 레이싱걸들은 기자가 아닌 일반인이 사진을 찍으면 거부감을 나타낸다. 그리고 경기 도중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피트에 앉아서 대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드라이버들도 마찬가지다. 관객들과 호흡하는 시간이 드물다.
슈퍼다이큐를 관전하면서 경기에 참가하는 이들로부터 ꡐ당신들(관중)을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ꡑ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받았다.
관중과 함께 즐기는 일본 자동차 경기.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 너무나 분명했다.
이석민 기자 smlee@gyotongN.com
저작권자 © 교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