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단체장 선거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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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단체장 선거 후유증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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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당선 될 것 같습니까? 좀 알려주시죠".
자동차매매연합회는 얼마전 서울 여의도 인근 호텔에서 차기 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이날 선거는 손민상 현회장의 임기가 오는 연말로 만료됨에 따라 성부경 서울조합이사장과 신동재 경남조합이사장이 입후보한 가운데 실시됐다.
중고차업계의 전국 대표를 뽑는 자리인 만큼 선거권을 가진 각 시 ·도 조합이사장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일부 중고차사업자들까지 참석한 이날 선거에서 마침 취재차 현장에 있던 기자는 행사 도중 정작 취재보다는 계속되는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전화를 건 사람들은 대부분 중고차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자들이거나 종사자들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누가 당선됐느냐"는 질문만을 반복했다.
특히 경기도 인근의 한 경매장 관계자는 아직 투표가 채 끝나지 않아 개표를 하지 않았다는 답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으니까 대충 알 것 아니냐, 누가 당선될 것 같냐"며 차기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자 입장에서는 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발설하기 곤란한 질문이어서 "한 두시간 후면 결과가 나올테니까 기다려 달라"고 답변을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앞서 실시된 서울정비조합 이사장 선거에서도 이같은 양상은 크게 다를바 없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선거 이전부터 "누가 당선될 것 같냐"며 사전정보탐색에 열을 올리더니 선거당일도 몇차례 전화를 걸어 개표진행상황까지 체크를 하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같은 관심 때문인지 몇해전 선거에는 손보업계로부터 1억원이상의 선거자금이 유입됐다는 소문이 선거후까지 끊이질 않아 업계가 발칵 뒤집힌 적도 있었으며 이같은 의혹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고차업계도 각종 단체장 선거에 자동차생산업계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한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단체장의 마인드에 따라 사업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매장이나 손보사 관계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상호 협력관계에 놓여있는 제휴사들이 막대한 자금까지 동원해가며 단체장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과열선거를 부채질하고 새로운 선거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이번에 실시된 매매연합회나 정비조합 선거의 경우 협력업체로부터 자금이 유입됐다는 구체적인 얘기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설령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하더라도 의혹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모두가 자제했으면 하는 것이 최근의 단체장 선거를 바라본 기자의 마음이다.
李胄勳기자 jhle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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