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켜보겠다"
상태바
[기자수첩] "지켜보겠다"
  • 최천욱 hillstate@gyotongn.com
  • 승인 2013.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이 이달말로 수입차업계를 떠난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르노삼성자동차다.

르노삼성자동차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임 영업본부장(부사장)에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을 9월1일부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박 사장의 영입으로 최근 SM5 TCE 등의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영업 조직을 강화해 고객의 기대에 더욱 충실히 부응해 나가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업계는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있다.

박 사장이 2005년부터 폭스바겐 코리아를 이끌면서 재임 8년간 폭스바겐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자리매김하는데 있어 혁혁한 공을 세웠을뿐 아니라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량만 보더라도 2005년 1635대에서 2012년 1만8395대까지 무려 1125%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지난달에는 7세대 골프의 성공적인 런칭을 통해 월간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한편, 올 7월까지 누적판매대수 역시 전년비 51.4% 증가하면서 수입차 전체 브랜드 중 가장 폭발적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 브랜드가 대중적인 브랜드를 넘어 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박 사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인사는 굉장히 독특하다"면서 "아우디 폭스바겐 그룹내에서 보이지 않는 내부 알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실,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는 그 동안 아우디 브랜드의 A 이사에 대한 부당 해고 논란, 직원들의 이직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독일 본사 출신들이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의 요로에 배치되면서 이제는 자기들이 한국시장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고 알게모르게 나서는 과정에서 박 사장과의 갈등이 심화됐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독일계 기업 근무 경력이 있는 업계 한 관계자는 "독일계 기업은 구조조정에 있어 칼 같다"면서 "실적 결과에 관계없이 지사장이 바뀌면 구성원들이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CEO 등 요직의 대다수가 독일인이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지난 8년간 성공과 성취감을 안겨다준 폭스바겐 코리아를 떠나는 박 사장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자동차 산업에서의 노하우를 또 다른 곳에서 활용해 볼 시간이 왔다"라면서도 "앞으로도 폭스바겐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볼것이며, 이 회사를 통해 만나게 된 한국과 독일에서의 인연들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향후 폭스바겐 코리아의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박 사장의 발언이 어떤 메세지를 담고 있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도 박 사장의 후임 물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부임한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 요하네스 타머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한국과 독일에서의 자동차 산업의 리더로  존경 받고 있는 인물이라 그의 업적을 이어나갈 새로운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후임 인사는 9월 초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요하네스 타머 사장이 폭스바겐 브랜드를 관할한다.

새로운 수장이 한국인이 될지, 독일인이 될지, 아니면 다른 국적의 인물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어찌됐든 간에, 이번 인사로 인해 폭스바겐 코리아의 위상에 어떤 변화가 올지 자못 궁금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