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과 관광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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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과 관광교류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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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지금 이뤄지겠느냐 했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고 한다. 현정부 출범 후 심심찮게 얘기가 있었지만 매번 불발되어 이젠 물건너 간 것 아닌가 여기던 터였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달궈지는 시점의 미묘함이나 남북양측의 정치적 의도가 개재됐으리라는 것쯤은 누가 봐도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어차피 이런 일 모두가 정치적 행위의 한 단면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꼬아서 본 들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한반도의 비핵화라도 확실한 진전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관광 얘기로 돌아가 보자.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관광은 남북교류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 목적지인 금강산 지역 외에도 아리랑 축전을 포함한 평양·묘향산 방문, 개성과 백두산 등의 시범관광 등을 통해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지역을 방문해 온 것이다. 또 이를 위해 금강산 일대를 중심으로 대단위 관광단지의 투자와 개발이 이뤄져 왔다.
그렇다면 왜 관광정책이 남북교류에 관여하는 것일까? 요즘 같은 때 관광만 잘하면 되지 복잡하고 지난한 남북문제에 까지 개입하는가의 문제가 한번쯤은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서해교전에서 보듯이 남북간에 군사적인 충돌이 있을 때에도 금강산 관광은 계속됐고, 작년 북의 핵실험 직후 북한 당국은 이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지 않기를 다급하게 밝힌 일들이 있었다. 이것은 북한이 관광을 통한 경제효과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깨닫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관광이 남북긴장상태의 완화수단이 됨을 증명한 사건이다. 즉 정책분야의 하나로서 관광도 남북화해와 통일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관광자체에도 이익이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에겐 새로운 관광 목적지를 확대한다는 것도 가벼운 일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볼거리가 부족한 우리 입장에서 매우 독특한 목적지를 추가하여 관광객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일인 것이다.
관광업계로 보면 새로운 투자 대상을 확대 해주는 의미도 있다. 환경적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싼 지가(임대)와 인건비 그리고 독특한 환경은 충분히 관광 투자대상으로 매력이 있다. 또한 한국전쟁과 남북대치로 규정되어 있는 일부 외국인들의 한국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도 적지 않다.
전반적으로 낙후되고 후진적이긴 하지만 북한 관광에서 배우는 것도 있다. 온통 호남화돼 강한 맛으로 우리 식단이 변해왔다면 북한음식은 담백함에서 일정한 국제경쟁력이 있고, 공연과 일체화 된 점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관광지의 관리 면에서 보면 예외도 있지만 엄격하게 훼손과 오염을 방지하는 태도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이밖에도 관광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우리로선 개성공단이 활성화될 경우 중국에 의존해온 관광기념품 제작이나 호텔 등에서 사용되는 레저관광용품의 생산도 이익을 가져 올 수 있는 사업이다.
셋째, 정부의 통일 대비 정책에서 관광도 예외 일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북측의 관광개발이나 관광진흥시스템을 남북한 전역에 일관되게 통합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이 그렇고 국제관광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북한의 관광시스템을 미리 알고 또 지금부터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바운드 상황이 거의 최악인 지금 서울과 평양, 한라와 백두, 인천과 개성, 설악과 금강을 연계하는 인바운드 상품의 개발은 국제관광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본다. 또한 TSR이나 TCR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진전된다면 화물뿐 아니라 여객 부분에서도 국제간 교통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있고, 위에 제시한 남북연계관광상품도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보듯 관광정책이 남북교류에 개입할 이유는 명분과 예상되는 이익으로 볼 때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관광 사업까지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회담이 잘 끝나면 그동안 교착되었던 개성과 백두산, 해주, 비금도 등의 관광개발과 시범관광도 쉽게 풀려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어쨌든 이번 회담이 우리 관광에는 이익이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객원논설위원·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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