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기념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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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기념품 유감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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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통계에 의하면 방한 외래객 1인당 총지출 평균은 1194달러 정도이다. 내역을 보면 개인여행자(FIT)의 경우는 숙박비가 가장 많고 다음이 쇼핑비이다. 단체여행객의 경우도 거주국에서 지출한 비용(항공료, 호텔비 등)을 빼곤 쇼핑비 지출이 486달러로 가장 높다.
그렇다면 쇼핑비의 내역은 무엇이 될까. 아마 인삼이나 김치 등 특산품과 각종 관광기념품들이 아닐까 싶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식음료비 지출이 더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 사이 달라진 모양이다. 국내관광시장에서 보면 2005년 국민관광객의 연간 관광지출액은 37만원이다. 이중 쇼핑비는 교통비, 식음료비, 숙박비 등에 밀려 5위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역시 2006년 국민여행 실태조사에서 국내 관광 중에 가장 만족도가 낮은 것이 쇼핑으로 나타났다. 불만스럽기 때문에 안산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와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은 관광시장의 미래규모이다. 외래관광객의 경우 최근 620만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각성과 대북관계가 원만하게 이뤄지면 몇 년내 대략 1000만명 정도는 어렵지 않은 목표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관광시장은 3억5000만명/일에서 15년 후엔 두 배인 6억에서 7억 정도의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 그렇다면 시장은 커지는데 만족도는 낮은 것이 쇼핑 부분이라는 결론에 달하게 된다. 이는 조금만 더 잘하면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사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외국인 전용 관광기념품 판매업을 두고 관광기념품 공모전, 관광기념품 개발지원, 판로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앞서 통계에서 보듯 가시적인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를 숫자가 아닌 체감으로 살펴보자. 설악산 기념품점에서 살수 있는 것은 제주도에서 살 수 있다. 민통선 지역내 장단콩 마을에서 전라도 어딘가에서 생산한 특산품을 팔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답답한 마음에 이곳 저곳의 기념품 판매업자에게 물어본 적도 있다. 그랬더니 멋진 기념품을 만들어야 돈만 들고, 남들이 쉽게 모방해 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잘 유통되기도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의 전통문화에는 세계적 수준의 관광기념품 소재가 될만한 것이 무궁무진하다. 이것 뿐이랴? 우리의 반도체와 IT쪽은 세계 정상수준에 와있다. 관광기념품에 적합한 MP3, 디지털카메라, USB 등도 활용되지 않고 있는 바에 무슨 말을 보탤까.
제주도 어딘가에선 말뼈가루를 승마가 일상 취미화된 유럽인들에게 강매한다는 해괴한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곳곳의 관광지에선 화교출신 가이드들이 화교탄압의 역사를 들춰 인삼판매에 읍소작전을 한다고도 한다.
전통과 현대에 걸쳐 우리의 자산이 많은데도 이를 살리지 못하는 까닭이 뭘까. 생각해보면 이런 일의 원인은 우리 정부나 사회가 정치과잉으로 인해 사고가 비대해지고 추상화됨으로써 관광기념품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제6회 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 개막연설에서 이창동 전 장관은 매우 의미심장한 연설을 한 바 있다. 관광기념품은 하나의 상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경험을 복제하고, 우리 민족의 문화적 본질을 드러내는 예술적 표현물로 정의했다. 역시 국어교사와 명장반열의 영화감독으로 예인출신다운 장관의 식견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이어진 연설에서 민족문화의 끊임없는 재창조를 위해서 고민하는 자리에 관광기념품의 문제가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장관의 생각이 이랬는데도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관광기념품은 여전히 부진과 낙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이제라도 관광기념품 정책을 돌아보지 않으면 안된다. 필요하다면 관광기념품 개발센터나 개성공단 등에서의 관광기념품 생산기지 마련, 유통체계 정비, 가이드 교육, 지역별 판매제한제도 도입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관광수지 적자가 온통 사회의 문제가 되는 때이기 때문이다.
<객원논설위원·r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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