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자동차산업의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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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자동차산업의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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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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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 자동차산업의 급성장, 선진국 수요의 정체 및 아시아, 동구, 중동 등 신흥시장의 확대, 미국 빅3의 경영악화 등으로 급변하는 세계자동차산업의 시장환경과 가열되는 경쟁 속에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지난해 달성한 생산, 판매활동의 성과는 어느 정도일까.
작년도 국내 자동차생산대수는 408만대, 그 전해에 비해 6.4%가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4백만대 선을 돌파하였다. 이 중 내수판매는 122만대(수입차 제외)로 4.7% 늘어났고, 수출은 285만대로 7.5%가 증가하였다. 지난 수년간 100~110만대 선에 머물렀던 내수가 오랜만에 120만대 수준에 올라섰으며 해외생산의 확대로 감소추세에 있던 수출증가율이 재차 상승하였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고 하겠다.
그런데 업체별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차(현대 및 기아자동차)의 성과는 실망적이다. 내수시장에서 수입차를 포함한 총판매량(등록가준)은 126만대로 6.9%가 증가하였는데, 이 중 판매신장율이 가장 큰 업체는 인도 타타그룹의 타타대우로서 증가율이 무려 95%에 이른다. 판매량은 8천9백대로 소규모이긴 하나 주로 5톤 이상의 중 대형 트럭을 생산하는 상용차 업체로서 이 정도의 신장세를 보인 것은 놀랄만하다. 두 번째로 판매증가율이 큰 업체는 수입차 군으로서 전체 수입차는 25%가 늘어나 시장점유율이 0.6% 상승한 4.1%가 되었다(수입승요차 점유율은 5.2%). 그 다음이 현대차인데 8.8%의 증가율 시현으로 시장점유율을 0.9% 끌어 올렸고, GM대우와 쌍용자동차는 4%대의 증가율을 보여 점유율에 별 변동이 없다. 내수판매가 상대적으로 가장 부진했던 업체는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으로서 겨우 2%대의 미미한 증가에 그쳐 점유율은 각각 0.9%, 0.4% 하락하였다.

한편 수출을 보면, 르노삼성이 33%나 증가하여 가장 큰 신장율을 기록하였으며, GM대우(+26.1%), 대우버스(+18.3%), 타타대우(+10.0%), 현대(+4.3%)의 순으로 수출이 늘어났다. 그러나 기아자동차는 오히려 3.6%가 감소하여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고 GM대우에 크게 앞섰던 수출물량도 동사와 비슷해졌다.
결과적으로 내수에서는 타타대우와 수입차들이, 수출에서는 르노삼성과 GM대우가 증가율에서 크게 앞섬에 따라 모두 외국계업체들이 한국차를 누르고 선전하였다고 하겠다.
해외시장에서의 한국차 판매실적도 일본,유럽 등의 글로벌메이커들과 비교하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미국시장에서는 경영악화와 판매감소로 고전하는 빅3의 실적하락 분을 일본업체가 대부분 흡수하며 그들의 시장점유율을 2.1%나 끌어올렸고, 유럽업체와 한국업체는 각각 0.3% 점유율을 제고하는데 그쳤다. 서유럽시장에서 일본차의 판매량은 0.8%, 구미차는 0.3% 증가하였으나 한국차는 5.5%나 감소하였다.
중국시장에서의 한국차 실적은 더욱 나쁘다. 작년도 중국내의 승용차 판매량은 630만대로 21%가 늘어났는데, 이중 도요타는 61%나 증가하였고, 여타 중국과 일본 및 구미계의 합작사들도 대부분 20~30% 판매를 증대시켰다. 그러나 유독 한국차만은 18%나 감소하였고 시장점유율도 그 전해의 7.8%에서 5.3%로 급감하였다. 기타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인도와 러시아에서도 한국차의 판매량이 증가는 하였으나 타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증가율로 인해 시장점유율은 하락하였다.
결국 해외시장에 있어서도 빅3의 힘이 빠진 미국에서만 점유율을 약간 키웠을 뿐 그 외의 모든 주요시장에서 일본과 구미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였다고 하겠다.
그나마 현대자동차가 내수 점유율을 1% 가까이 올리고 해외생산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4% 증대시키며 양호한 실적을 보인 것은 매년 반복되던 파업이 일어나지 않고 생산활동이 비교적 순조로웠던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수와 수출 공히 최하위의 실적을 보인 기아자동차는 지난해에도 예외 없이 파업을 단행한 바 있고,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경직적 태도는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낮은 생산성과 비효율성은 계속된다고 한다.
크게 향상된 품질, 우수한 성능과 디자인으로 매력적인 차종을 속속 시장에 등장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차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에 밀리고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선진 글로벌메이커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 생산성을 제고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되며, 이를 위해서 올해는 진정 노사관계의 개선과 화합으로 경영의 효율성부터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객원논설위원·전 자공협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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