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의 사회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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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사회참여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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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개월여 우리나라 뉴스를 보는 일이 이젠 답답함을 넘어 힘이 든다. 미국 쇠고기 수입파문에서 비롯된 촛불문화제와 정부의 강경대응, 북한 핵 냉각탑 폭파, 국제유가와 원자재 급등에 수반한 경기침체등 어느하나 가벼운 문제가 없다.
언뜻 관광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들 사회문제는 고스란히 관광발전에 먹구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 현지 방송에 지극히 야만적으로 비춰지는 TV화면은 그대로 한국관광의 안전을 걱정해야하는 형편이 되고, 우리 정부의 비핵개방 3000에 맞선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은 지난 10년간 흔들림 없이 계속돼온 금강산관광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위축까지 겹쳐지니 국제는 물론 국내관광까지 불안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쇠고기 문제만 해도 누가 더 먹고 덜먹는 사안이라면 양비론이나 양시론으로 얼른 다음 중도와 같은 소위 정치적 타협을 말할수도 있을테지만 작금의 사태는 사실여부를 떠나 한편이 생명의 위협으로 느끼는 이상 섣불리 말을 보탤 일도 아니다.
어쨌든 관광만의 시각으로만 본다면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관광계의 참여를 고민해보게 된다. 이는 아직까지 관광이 많은 사회적 편견의 대상으로 남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 몇 년 사이에 전통적인 외화수입원에서 지역발전의 수단으로 또는 가장 압도적인 대북교류 수단으로, 특히 한류, 컨벤션, 의료산업 등 함께 하는 많은 관련산업에 대한 복융합 효과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관광이 여전히 향락이나 사치, 또는 환경파괴의 주범쯤으로 인식되는 일이 빈번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제발전에 따라 관광의 절대적 규모가 커지고 대중화되면서 관광 자체의 현상만으로도 충분한 사회문제가 되는 세상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관광의 응당한 사회적 책임도 그렇거니와 관광발전의 토대가 될 국민의 관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라도 관광의 사회적 참여는 점차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관광이 모든 사회문제에 나설 명분도, 능력도, 필요도 없다.
과연 어떤 이슈에 대한 참여가 적합할까. 관광의 장기 비즈니스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관광이 옹호할 가치는 평화와 함께 환경 및 문화유산의 보호, 그리고 인권 등으로 생각된다. 전쟁이나 테러는 관광에 치명적이다. 환경과 문화자원이 훼손된다면 관광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못 가진 자와 낙후지역에 대한 지원과 발전은 양극화 시대에 관광의 대중적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주제이다.
이렇게 보면 가깝게는 태안 기름유출시 비록 관광계 일부가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기름제거작업에 전국의 관광업체와 대학등 범 관광계의 참여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이미 지난 일로 당시 막을 수는 없었겠지만 관광계의 이라크 파병반대 같은 것도 이 사회에 관광의 정신을 보여줄 절호의 주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뿐이랴. 티벳사태나 쓰촨성 지진 등 국제적 문제들에서도 관광의 정체성을 보일 많은 이슈가 있었다고 여겨진다. 이와같은 참여로 관광이 우리사회를 품격있는 공동체로 견인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왕의 영향력에 명분까지 갖게 됨으로써 관광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아지고 가까운 시일내에 염원인 관광계 인사의 국회진출도 꿈꿔 볼만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관광의 사회 참여가 이뤄진 듯하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추진 재검토 발언이 나온 후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명의로 대운하 포기가 관광업계에 큰 충격이고 유감으로 정부에 재검토를 주문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여기에 촛불을 든 국민들은 제자리를 찿아 경제위기 국면을 타개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덧붙였다고 한다. 참으로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 관광업계가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합의를 보지 못해 결국 대통령이 유보한 사안에 대해 언제 그렇게 깊이 있는 검토를 할 수 있었는지, 과연 관광업계 어느 업종 누가 피해를 보는지 알 수가 없다.
또 지금 이 시간까지 국민 다수와 종교계는 물론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촛불시위에 관협중앙회가 과연 국민을 가르칠 입장이 되는 지도 의아할 뿐이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엔 롯데JTB의 여행업 진출과 관련 여러차례 중앙회의 반대 움직임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관광수요보다 여행업이 더 늘어나면서 많은 부작용을 노정하고 그 자정능력에 대해 국민들의 의심을 받고있는 실정이다.
이러는 가운데 세계적인 여행업체들은 우리나라의 관광규모에 주목하면서 이미 한국시장에 진출했거나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여행업체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대형화와 전문화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오히려 우리 여행업계가 해외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삼는 게 옳다.
결국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고, 막지도 못할 시장을 막아서 꼴만 우습게된 일이 있다. 우리 관광의 사회 참여는 앞으로 더욱 확대돼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사회참여는 안하느니만 못하다. 누군가의 정치입문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가 지나간 관광계가 사회의식조차 없는 곳으로 평가받아서야 되겠는가?
<객원논설위원·김상태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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