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문 닫을 상황에 집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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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문 닫을 상황에 집회라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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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공장 가동이 중단된 GM대우 부평 2공장의 서문 앞.

지난 8일, 이곳에서는 비정규직 해고자의 복직과 최근 발생한 폭력사태에 항의하는 금속노조의 집회가 열렸다.

오후 3시를 조금 넘겨 시작된 집회는 그러나 잠시 후 GM대우차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가벼운 실랑이가 벌여져 잠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들은 부평 2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장 등 생산직 간부들로 가동을 멈춘 빈 공장에 한 달 넘게 출근해 일상적인 점검업무를 마치고 퇴근을 하던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오 모씨는 “노조에서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는데 공장 앞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이 보여 함께 퇴근하던 동료들이 깜짝 놀라 달려왔다”며 “지금은 어떤 상황이라도 집회를 할 때가 아니다. 당장 집회를 멈춰 달라”고 금속노조 관계자들에게 항의했다.

오 씨는 “한 달 보름 동안 공장이 멈춰있고 언제 가동이 시작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게 무슨 짓이냐”며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건 용납이 안 된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지금 봐라, 주변에 문 연 식당이 없을 만큼 공장뿐만 아니라 상황이 안 좋고 동네 사람들 불만도 상당하다”며 “같은 노동자로서 비정규직 해고자의 처지가 이해되기는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집회 열기는 지역 금속노조 지회 및 진보신당 관계자들과 학생 등 200여명이 자리를 잡고 권순만 금속노조 부위원장의 격려사 등이 이어지면서 더욱 고조됐다.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떠나 퇴근길을 이어가던 오 씨 일행이 사라진 후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사람들이 집회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윤 모씨는 “지역에서는 GM대우차 살리자고 시청 공무원에 주민들까지 나서 차 팔아주기에 나섰고 생산직 조합원들도 판촉활동을 벌이는 판국에 이런 집회를 벌려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하는 손가락질과 비난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장이 살아나야 노조도 있고 비정규직도 다시 채용을 하는 것 아니냐”며 “마치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있는 부모에게 숨긴 재산이나 유산을 달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같은 날 GM대우는 최고 경영자가 총 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막혀 절박한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음을 토로했다는 기사가 터져 나왔다.

집회 모습을 지켜보는 GM대우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한 결 같이 모두가 GM대우차를 살리자고 나선 비상상황에서 금속노조가 ‘장기투쟁사업장신년투쟁선포식’을 꼭 이 때, 이곳에서 해야만 하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표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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