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 많이 확보하는 게 첫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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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 많이 확보하는 게 첫째 목표입니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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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스 택시 운행 10일 … 평가 ‘긍정적’
보급 확산 막는 걸림돌 불구 전망 ‘밝아’

“카렌스 택시 말이죠? 이제 11일째 운행하고 있는데요, 만족합니다. 아직 홍보가 덜 돼 사람들이 낯설어 하기도 하지만, 타 본 사람 대부분이 좋아합니다. 운전하기도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우려했던 만큼 연비도 나쁘지 않네요. 당장 많은 돈을 벌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여건이 성숙치는 못해서죠. 그래도 사납금은 채워 넣는 건 문제없습니다.”

지난 10일 운전기사 이종환씨는 자부심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말을 꺼냈다. 이씨는 인천 대신교통에서 카렌스 택시 1호차를 몰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동료 기사 2명이 더 투입돼 3대가 시내를 돌게 됐다.

이씨는 “처음 돈 버는데 큰마음을 두고 있지 않아 남들 반신반의하던 카렌스 택시를 먼저 선택하게 됐지만, 탈수록 잘한 결정이라고 느껴진다”며 “택시업계 작은 변화 중심에서 첫 번째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 자긍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카렌스 택시가 처음으로 법인택시 업체를 통해 운행되기 시작했다. 당초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를 놓고 우려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운행 보름째까지는 그런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렌스를 판매한 기아자동차도 시장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 첫 시도인 만큼 초반 평가가 사업 성패 여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최근 대신교통이 운영하고 있는 카렌스 택시 기사와 승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기아차 측이 공개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기사와 승객 모두 택시에 만족감을 드러내 보였다. 이들은 넓은 적재 공간과 나쁘지 않은 연비, 안정적인 운전, 그리고 독특한 외관 등을 치켜세웠다.

가장 먼저 꼽힌 게 실내 적재 공간. 기본 용량이 536리터나 되는 데다,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650리터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실제 운행하면서, 골프백이나 여행 가방을 싣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환씨도 공항 운행 경험을 근거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게 분명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 번은 김포공항까지 골프백 2개를 든 손님을 모셔다 드린 적이 있는데, 세단 택시로는 불가능했던 상황”이라며 “귀국길에도 같은 손님을 실어 나르게 됐는데, 선물이다 뭐다 짐이 두 배로 늘었는데도 거뜬히 감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비 또한 만족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금까지 운행 결과 연비가 ℓ당 7.0~7.2km 정도가 나왔다. 처음 기아차나 대신교통 모두 ℓ당 6.0km만 나와도 다행이라는 입장이었다. K5 세단 택시와 다를 바 없는 연비가 나오자 양측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아차 관계자는 “물론 기사 운전 습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급발진이나 급정거를 자제할 경우 더욱 연비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일단 모니터링 결과는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 조작이 능숙한 운전 솜씨가 연비 개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지만, 그만큼 해 볼만 한 경쟁력이 있음을 반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운전 여건도 장점으로 거론됐다. 시야가 탁 트여 운전하기가 편하다는 것. 특히 차체가 세단 택시보다 높아 야간에 반대쪽 차선 차량 전조등 빛이 반사돼 시야를 방해하는 일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너링 램프가 방향지시등 이외에 하나 더 추가로 달려 있어 방향을 바꿀 때도 안전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차를 이용한 대다수 승객이 차량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는 택시를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 블로그나 동호회 등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적재 공간 확보를 우선시 하다 보니 뒷좌석 공간이 협소해 진 게 우선 대두됐다. 이종환씨도 “손님들이 경차에서 내리는 것처럼 불편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님이 뒷좌석에서 내릴 때 B필라 하단 부위에 자주 발목이 걸린 점도 확인됐다. 또한 트렁크 개폐 버튼이 없어 일일이 수동으로 문을 열고 닫는 것도 불편을 줬다는 지적이다.

기아차 측은 모니터링 결과를 근거로 연비를 비롯해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좋게 나오고 있는 만큼, 카렌스 택시가 향후 택시 시장에 정상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단위 홍보를 강화해 안정적인 수요층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골손님 확보 등을 위해 운전기사 이름과 전화번호가 인쇄된 명함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도 이러한 노력 일환이다. 기아차 측은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이나 공항 또는 시장 등을 통해 수요만 제대로 확보하면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아차는 법인 업체당 최소 2대 이상 운영하는 것을 내부 기대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전국 운행 택시 10% 수준인 2만대 정도 수준까지 보급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카렌스 택시가 보편화되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최소 6개월 정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물론 산적한 악재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 서울지역 진출이 시급하다. 기아차 측도 이를 위해 6차례나 서울시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차량 도색 문제. 서울지역 법인택시는 차량 외부를 ‘꽃담황토색’으로 칠해야 한다. 규정에 맞추려면 카렌스가 생산되고 있는 기아차 광주공장에 관련 생산라인을 신설해야 한다. 현재 수요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아차 측은 카렌스 택시를 ‘브랜드 택시’로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로부터 긍정적인 답은 듣지 못한 상태다.

도색 때문에 법인업체 진출 또한 인천지역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문제도 있다. 이번에 첫발을 내딛은 대신교통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사납금을 올리지 않았고, 회사가 직접 차량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다른 업체가 모두 이런 입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당장 큰 수익을 낼 수 없는 차라서다. 실제 얼마 전까지 한국GM 올란도 택시를 운영했던 서울지역 택시업체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차량을 반납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창주 기아차 법인판매본부장은 “카렌스 택시는 손님 1~2명 태워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단골손님을 타깃삼아 운영돼야 할 차”라며 “중형택시로써 가치가 검증되고 제반 여건이 갖춰진다면 어느 정도 택시 시장 한 축을 담당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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