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은 녹색교통으로…"
상태바
"저탄소 녹색성장은 녹색교통으로…"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 승 필
서울대학교 교수/대중교통포럼 회장

 

 

최근 극장가에 지구 ‘The Earth’ 라는 영화가 화제 속에 상영됐다.  이 영화는 지구가 지난 100만년 동안 늙어온 것보다 최근 100년 동안 더욱  황폐해지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북극에서 북극곰이 굶어죽고, 고래가 삶의 터전을 잃고, 아프리카의 생태계가 사라져가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잿빛미래와 인류생존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20세기 들어 급속한 산업발전과 인구증가는 각종 환경오염과 특히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의 급증을 가져왔다. 결국,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1992년 6월 브라질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인 ‘리우선언’ 에 이어 1997년 지구온난화 방지대책인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를 채택했으며, 2007년 12월에는 CO2 감축 계획을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발리선언’ 을 전격 발표했다.
최근 정부가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를 바탕으로 하는 ‘저탄소녹색성장’ 을 새로운 60년의 비전으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세계 추세에 발맞춘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저탄소녹색성장'의 올바른 해석이다. '저탄소'는 CO2, 프레온가스 등의 온실가스 감축을 뜻하고, '녹색'은 환경보호이며, '성장'은 경제적 이익창출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을 의미한다. 즉 경제성과 효율성이 희생 또는 배제되는 일부 환경론자들이 주장하는 무조건적인 친환경의 의미가 아니라 CO2 감축을 전제로 친환경과 경제적 성장이 함께 윈-윈하는 새로운 비전의 패러다임이다.
최근 20년간 에너지소비 통계에 따르면 가정부문은 2배, 산업부문은 5배인데 반해, 교통부문은 8배로 가장 높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교통에너지 부문이 CO2 감축과 대기환경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다. 즉, ‘저탄소녹색성장’ 의 핵심은 ‘녹색교통’ 인 것이다.
필자는 바람직한 녹색교통 체계의 구축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화석연료 중심의 수송체계를 녹색교통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천명이 필요하다. 2006년 우리나라 총 CO2 배출량의 25%가 도로위의 자동차에서 발생했으며,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의 75%이상이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비롯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 배출가스를 대폭 줄이기 위한 10개년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이 계획에는 연차별 CO2 감축목표와 수단 및 예산대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이다. 둘째, 과도한 자동차 중심의 여객 및 화물 수송에서 벗어나 철도(도시철도 포함) 및 수운(해운) 수송이 함께 균형을 이루는 신 교통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여객수송 분담률은 자동차가 75%로 절대적이고, 내륙 화물수송 역시 도로의 수송 분담률이 90%를 넘는다.
이러한 수송구조 하에서 전국 곳곳의 자동차 배출가스 홍수를 막는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철도는 자동차에 비해 CO2 배출량이 15분의1이고 수송비용 역시 14분의1이므로 철도수송의 신장과 내륙수운 등을 위한 혁신적인 수송구조 조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교통 인프라 역시 도로보다 철도를 중시하는 건설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셋째, 승용차를 덜 타고,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는 과감한 교통수요관리와 대중교통의 적극 육성이 필요하다.
대도시권 어디든지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도시철도와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도록 광역교통체계가 정비되야 한다. 즉, 경전철을 포함한 광역도시 철도망의 확충과 ‘간선급행버스(BRT)’시설을 공급하여 대도시 내부와 외부를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대중교통망의 형성이 요구된다.
또한 런던, 스톡홀름, 뉴욕 맨하튼 지역과 같은 ‘교통환경통행료 제도’의 시행이 필요하다. 영국 런던시의 경우 도심진입 차량에게 8파운드(1만6000원)를 부과하는 교통환경통행료 제도를 실시하여, 오염물질 배출량 30 % 감소, 교통혼잡 30% 개선, 교통사고 최대 70% 감소의 큰 효과를 거두었고, 이후 세계 여러 대도시에서 이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여기서 거두어진 재원을 전적으로 대중교통의 개선에 사용함으로써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넷째, 녹색교통 중 하나인 친환경 녹색물류 정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동안 녹색물류 분야는 거의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으며, 오로지 화물차량에 의존한 물류수송만이 주를 이뤘다. 따라서 친환경 수송과 경제적 이익실현이 동시에 가능한 녹색물류 분야의 신기술 연구 및 개발이 매우 시급하다.
다섯째,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량과 같은 친환경 차량의 개발과 바이오 디젤과 같은 신연료의 개발을 포함하는 첨단교통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끝으로 녹색교통 정책의 전담 행정부서의 지정과 구체적인 예산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다. 녹색교통과 친환경물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요소이며, 수송경쟁력과 환경보전 및 지속가능한 경제적 성장을 가능케 하는 미래지향적 패러다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