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특집 No.3] ①쌍용차가 사는 법 '소비자 신뢰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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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신년특집 No.3] ①쌍용차가 사는 법 '소비자 신뢰회복'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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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고객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현장 종사자, 막가파식 고객 대응...불만 폭증

77일간(2009년 5월22일~8월6일), 노조의 공장 점거 파업을 겪으며 생존의 기로에 섰던 쌍용차가 지난 해 12월,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 변경안의 강제인가 이후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주력 모델인 액티언, 카이런, 렉스턴, 체어맨 등의 2010년형 모델을 모두 출시하고 연내에 C200 등 경쟁력을 갖춘 신차도 시장에 내 놓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심각한 내홍을 겪기는 했으나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했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마무리 하면서 생산성 하나만큼은 국내 기업 중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는 최근 추진하고 있는 인수합병에서도 유리하고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노후화된 스타일과 성능의 모델 라인업을 시장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상품으로 교체하는 것, 그리고 상실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상하이차의 철수, 노조의 공장 점거 파업, 유동성 위기 등 온갖 악재가 지난 1년여 동안 끓이지 않고 발생해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판매는 물론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위험수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사례1 '쌍용차 전 실장님'

지난해 11월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쌍용차 전 실장 동영상’은 한 기업의 흥망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동영상에는 쌍용차 코란도 중고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차량 이상으로 수리를 의뢰해 두 달여 동안 이곳저곳을 돌며 소위 ‘뺑뺑이’를 돌았고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자 고객상담실로 찾아가 벌이는 언쟁이 담겨져 있다.

문제는 이 동영상에 등장한 ‘실장’님의 태도였다.

책임자를 불러 달라는 소비자의 요구에 한참 만에 등장한 실장이라는 인물의 첫 마디는 “앉아”라는 반말이었고 왜 반말을 하느냐는 항의로 이어지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이 오고가게 된다.

실장은 “네 차는 못 고쳐주겠다”, “내가 못 고쳐준다면 끝난 것”이라는 등 양쪽이 거친 욕설과 고성을 이어가는 이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쌍용차가 아닌 쌍욕차’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전의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전후의 자초지종을 모르기는 하지만 어떤 일이 있었다고 해도 상식적으로 자동차 회사의 고객상담실장이 할 수 있는 태도는 아닌 것 같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관계자는 “쌍용차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한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사례2 6년 동안 21번 수리

충남 공주시에 사는 김 모씨(57세)는 6년전 구입한 쌍용차 렉스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막히는 답답증을 호소할 정도다.

김 씨는 “툭하면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나중에는 사소한 고장은 아예 무시를 할 정도였다”며 “핸들과 차체가 심하게 떠는 일이 가장 많았고 방향을 틀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시동이 꺼지는 고장까지 연이어 발생했다”며 “문제는 차량을 수리해도 비슷한 고장이 다시 발생하거나 엉뚱한 고장이 나는 바람에 과장되게 말해서 일 년에 초등학생 방학일수 만큼은 차를 세워 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가 더욱 분개하는 것은 차량의 잦은 고장보다 고객을 대하는 쌍용차 직원들의 태도다.

그는 “정비공장을 찾아가면 한 참을 대기해도 ‘어떻게 왔냐’고 묻는 직원조차 한명 없다”면서 “지난 6년 동안 21번이나 같은 공장에서 수리를 받아 왔지만 단 한번도, 단 한 명에게서도 성의있는 서비스를 받아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잦은 고장의 책임이 자기들에게 있는데도 고가의 물건을 산 고객을 죄인 취급하듯 한다”며 “다시는 쌍용차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 회복이 급선무

쌍용차에 대한 관심이 온통 인수업체에 쏠려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두 개의 사례가 보여주듯 쌍용차는 상하이차의 기술유출 사건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반발, 장기간 중단됐던 생산 등의 여파로 기업 이미지는 물론, 고객 신뢰도 크게 실추된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생산시스템이 빠르게 정상화된 반면, 고객을 관리하는 서비스 체계가 흔들리며 쌍용차를 버리려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부품 공급 체계가 정상화되지 못한 탓에 차량 수리가 불가능한 사례가 있고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품질에 대한 만족도 역시 추락했다.

자동차 전문 품질 평가 기관인 마케팅 인사이트의 ‘2009 한국 자동차 품질 백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초기품질, 내구품질, 영업만족도, A/S 만족도, 품질스트레스 등 거의 전 부문이 조사가 시작된 2005년 이후부터 산업 평균을 밑돌거나 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초기품질에 대한 불만 건수는 르노삼성차의 113PPH(Problems Per Hundred Vehicles)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98PPH, 내구품질도 480PPH로 1위인 현대차보다 100대당 불만족 건수가 76개나 많았다.

한 관계자는 “쌍용차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객들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면서 “판매와 A/S, 부품공급 등 생산과정 이외 부문에 대한 종합적인 시스템 점검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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