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자동차산업 도전-신차 발전추세와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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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자동차산업 도전-신차 발전추세와 신기술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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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상용화 지속 … 인명 피해 최소화 기술도
주행 여건 자동 인식 후 차량 능동제어
원격 차량통제 … 무인 능동 주차 구현
안전강화 차체에 지능형 안전장치 진보

1993년 영화 ‘데몰리션 맨’ 한 장면. 2030년 미래에 나타난 20세기 경찰 존 스파르탄(실베스터 스탤론)이 레니아 헉슬리(산드라 블록)와 함께 경찰차에 올라탄다. 차는 탑승자가 원하는 목적지를 인식한 후 자동으로 출발한다. 차는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파악하며 주행한다. 사람은 그저 음악을 듣고 대화하며 차에 몸을 맡길 뿐이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벤츠 더 뉴 S클래스. 운전자가 차를 몰기 시작하면, 차량 밑에 달린 카메라가 길바닥 상태를 확인한다.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차체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운전자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입력하는 등 간단한 볼 일을 볼 수 있다.

차량 범퍼에 달린 센서와 카메라는 앞 차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 차 간 간격에 따라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자동 작동시킨다.

보행자․자전거 충돌 가능성도 사전 인식해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준다.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차를 아예 정지시킨다.

이 모든 게 최첨단 인텔리전트 주행보조시스템 덕분이다. 벤츠는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운전자 조작 없이 차가 100km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며 “2020년까지 양산형 자율주행 자동차 모델을 내 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 뉴 S클래스는 그런 회사 꿈이 ‘공상’이 아닌 현실에 바짝 다가선 기술임을 보여준다.

벤츠 관계자는 “더 뉴 S클래스에 달린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시스템은 운전자가 의도적으로 주행관련 장치에 손을 대면 더 이상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을 만큼 안전하다”며 “자율주행 수준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래 자동차 출현을 한층 더 앞당겨 제시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車, 현실화 단계
먼 미래에나 가능해 보이던 꿈의 기술이 신차에 대거 적용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 서막을 알리기 시작한 것. IT업체 구글을 비롯해 르노닛산과 같은 완성차업체가 의욕을 보이고 있다.

르노닛산은 지난해 11월 말 열린 일본 도쿄모터쇼에서 선보인 미래형 자동차 ‘블레이드 글라이더’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까지는 차에 내장된 카메라․레이더․센서가 앞․뒤차 움직임과 도로 상황을 분석해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함으로써 간격을 유지하는 수준이 상용화된 상태다. 이에 더해 앞차가 도로 장애물을 피해 움직이면 자동으로 핸들이 움직여지고, 다시 앞차 간격을 확인해 핸들을 원상태로 돌려놓는 기술이 시험에 성공했다.

차량 전자제어장치가 미리 지정한 주행 방향에 있는 교차로나 곡선주로를 사전에 확인하고,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기에 앞서 헤드램프가 움직일 방향을 밝혀주는 ‘차세대 지능형 헤드램프 시스템’도 상용화 직전 단계에 접어들었다.

아우디가 지난해 초 선보인 무인 주차 기술도 볼 만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주차장 지리정보를 미리 내려 받은 후, 주차를 시도하면 차가 알아서 주차지역을 찾아 정차한다.

원격통제 자동운전 기술도
혼다가 지난해 말 선보인 미래형 자동차는 ‘자동화된 주행’에 초점 맞춰져 있다. 차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가 보행자 등을 인식해 사고위험을 판단하면 자동으로 차를 멈추게 한다. 건물이나 다른 차에 가려 보이지 않는 보행자․자동차․자전거를 미리 감지하는 기능도 갖췄다.

차에 달려 있는 초음파 소나와 레이저 레이더, 카메라, GPS를 이용한 원격 제어 기술도 있다. 운전자가 태블릿PC로 주차를 선택하면 차가 알아서 공간을 탐색한다. 차와 연결된 견인장치가 없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사람과 차가 근거리에 있어야만 안전하다.

앞으로 GPS 등과 연계되고, 원격 통제에 차가 대응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 차와 사람이 서로를 보지 않고도 더욱 먼 곳에서 조작할 수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원격으로 조작하는 자동차 역시 곧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 된다”며 “인기 외화 ‘전격제트작전’에서 운전자가 차를 호출하면 달려오는 모습을 머지않은 미래에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륜구동시스템도 진화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에는 현대차 상시 전자식 사륜구동시스템 ‘H트랙’이 장착돼 있다. 도로 상태에 따라 전후 구동축에 동력 배분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첨단 주행 장치다.

기존 기계식 사륜구동시스템과 달리 4개 바퀴 구동력을 도로 상태에 따라 전자식으로 가변 제어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에 더해 한 단계 진화해 변속 모드에 따라 능동적으로 구동력을 분배한다.

전자식 사륜구동시스템 차량은 차량 속도나 노면 상태에 따라 좌우 바퀴 제동력을 조절한다. 전․후륜에 동력을 배분해 미끄러운 도로나 코너링 운전 때 안정성을 높였다.

정속으로 주행할 때는 구동력을 후륜에 집중시켜 연료 소모를 줄여준다. 거칠거나 미끄러운 도로에 접어들면 자동으로 전륜에 구동력을 전달시켜 사륜구동시스템으로 즉각 전환된다.

쌍용 뉴 체어맨W에는 ‘4-트로닉 사륜구동시스템’이 달려 있다. 전·후륜에 구동력을 4대 6으로 상시 배분하고, 능동형 차량자세제어시스템(ESP)과 연계된다.

전․후륜에 전달되는 토크 분배를 최적화해 핸들 조작에 안정성을 주고, 부드러운 발진을 가능케 한다. ESP는 눈길과 빗길과 같은 도로에서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충돌 및 피해확대 방지 기능 강화
운전자를 비롯해 탑승자 안전을 지켜주는 능동적인 장치도 늘어나고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충격 흡수 능력을 극대화한 차체 구조가 우선 꼽힐 수 있다.

북미지역 ‘2014 올해의 안전한 차’로 선정된 쉐보레 스파크는 짧은 축거(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로 충돌 시 탑승자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킬 수 있도록 차체 전면 구조를 강화하고, 우물 정(井)자 타입 확장형 크래들을 통해 추가적인 보호 공간을 확보했다.

포르쉐는 차체 안에 지능적인 충격흡수 기술이 적용된 ‘바디 셀(body cell)’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바디 셀 안에는 충돌보호 기능이 있는 고탄력 ‘승객 셀(Passenger Cell)’이 내장돼 운전자를 2중 보호해준다.

이밖에 충돌 사고 때 엔진이 승객실로 밀려들지 않게 방지하는 기술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 방식으로 운전석과 엔진룸 사이에 격벽이 존재해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엔진이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운전자 하체 쪽으로 밀려 치명적인 상해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대부분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업체가 관심을 두고 개발과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는 안전 분야”라며 “국산 완성차업체도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기술적인 이유 등으로 아직까지는 이들 선진국 기술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충돌 시 모터가 달린 안전벨트가 작동하는 기술도 차츰 실용화되고 있다. 벤츠 더 뉴 S클래스에는 벨트백과 쿠션백이 새롭게 적용돼 있다. 벨트백의 경우 전방에서 충격이 가해질 경우 안전벨트 스트립이 팽창돼 승객의 갈비뼈 충격을 줄여준다.

인근 경찰서나 병원에 사고 사실을 자동으로 통보해 주는 기능도 상용화 단계다. 텔레매틱스 기술로도 불리는 데, IT 및 통신기술이 발달한 한국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자동차 사고에 따라 위성통신망을 이용해 사고 위치를 구조센터에 알리고, 동시에 주변 다른 운전자에게도 사고 사실을 알려 제2피해가 없게 돕는다.

최근에는 또한 차량 내부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화액을 자동으로 뿌려줘 진화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인터넷 통한 소통 강조되기도
스마트한 자동차 기능도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연결돼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는 기술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미 국내 완성차업체가 이를 실용화하기도 했다. 현대차 ‘블루 링크’와 기아차 ‘유보’가 대표적이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자동차 위치 확인이 가능하고, 차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운전자에게 사실을 알린다. 일부 해외 완성차업체는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해 차와 사람이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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