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항공시장 '비즈니스 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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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항공시장 '비즈니스 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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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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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가용 항공기(비즈니스 제트, 프라이빗 제트)의 보유가 늘어나고 있다. 1994년 대한항공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좌석 수 14개의 제트기를 도입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2002년 삼성그룹이 보잉에서 제작한 20인승 자가용 제트기를 들여온 이래 현재는 4대의 제트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LG그룹이 금년 5월에 14인승 제트기를 도입했고, SK그룹도 2009년에 자가용 제트기를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항공기 한 대를 여러 명이 공동 소유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이는 자가용 비행기를 운영하기에는 수요가 부족한 개인 또는 기업이 여럿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항공기를 소유하는 형태로 항공기를 마치 콘도, 골프장 회원권 개념과 같이 취급해 지분을 분할해서 다수의 고객들이 항공기를 공동 소유, 공동 활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자가용으로 분류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소유자인 기업이나 개인이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제3자에게 일정한 요금을 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국내 비즈니스 제트 시장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2007년 대한항공의 비즈니스 제트 이용실적은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010년에는 18인승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국내 기업 활동의 해외 사업장 확장과 글로벌화가 증대되고 있고, 또 기업 업무에서 시간의 가치가 매우 높은 것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비즈니스 제트를 이용할 경우 몇 시간 사이에 서울에서 일본, 중국, 동남아를 오가며 업무를 수행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경제발전으로 인해 비즈니스 제트 활용에 드는 비용을 부담 가능한 기업과 개인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기존 항공사의 스케쥴에 따라 다니는 전통적인 항공여행을 탈피하여 이제는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로 편리하게 이동하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현재에도 그동안의 경제 발전에 따라 해외여행이 크게 다양해짐에 따라 부정기 전세 항공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즉 스포츠, 공연 등 각종 행사, 성지순례 등 종교 행사, 골프, 유명 관광지 등으로의 여행사 전세편, 기업의 직원보상 프로그램의 일환 등으로 부정기 항공편을 이용하여 해외로 여행하는 승객의 수가 2004년 이후 급격하는 증가하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2007년 세계적으로 1만4000대의 비즈니스 제트가 운영 중에 있는데, 이 가운데 북미와 유럽지역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현재는 세계시장에서 3%에 불과하지만 향후 5년간 세계시장의 15%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가 고도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서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 비즈니스 제트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는 현재 중국, 인도,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에서 비즈니스 제트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2월 인도의 타타그룹은 40대의 비즈니스 제트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또 일본의 미츠비시와 혼다는 10인승 내외의 비즈니스 제트 및 자가용 제트기의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유럽 및 미주 지역에서는 에어택시라는 항공서비스업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에어택시는 최대이륙중량 4.5톤 이하의 초경량 제트기로 비즈니스 제트의 한 종류이다. 비즈니스 제트가 10∼30 인승의 항공기로 기내에 일정 수준의 사무 환경과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교적 중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항공 서비스인데 비해서, 에어택시는 3∼5명 정도의 승객만이 탑승하여 2∼3시간 이내의 짧은 구간을 이동하는 개인 운송서비스인 점에서 서로 구분된다.
에어택시는 최근 초경량 제트기의 등장과 유럽통합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항공산업의 한 형태로, 항공기 제작시장에도 많은 업체가 뛰어들고 있다. 최근 일본의 혼다사가 초경량 제트기 제작 계획을 발표하였다.
한국에서도 내년부터 기업인이나 기타 인사들이 원하는 시간에 국내외 출장을 갈 수 있는 비즈니스 제트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에 있어서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요인들이 있다. 현재 국내의 열악한 항공 인프라 기반위에서 기업이 항공기를 소유하여 운영하는 것은 적지 않은 코스트가 요구된다. 항공기는 보유뿐만 아니라, 정비인력 및 시설, 공항시설, 조종사 등과 같은 운영적 요인이 더욱 중요한데 현재 국내에 이러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현재 국내에 전문적으로 항공기 정비를 할 수 있는 회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 정도에 불과하며, 국제적 항공기 정비전문회사는 아직 한국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이다.
세계적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 제트 시장이 우리나라에서도 정착이 되고,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전문 정비업체의 진출 등 그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며, 항공기 안전검사와 같은 정부의 관리업무도 보다 체계화되고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할 것이다. 특히 조종사, 정비사 등 항공 전문인력 양성 및 공항시설과 같은 인프라구축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은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에서도 준비해야 할 사안이다.
과거 군사적, 경제적 이유로 개인의 항공기 소유 및 운영이 제한받았고 이는 국내 민간 소형 항공기의 제작, 정비, 운영 기술의 낙후를 초래하였다. 그런데 정부는 최근 소형 제트기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비즈니스 제트 제작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객원논설위원·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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