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인] 세팡을 '미쉐린 타이어'로 달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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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인] 세팡을 '미쉐린 타이어'로 달려보니…
  • 최천욱 hillstate@gyotongn.com
  • 승인 20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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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Michelin Pilot Experience)행사 시승기

“무한스피드의 매력에 빠져들다”

수백억을 호가하는 자동차들이 무한 속도의 한계에 도전하는 지상 최대 자동차 쇼 F1.

특정 마니아들을 제외하고 F1 경기는 대중들과 함께 하는 스포츠 경기는 아니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는 F1 그랑프리는 전 세계 약 24억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평소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던 무한 스피드의 행운을 누릴 기회를 갖게 됐다. 매년 열리고 있는 미쉐린 타이어의 MPE(Michelin Pilot Experience)행사를 체험하게 된 것.

운전 시 규정 속도를 잘 지키는(?)는 기자의 입장에서 이번 행사는 잠시나마 F1 드라이버로 변신해 버라이어티한 경험을 넘어 가슴뛰게 하는 이색체험임에 틀림 없었다.

이른 아침 콸라룸푸르 잘난술탄이스마엘 시내에 있는 숙소를 출발(21일 현지시각 오전 7시)해 약 1시간 가량 떨어진 세팡 경기장에 도착했다. 미쉐린 타이어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비벤덤이 인도, 말레이시아, 한국, 호주 등지에서 온 예비(?) F1 드라이버들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레지스 미쉐린 아시아태평양 모터스포츠 매니저로부터 이번 행사의 진행과정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받은 후 레이싱 복, 슈즈 등으로 갈아입고, 간단한 메티컬 테스트 후 바로 피트로 내려갔다.

피트의 문이 열리는 순간 드라이버와 각종 F1 머신들의 ‘일동 차렷’ 자세가 눈에 들어왔다. 몇몇 드라이버는 빨리 승차하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낸다.

참가들이 어우러진 포토타임을 가진 후 첫 번째 시승을 위해 South Track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F1 일일 체험’에 들어갔다.

▲ F1 카와 첫 만남 = 나 떨고 있니?


1번째 시승카는 최대속 260km의 GT5.

대기하는 시간에는 몰랐는데, 막상 이름이 호명되고 헬멧과 장갑을 착용한 후 트랙으로 걸어가는 동안 느꼈던 긴장감은 레이싱 카에 앉는 순간 고조되기 시작했다.

일반 승용차와 달리 좁은 실내공간, 익숙치 않은 클러치 조작, 그리고 숨이 막힐 것 같은 헬멧, 꽉 조이는 안전벨트 등…

전문 드라이버의 조언을 한 번 더 듣고 난 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직선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 긴장한 탓인가? 스피드를 내야 하는데 지레 겁먹고 거북이 걸음으로 차를 운전, 앞에 가던 인솔 차량의 드라이버가 다소 빨리 움직이라는 ‘콜’을 해왔다.

스피드와 잦은 코너링으로 인해 긴장감을 느끼며 운전을 하다가 가다 서다를 반복, 보기 좋게 트랙에서 이탈하는 하는 행운 아닌 행운을 누렸다.

▲ 오락기의 주인공 'Go-Kart'


장소를 카트 전용 트랙으로 옮겨 최대시속 80km의 앙증맞은 카트들이 기자를 반겼다. 카트를 보는 순간 ‘카트라이더’라는 오락이 생각났다.

차츰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긴장감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짧은 거리의 트랙을 다섯 바퀴 도는 동안 타임을 체크, 각 팀의 1위가 마지막으로 최고의 카트 레이서의 자웅을 겨루는 시간을 가졌다.

평균 2분 30초 전후로 타임을 끊은 참가자들과 달리 기자의 골인 지점 시간은 3분을 초과.

첫 번째와 두 번째 시승은 그야말로 ‘F1이 이런 거구나’하는 그 자체였다. 반전의 기회를 기다리며 오전 일정을 맞쳤다.

▲ 스피드 ‘맛’을 느끼다 'Formula 3'

런치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 한 후 North Track 으로 이동하니 96마력, 최대시속 260km의 Formula 3 머신이 준비돼 있었다.

시뮬레이션 시 전문 드라이버에게 ‘굿’을 듣고 자신감에 충만, Formula 3 머신에 몸을 실었다. 확실히 이번에는 달랐다. 익숙함이 편안함으로 이어졌다. 내 몸과 머신이 최대한 일치돼게 하기 위해 온 몸에 힘을 빼고 시동을 걸었다.

T1~8지점은 터닝 포인트로 미쉐린 F1 행사 전문 에이전시에 따르면 이 구간은 스피드를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스피드를 즐기고자 엑셀을 더욱 밟았다. 직선 코스에서 때론 핸들을 약간 흔들어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때로는 선두 차량을 바짝 긴장(?)하게 할 정도로 기어를 최고 6단까지 변속하면서 스피드를 올려 레이싱을 즐겼다. 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2바퀴 주행을 다 마친 후 들어오니, 미쉐린 한 관계자가 “컴백”이라는 메시지를 기자에게 던졌다. ‘휴~’하고 한숨이 절로 나온 건 왜 일까?

▲ 빠른 타이어 교체, 블루(인도, 호주)팀 ‘WIN'

마지막 체험을 앞두고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타이어 교체 시합을 펼쳤다. 인도와 호주에서 온 프레스(Press)로 구성된 블루팀과 한국, 말레이시아 미디어 및 관계자들이 뭉친 그린팀이 경합을 벌였다.
 

출발이 다소 늦은 그린팀이 마지막 순간 스퍼트를 올렸으나, 아쉽게도 승리의 여신은 블루팀에게 미소를 지었다.

▲ 비교체험 '극과 극' = 무한 스피드의 짜릿한 경험

스피드의 맛을 제대로 느낀 파이널 챌린지(Final Challenge)로 택시 드라이빙의 기회를 얻었다. 직접 운전을 하는 것과 달리 전문 드라이버 옆에 동승해 그야말로 제대로 된 스피드를 경험하는 것.

노련한 드라이버가 기어를 넣고 오른발에 힘을 주며 질주하는데 우렁찬 배기음이 귓전을 때렸다.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약 500m 정도에서 앞선 차량을 추월해 질주, 코너를 돌때 마다 기어 변속을 하며, 스피드를 올리다보니, 머신 내부에 몸을 좌우로 흔들어 대기도 일수.
 

특히 마지막 코너(T8)을 벗어나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직선로에서 포르쉐 머신(2인승)이 가지고 있는 380마력의 힘과 최고 시속 280km을 기대했으나, 확인된 시속은 약 180km. 동승자에 대한 드라이버의 배려인 것으로 생각된다.

최고 속력의 인증샷을 위해 카메라 앵글을 기어박스에 고정 시켰으나, 흔들리는 차체로 인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골인 지점이 다가오는 순간 간신히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무한 도전의 체험이 마무리 되는 순간이었다.

날씨가 무더울 거라는 생각과 달리 레이싱 경주를 체험하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온 몸에 흥건히 젖은 땀이 식기도 전에 트랙의 뜨거운 열기 흡수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F1드라이버가 돼 내일이라도 당장 무모한 도전에 나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받아주는 팀은 없겠지만.

MPE(Michelin Pilot Experience)행사와의 짧은 만남은 기자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말레이시아 세팡 = 최천욱기자>

관련기사 <동남아 모터스포츠의 허브 '세팡 F1'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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