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로 시작한 '렉스턴', 진정한 1%가 되는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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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로 시작한 '렉스턴', 진정한 1%가 되는 날은?
  • 최천욱 hillstate@gyotongn.com
  • 승인 2012.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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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31만여대' 팔린 스테디SUV카
무난한 렉스턴W, 주행·정숙성·엔진성능 등 ‘어필’
"재구매율 높아…'확' 바뀐 렉스턴 나와야 리얼 1%”

쌍용자동차 렉스턴이 2001년 탄생 당시, SUV차량으로는 파격적인 디자인이 큰 이목을 끌었다.

그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1%'라는 광고 문구는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각인돼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전직(前職) 쌍용자동차 A 딜러는 “40대 후반의 성공한 자영자들이 주로 타던 렉스턴의 구매 열기는 요즘 수입차를 찾는 고객들 못지 않게 대단했다”고 회고했다.

쌍용자동차는 그동안 모진 풍파를 겪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쌍용차는 중국차", "AS는 잘 되나", "신차가 나와도 이전 모델과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등 애정어린 조언(?)을 들어왔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코란도C, 코란도스포츠, 렉스턴W 등을 내놓으면서 4륜구동 SUV명가의 자존심 회복에 경주하고 있다.

▲ ‘향수병’불러 일으키는 렉스턴W…“재구매율 30%”

지난 5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얼굴을 내밀은 렉스턴W는 이 회사의 라인업 중 단종되지 않은 유일한 모델이다.

렉스턴은 렉스턴(2001년)→뉴 렉스턴(2004년)→렉스턴2(2006년)→슈퍼 렉스턴(2008년)으로 진화하면서 국·내외 총 31만여대가 판매된 스테디SUV카다.

렉스턴W는 기존 렉스턴의 정체성을 이어받아 뉴 프리미엄 SUV로 새롭게 탄생한 3세대 모델이다.

이 차는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에만 646대가 팔렸다. 현대차 신형 싼타페 등과의 혈투를 감안한다면 괜찮은 성적이다.

기존 렉스턴 고객의 재구매율도 상당하다.

쌍용차 C 대리점 관계자는 “과거 렉스턴에 대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재구매율이 30%정도 된다”면서 “이전 모델에 비해 내·외부 인테리어 등이 많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엔진, 미션 등이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A 딜러 또한 “젊은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디자인은 아니다. 이 점은 투자를 하지 못하다보니,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옛 향수를 잊지 못하는 중장년층들은 이런 디자인을 좋아한다”며 다시 찾는 이유를 전했다.

최근 기자가 타 본 렉스턴W에 대한 평가도 이들과 사뭇 다르지 않다.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무난하면서도 심플했지만, 앞·뒤·옆모습을 통해 안정감 있는 균형미, 세련미, 강인함과 웅장함 등의 이미지를 구현했고, 실내역시 최고급 세단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편안하고 현대적 감각의 새로운 컨셉트 적용으로 ‘뉴 프리미엄 SUV’ 스타일을 완성했다.

렉스턴을 기억하거나 타고 있는 고객들에게는 2.7엔진이 익숙하다.

시승을 해 본 고객들이 155마력에 2.0엔진이라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꺄우뚱 거린다는 대리점 한 관계자의 말에서도 알 수 있다.

2.0엔진 장착은 쌍용차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모험’이다. 슈퍼 렉스턴 RX4 모델이 처음으로 2.0엔진을 달았고, 렉스턴W에는 2.0ℓ e-XDi200 LET 한국형 디젤 엔진을 얹었다.

이에 대해 A딜러는 “프리미엄 SUV의 전통성을 계승하지 못하고 ‘퍼블릭 카’로 변신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렉스턴은 싼타페, 쏘렌토 등 2000cc급 모델과 경쟁 하는 차량이 아니다.

베라크루즈, 모하비 등 3000cc 전·후 차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차인데, 판매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성능을 테스트하고자 문을 열고 시트에 앉았다.

8-way 전동식 버튼을 조작하기 위해 운전석 시트와 문 사이로 손을 넣었는데, 공간이 좁아서 그런지 걸리적 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시동을 걸자, 엔진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실내가 조용했다.

중·저속 운전영역에서 탁월한 출발 성능 및 추월 가속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19.8kg·m의 강력한 저속 토크(Low End Torque)를 실현한 이 엔진은 최대출력 155마력을 구현했고 연비는 13.7km/ℓ 다(2륜 오토기준).

21·39·45 국도를 달리는 동안 핸들링, 직선로에서의 가속성, 급제동에 따른 정지력 등 주행 효율성은 안정적이었다. 더불어 주행 및 정지에 따른 엔진의 소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탁월한 내구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벤츠의 혹독한 내구시험 모드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명차에만 적용되는 E-Tronic 방식 벤츠 5단 자동변속기의 변속감도 좋았다.

초강성 3중 구조 강철 프레임, 사이드 에어백 전 차종 기본 적용, 다기능 전자제어 ESP(차량자세 제어시스템), ARP(전복방지 보조장치)등은 육중한 몸매 관리를 위한 최적의 안전장치로 손색이 없다.

▲ 진정한 1%를 원한다면…“‘확’바뀐 렉스턴 나와야”

렉스턴은 대한민국 1%만이 선택할 수 있는 차라는 이미지를 지난 12년동안 쌓아오고 있다.

옛부터 대형SUV로 분류되던 렉스턴W가 낮은 배기량으로 인한 세금부담 경감, 가격대비 넓은 실내공간, 질리지 않은 무난한 디자인, 튼튼한 차체 등으로 일단 렉스턴의 명맥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명성에 걸맞는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딘가 모르게 다소 부족하다.

영업 현장의 딜러들도 "폭발적이지는 않더라도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면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완전히 바뀐 새로운 렉스턴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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