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도전'과 물류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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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도전'과 물류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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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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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심상치 않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고 이는 다시 실물경기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물류산업은 글로벌 경제의 수혜산업으로 부상하였다. 세계경제의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하나의 상품을 만들고 시장에 내놓기 위해 이전보다 더 빈번한 운송활동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특히 중국경제의 놀라운 성장으로 동북아 지역으로의 물동량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통계를 보더라도 세계 GDP 성장속도 보다 물동량의 증가 속도가 높게 나타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물동량의 증가는 그대로 물류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주요 선사들은 신규 선박 발주나 용선을 통해 선대규모를 늘리고 선사를 포함한 주요 물류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많은 투자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세계경제는 두 가지 엄청난 파고에 당면하게 된다. 첫 번째 파고는 유가 상승이었고 두 번째 파고는 현재의 금융 위기라 할 수 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유가는 다행히 하강 추세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러한 실물경기 침체가 물동량 감소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동안 경제성장에 비해 높은 물동량 증가로 상당한 수혜를 입었던 물류업계가 이제는 반대로 경제침체 속도에 비해 높은 물동량 감소를 걱정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세계 실물경제와 물류시장의 추이를 반영하는 지표로 발틱해운거래소의 '벌크선운임지수(BDI)'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BDI란 곡물, 석탄, 철강과 같은 벌크화물을 운송하는 선사들의 운임을 토대로 한 벌크선운임지수를 말한다. 이 BDI가 올 해 5월 만1700대까지 올라갔다가 11월 현재 830대로 급강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동량에 비해 선박의 공급이 많으면 자연히 운임하락으로 연결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변화의 폭이 이렇게 크게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경기침체에 대한 물류시장의 민감도가 켜졌다는 것을 반영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물류업계의 환율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리 엔화나 위엔화를 확보하거나 대금지불조건을 현지통화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적절한 외환관리시스템을 가동한 물류기업들은 비교적 충격을 잘 흡수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환율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의 어록처럼 한자 위기(危機)는 위협과 기회를 함께 담고 있는 단어이다. 물류업계가 작금의 롤러코스트와 같은 경제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감각과 위기대응능력을 집중적으로 제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운영 중인 물류시스템에 군살은 없는지, 이를 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개선 대안을 실행하여야 한다. 국내 물류기업들도 '지입제'와 같은 규제에 안주하는 낡은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직영체제를 강화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해외 물류시장 침체에 따른 물류시설이나 기업의 가치하락 추이를 활용하여 중요한 수출지역에 물류거점을 확보하거나 해외물류기업의 인수합병도 전략적으로 추진할 필요도 있다.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그 동안 조성된 국제물류펀드도 지혜롭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독일우정청(DPWN)이 민영화와 물류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여 세계적인 물류기업으로 성장했듯이 우리 우정사업본부의 민영화와 글로벌 물류사업 진출도 정책적으로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국내 물류사업에 대한 철도공사의 적극적인 역할도 검토되어야 한다.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는 철도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류산업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국내 물류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물류 비즈니스에 나서야 할 때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글로벌 경제 및 물류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우리 물류기업의 위기관리능력 또한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객원논설위원·권오경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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